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네 여자친구

35 말 할 기회 (1)

빡돌아버린 나는 성큼성큼 주연에게 다가갔다.

김여주

"미친X."

내 육두문자를 흘려들은 아이들이 슴칫 떨었다.

주연의 멱살을 잡고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정확히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은 것 뿐이었다.

이주연

"... 흐으, 미안해. 내 탓이야-"

주연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아이들은 주연의 눈치를 힐끔힐끔 보더니 내게 큰소리로 외쳤다.

남자애

"너, 너! 뭐하는 거야?"

여자애

"너 진짜 매번 너무한다!"

... 삽시간에 내 표정이 더욱 구겨졌다.

지금 제 3자들이 뭐라는 걸까.

무서워.

아니, 뭐라는 거야.

또 그 때 처럼...

머릿속에 예전의 기억이 휘날린다.

친구의 배신과 더불어 주변의 끔찍한 시선들.

사색이 된 나는 주연을 밀쳐버린 뒤 교실 앞문으로 향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김여,"

무대 정리 후 내려오는 정국도 무시해버리고.

박지민 image

박지민

"와! 우리 진짜 잘ㅎ"

지민 또한 무시해버렸다.

쾅-!

아무렇지 않은 척, 그저 화난 척 교실 문을 거세게 닫았다.

덜덜 떨리는 손을 내려다보다 주먹을 꽉 쥐었다.

김여주

"제기랄."

누군가 따라나오기도 전에, 달렸다.

입 안에 욕지거리를 잔뜩 머금은 채, 숨만 쉬며 내질렀다.

김여주

"흐, 윽."

숨이 턱까지 차올라, 그대로 멈춰섰다.

몸을 돌려서 학교를 둘러보았다.

무서워...

역겹다.

누가 도와줘...

다 사라져버렸으면.

전정국 image

전정국

"김여주...!"

박지민 image

박지민

"여주야!"

배주현 image

배주현

"김여주...!"

달려나온 세 사람. 정국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돌려버렸다.

일그러진 얼굴을 차마 보이기 부끄러워서.

전정국 image

전정국

"상황은 얼추 들었어."

박지민 image

박지민

"아오 숨차... 학."

배주현 image

배주현

"네가 그런 거 아니잖아."

배주현 image

배주현

"내가 아는 김여주, 그럴 사람 아니야."

네가 뭔데 그걸 판단해.

입 밖으로 나오려던 말을 저 깊이까지 쑤셔넣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안 그랬잖아, 너."

전정국 image

전정국

"그래, 넌 사람을 패죽였으면 패죽였지."

전정국 image

전정국

"그렇게 머리 써가며 사람을 괴롭히진 않잖아!"

정신이 없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도리가.

정국의 말도, 주현의 말도

그리고 지민의 말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들리는 게 없었다.

김여주

"니네는 내가 아니야."

김여주

"나도 날 몰라."

김여주

"날 판단해내리지 마. 기분 더러워."

지금 나는,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