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1)

EP13. 경고와 도발 [수위성 발언]

난 정국이가 나간 후에도 한참동안 벙쪄 있었다

순식간에 지나간 이 일이 믿기지가 않았다

곁에 아무도 없는데 왠지 모르게 고개가 푹 숙여졌다

김여주

하아...

맘대로 내쉬지도 못하고 있었던 숨을 길게 뱉어내며 거울을 올려다보니 붉은색이 되어버린 내 얼굴이 보였다

확장된 동공도 그대로였다

13년지기 친구.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전정국과 했던 갑작스런 키스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니였다

아직 아연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정국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었다는 것에 대한 후회와 슬픔이였다

이미 아연이가 다친 것 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상처위에 상처가 또 덧나게 만든 내가 바보같았다

나도 너 좋아한다는..그냥..이 간단한 한마디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입술은 다물어진채로 이 말이 나올수 있게..열어주지 않았다

김여주

아...앞으로 얼굴을 어떻게 보고 살아..

그때 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집근처에서 들려왔다

"흐아아ㅏ아아아악!!! 너 뭐야아아아!!!!!!!"

그리고 귀가 찢어질듯 한 괴성도 함께 들렸다

김여주

....!?!?..ㅁ..뭐야!?

나는 여전히 확장된 동공으로 황급히 닫혀져있는 창문을 깨부셔 열었다

현관으로 바로 내려가기엔 왠지모를 불안감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김여주

...뭐야 ㅈ..죽은거야!?

내가 내려다본 1층엔 쓰러져있는 한 남자와 그 남자를 죽인 것처럼 보이는 남자 한명이 있었다

그 남자는 내가 자신을 내려다본다는 걸 눈치챘는지 얼굴에 새겨진 칼자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엷은 미소를 띠며 나에게 내려오라는 눈짓을 했다

김여주

.....!!!!!!!

김여주

ㅇ...어떡하지....(덜덜)

내려가지 않으면 위로 올라와 난동을 부릴 것만 같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철컥--'

김여주

....누구..시죠.

건장한 체격에 남자가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가까이 올수록 얼굴의 그 선명한 칼자국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남자

......

남자는 말 없이 나에게 작은 종이 하나를 주고는 뒤를 돌아섰다

'오랜만이네 김여주. 한 5년 만인가? 아..넌 기억 못하겠구나. 아쉽네. 기억하면..더 재밌을 텐데. 그래도 걱정은 하지마 곧 데리러 갈꺼니까. 여기 오면 내가 잘 놀아줄께.

아..그리고. 널 노리는 새끼들이 많다는 건 알아둬. 역시 우리 여주. 인기가 많다니까!?ㅋㅋㅋ 무튼 조만간 봐.'

P.S: 쇄골 존나 이쁘다. 먹고 싶게 생겼네.

-이정욱-

김여주

ㅁ..미친새끼.

김여주

..저기요. 잠깐만요.

난 가려는 남자를 잡아 세우고는 말했다

김여주

그 씨발 개새끼한테 전해요. 기억이니 뭐니 개지랄말고 엿이나 쳐먹으라고.

남자는 내 말에 빙긋 웃기만했다

김여주

그리고.. 이 시체 좀 치워줄래요.?

나는 눈으로 흘깃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김여주

남의 집 계단 빨간색으로 만들지 말고 깨끗하게 치워요.

남자는 한숨을 쉬더니 나에게 저벅저벅 다가왔다

그리고 날 벽으로 밀쳤다

남자

...아가씨. 그렇게 나대면 남자들이 아무도 안 좋아해요.

가소롭다는 듯 말하던 남자는 칼을 꺼내 내 목 근처의 벽에 박아버렸다

남자

그리고...이건 도련님의 경고.

김여주

남의 연애사는 신경꺼주시고. 남 걱정할때가 아닐텐데. 이정욱인가 뭔가 그 고자새끼 면상만 봐도 여자들이 놀라 자빠질텐데..

나는 있는 힘껏 힘으로 남자의 주변에서 간신히 빠져나오고는 말했다

김여주

그리고..아저씨 그 좆같은 의리 멋있네요.

김여주

아..이런건 주인에 대한 개새끼의 충성심..이라고 하나.?

두려움에 온갖 도발적인 말들을 내뱉고 차마 그 남자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집안으로 도망치듯 뛰어들어왔다

김여주

하아....하아...(덜덜)

강한 척 했지만 사실 엄청난 공포감에 몸이 다 떨리고 있었다

결국 난 문에 기대 주저앉아버렸다

김여주

........(덜덜)

분명 이건 하찮은 경고에 불과한 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