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11화. 아직 변함없는 너라서 다행이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예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난 늘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서로에게 1분 1초가 흘러가는 순간조차 아쉬워하고, 하루가 너무 힘들었어도 그 하루 끝에 상대의 품이 기다리고 있고,

그 품 안에 들어가 있으면 힘들었던 오늘 하루가, 아름다웠던 하루로 바뀌는 연애.

너와 나도 그랬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함께 돌아가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아쉬웠고

마침내 집 앞에 도착해서 헤어져야 할 때, 그 곳에서 20분 동안 서로를 놓지 못하고 버티고 있었다.

그 모든 순간 순간이 행복했다.

다른 커플들도 가는 흔한 데이트 장소도 가보고, 다들 즐기는 경험도 해봤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좋은 순간으로 포장되어 있는 믿음.

그 믿음이라는 나사로 조여져있던 우리의 많은 순간들이

느슨해지는 순간.

그 순간이 오지 않길 바랬다.

만나다보니 어느새 책 한 편을 가득채워버린 우리의 이야기가

책갈피로 잡혀져 있던 종이 끝자락에 붙어있는 글자부터 하나하나 사라져갔다.



김태형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


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_

_


' 애써 '

애써라는 말이 지금 나에게 딱 맞다.

니가 나간 저 문을 바라보며 애써 괜찮은 표정을 하고 있다.

내가 잘못한 게 맞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생각하기엔 내가 한 말이 다 맞는 말인 것 같았다.

비록 그 말 중간중간에 너에게 상처가 돼서 흉터로 남을 수 있는 말을 하긴 했다.

애써 나 자신에게 감추고 있었지만 놀란 건 맞기 때문에

놀란 마음을 진정 시키려 쇼파에 풀썩 앉았다.

박여주
생각해보면

박여주
오빠는 나한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한 적이 없네.

나에게 항상 예쁜 말만 해주고

그 예쁜 말로 내가 한 계단 한 계단씩 성장하게 도와줬다.

내가 성장할 때마다 마치 나를 한 송이 꽃으로 생각하듯

늘 예쁜 말만 쏟아부었다.


박여주
안추워?


김태형
응. 너는?

박여주
나도ㅎ

매년 함께 맞이하는 겨울.

그 속에서 우린 함께 첫눈을 맞이했고, 매년 마지막 눈도 함께 보내주었다.


김태형
추우면 말해_ 따듯한 곳으로 가자.

박여주
오빠나 챙겨_


김태형
난 너만 챙기면 돼_

박여주
오빤 왜 항상 나만 챙겨?

박여주
나한테 맨날 예쁜 말만 해주고, 나 되게 챙겨주잖아.

박여주
남자친구라서 그런가_


김태형
이유 되게 단순해.


김태형
알려줘?

박여주
응.


김태형
예뻐서.


김태형
니가 예뻐서 그래.

박여주
거의 매일 만나고 늘 만날 때마다 그런 말 해주는 거 안지겨워?


김태형
지겨울만큼 하려면 한참 남았는데_ 지겨우면 말해.


김태형
한 1000번만 더 말하고 그만 할게.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나니 생각이 났다.

니가 나에게 쓴 시간에 비해

내가 방금 너에게 했던 말은 니가 나에게 해준 말들을

다 너에게 예쁘게 되돌아가지 못하고 날카롭게 너를 향해 갔다.

박여주
내가 잘못했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다.

어쩌면, 실제 의식 속에선 애써 감춰오던 내 생각들이

무의식 속에서 나와서

그 무의식이 입 밖으로 나온 것.

즉, 나는 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너에게 상처만 주었다는 거.

그 상처가 흉터로 남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

딱 하나였다.



니가 나를 향해 처음 왔던 그 순간처럼

오늘은 내가 먼저 너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

겨울이라 그런지, 밤 공기는 차가웠고

난 그저 그 공기로 인해 니 상처가 굳지 않길 바랬다.

굳어짐으로 인해 니가 변하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아서.

니가 투정 부릴 때, 니가 내게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도 다 받아줄 수 있으니

제발 내가 아는 너 그대로 있길 바라면서

너의 집 앞으로 갔다.

다른 사람들은 날씨가 추워 움직이지도 못하고, 혹여나 뛰면 차가운 겨울 바람이 볼에 닿을까

조심히 걷는데, 나만 뛰고 있었다.



뛰다보니 어느새 너의 집 앞에 도착했고

도착하자마자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여주
* 여보세요.

박여주
* 나 지금 오빠 집 앞인데, 너무 추워.


김태형
* 기다려

뚝 -

너도 내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걸자마자 바로 받았고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통화를 끊었다.


그렇게 5분을 기다린 후에 니가 나왔다.


김태형
춥겠다.

나오자마자 나에게 건넨 첫 마디.

날 보자마자 집에서 챙겨온 건지, 아직은 미지근한 핫팩을 손에 쥐어줬다.

그러고선 자신이 두르고 나온 목도리를 이미 차가워진 내 목에 둘러줬다.

박여주
오빠도 춥잖아

박여주
오빠 둘러.


김태형
내가 예전부터 말하지 않았었나, 난 너만 챙기면 된다고.

박여주
다행이다.


김태형
뭐가?

박여주
아직 그 마음이 변치 않아서, 너무 다행이다.


김태형
여주야


김태형
나는 니가 없는 4년동안, 나 혼자 맛있는 걸 먹으면 너는 지금쯤 뭘 먹었을까 생각하고, 나중에 너 꼭 데리고 와서 같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


김태형
좋은 곳 가면 니가 먼저 생각나고, 너한테 이 좋은 풍경 꼭 보여줘야지 생각했어.


김태형
니가 내 곁에 없는 시간 속에서도 난 니 생각 뿐인데, 너를 계속 만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김태형
너한테 직접 다 얘기해야지.


김태형
근데 니가 아까 했던 말 들으니까


김태형
난 늘 마음 속에 니가 있었는데


김태형
니 마음 속엔 내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박여주
있어. 그것도 아주 크게 자리잡고 있어.


김태형
다행이다ㅎ


김태형
이 일이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

이렇게 작은 애정표현 하나에도 좋아하는 니가

영원히 내 남자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늘따라 많이 한 것 같다.

박여주
늘 내 옆에 있어줘_


김태형
당연하지.

여주에게 안심을 주는 말과 함께 나를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태형

서로에게 건네주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중하고, 아무리 익숙해져도 소중한 건 소중한 거기에

더욱더 아끼고 사랑해준다.

아마 그게 이들이 6년동안 서로를 사랑해온 방식같다.





김지연
뭐 먹을래요?


전정국
니가 먹고 싶은 거요.


김지연
요새 자연스럽게 반말 하시네요?


김지연
저도 할까요?


전정국
너도 하세요_


김지연
좋아해.


전정국
응 알아.


김지연
그게 끝이야?


전정국
응


전정국
저기요 -

간단하게 지연에게 대답하고 식당 직원에게 손을 들어 주문하는 정국

그런 정국을 지연이 유심히 본다.


전정국
감사합니다_


김지연
너 귀 엄청 빨개졌다?


전정국
더워서 그래, 더워서.


김지연
좋아한다고.


전정국
나도_


전정국
ㄴ, 나도 좋아한다고, 어.


김지연
진짜 애기네


김지연
몇살이냐?


전정국
몰라_


전정국
밥이나 먹어.





찜니만
정국이 연애도 궁금해 하실 것 같아소...😌


찜니만
제가 기말고사가 정말 얼마 안남았습니다😭 앞으로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찜니만
시험 끝나면 여러분이 기다리시던 만큼 많이 들고 오께요💖


찜니만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