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들이 왜 그럴까

05 : 수상한 짝꿍 (2)

···.

적막한 분위기에 입을 뻥끗하기도 어려웠다. 수업 다 끝났는데 너희들 왜 다 집 안 가냐고..

날 가운데로 둔 채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그 둘. 알게 모르게 스파크가 튀는 것 같아, 그것을 영문으로 빠질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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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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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갑자기 착한 척이야, X 같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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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리고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 나눌 사이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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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직도 화 안 풀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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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지X 마.

···우와, 살벌하다..

졸지에 사자들 사이에 껴버린 토끼 신세가 돼 버렸다. 원래 사이가 안 좋나. 가만두면 싸울 기센데. 간간이 눈치를 봐가며 손을 꼼지락거렸다.

한 명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욕을 내뱉고 있고.

또 한 명은 그 욕에 요동도 하지 않고 웃는다.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늠조차 안 된다.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 남자애가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전 또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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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전정국. 혹시 몰라서 물어보는 건데. 이 여자애···.

띠리링-.

···아. 하나님.

띠리링-. 띠리링-.

전화음 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남자애의 말이 강제로 끊기고 말았다. 정국이까지 포함한 그 둘은 내 옷 부근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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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누나.

김달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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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안 받아요?

김달래

아, 아니.. 안 받아도 될 전화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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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거짓말. 누군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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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괜찮으니까 받아도 돼요.

정국의 말에 방금 전까지 험한 말을 입에 담고 있던 그를 쳐다봤다. 별 신경 안 쓰는 눈치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숨을 돌릴 타이밍이 생겼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발신인은 오빠라고 나와 있었다. 수락 버튼을 눌렀다.

김석진

김달래, 뭐 하길래 이렇게 안 나와.

김달래

지금 교문 앞에 있어?

김석진

그래. 장 보러 가려고 했는데 마침 학교 끝나는 시간이더라고.

김석진

아무튼 언제 마쳐?

김달래

···어.. 그게..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당황했다. 식은땀이 삐질 난 채로 그 둘을 바라보았다. 도와줘. 절박한 심정을 알아채고 입모양으로 말하는 정국이다.

전정국

지금 나간다고 해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심리로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김달래

하하···. 지, 지금 나갈게!

김석진

알겠어. 얼른 나와.

뚝.

잠시 동안의 정적이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네 개의 눈동자가 날 보고 있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검은색 창이 된 폰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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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가.

김달래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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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너무나 쉽게 보내주는 모습에 되물은 건 내 쪽이었다. 하지만 쉽게 발이 떼지질 않았다.

김달래

···정국아. 나 먼저 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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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요. 방금 전에 통화한 사람 석진 형이죠? 가족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되잖아요.

김달래

으응.. 근데 너희는 언제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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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얘기 좀 하다 갈게요. 서로 할 말 있는 것 같아서요.

김달래

···너무 늦게 가진 말고.

대충 가방을 어깨에 멨다. 걱정 어린 마음에 반을 떠나기 전까지도 뒤를 몇 번씩 쳐다보았다. 그럴 때마다 정국은 손을 흔들어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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