누가 그래? 복수가 나쁘다고
16.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병원에 입원한 지 어느덧 11주가 되었다.

10주 쯔음에 김태형은 퇴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는 퇴원을 하고 나를 찾아오지 않았고, 난 그가 나를 포기했거니 했다.


최은원
앗싸 일주일만 더 버티면 퇴원....!!

일주일만 견디면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기분을 사라지게 두고 싶지 않아서 신이 나는 노래들로 꾸려져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 후,

가만히 미소지으며 눈을 감고 침상에 누워있었다.



드르륵-

몇 분이 지났을까,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 눈을 천천히 뜬 후 문 쪽을 바라보았다.




최은원
...뭐야?


최은원
여긴 왜 왔어?



김태형
오랜만이네


김태형
몸은 좀 괜찮고?

갑작스러운 그의 방문이 반갑지 않은 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최은원
뭐, 보다시피


김태형
그래?


김태형
난 아직도 여기저기 쑤시고 그러는데, 다행이네


최은원
그래서 여긴 왜 온건데?


최은원
또 납치극 벌일려고?


김태형
풋, 내가 납치하려다 이 꼴을 당했는데 설마 ㅎ


김태형
병문안이라고 치자

병문안이면 병문안인거지, 치자는 건 또 뭘까하며 의심쩍어 할 때 김태형은 내게 물었다.


김태형
은원이는 아직도 내 형이 좋나?


김태형
나한테 돌아올 마음은 아직도 없는 걸까?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묻는 김태형을 보며 저게 말이야 방구야 하는 표정을 쳐다보았다.


최은원
당연한 걸 물어, 내가 나를 납치하려던 사람에게 정이 잘도 가겠다


최은원
하.. 또 그 얘기야? 지겹지도 않아?


김태형
지겹긴, 마지막 기회.. 뭐 그런 거지


김태형
있잖아, 우리 은원이가 나 말고 형을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김태형
처음엔 곧 돌아오겠거니 싶었는데 집까지 나가버리네?


최은원
그래 내가 이제 너한테 정이 남아았지 않다는 거 잘 알겠지?


최은원
우리 이혼하자, 너가 원하던 거잖아?


김태형
뭐?

김태형은 재미있다는 듯이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김태형
은원아, 그건 내가 은진이랑 만나고 있을 때 얘기고


김태형
지금은 이혼하고 싶지 않아


최은원
너 은원이 아니더라도 만날 여자 많잖아?


최은원
맞바람은 너 이미지에 타격간다며


김태형
하..은원아


김태형
내가 진작 도장 찍으라고 했지, 후회할 거라고


김태형
난 이제 너만 바라볼 거야


김태형
널 내 옆에 두고 어디 못가게 꼭 붙잡고 있을 거야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는 김태형에게 나는 광기를 느꼈다.


최은원
...너가 이혼 안한다면 이혼 소송라도 걸거야


최은원
너한테도 이혼 소송보단 합의이혼이 편하겠지, 잘 선택해

김태형은 내 말을 듣곤 히죽 웃더니,


김태형
이번에도 잘 선택해야 할텐데?


김태형
또 후회하게?


최은원
내가 예전처럼 널 다시 사랑할 것 같아?


최은원
그냥 넌 아내를 두고 바람이나 피는 썅놈이고 너같은 걸 사랑했었던 난 머저리였던 거야, 알아?


김태형
..말이 심하네

김태형은 아까와는 다르게 입꼬리가 반항적으로 올라가 있었다.

내가 너무 말이 심했나 생각하고 있을 즈음


김태형
난 진짜 이럴 생각 없었는데...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라며 김태형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김태형
잘가, 은원아


최은원
야..너 그걸로 뭐하려고 지금...?

그가 꺼내든 것은 다름아닌 칼이었고

나에게 달려드는 김태형에게 저항하려 했지만,

푸욱-

다 소용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