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12화. 우리의 세계가 생기는 날에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흘렀나봐.

니가 떠나기 전 내가 알고있던 니 습관들이, 지금은 다 고쳐진 걸 보면.

내가 같이 먹자고 할 땐 안먹어주던 니가, 지금은 나한테 먼저 먹자고 제안하는 걸 보면.

나만 성장한 건 아니구나, 너도 나랑 같이 길을 걸어줬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6년을 만났는데도 아직도 우린 서로가 소중하고, 처음 데이트할 때 그 설렘이 있나봐.

생각과 몸, 자신이 살고있는 지금 이 삶을 보는 시선만 달라지고

우리 사랑은 아직 그대로네.



김태형
약속해.


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_

_


오늘 하루가 끝나기 전, 서로의 마음을 한번 더 알게된 둘.

날씨가 추운 탓에 근처 카페로 들어간다.

박여주
뭐 마실래?


김태형
카페라떼_

박여주
맨날 그렇게 단 것만 마시면 안질려?


김태형
넌 뭐 마실건데?

박여주
난 딸기에이드.


김태형
나랑 별 다른 차이가 없는데?


김태형
심지어 내가 더 쓰네.

박여주
오빠가 딸기에이드 매력을 몰라서 그래_ 진짜 마셔본 사람만 알 거야.


직원
주문하시겠어요?

박여주
네. 카페라떼 따듯한 거 한 잔하고_ 딸기에이드 한 잔 주세요ㅎ

상대가 특별히 추가사항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4년이라는 빈 공간에서 있을동안 잊지 않아서인지, 니가 카페라떼를 늘 따듯한 걸로 마신다는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김태형
시켰어?

박여주
응. 저녁은 먹었어?


김태형
안먹었지_ 너도 안먹었지?


김태형
내가 먹으라고 하면서 나갔는데_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지 않은 여주를 보며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말하는 태형.

박여주
혼자 어떻게 먹어

박여주
오빠랑 같이 먹어야지.


김태형
이거 마시고 곱창 먹으러 갈래?

박여주
오빠 원래 곱창 싫어했잖아.

핸드폰으로 이 근처 맛집을 검색하던 여주가, 폰을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박여주
많이 컸네_ 원래는 입에 넣지도 않더니.


김태형
많이 컸지, 그때는 왜 그 매력을 몰랐을까_


김태형
먹을래?

박여주
그래ㅎ

내가 성장할때, 마냥 옆에서 기다려준 줄 알았는데

너도 같이 그 계단을 올라가줬구나.


직원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_

직원
맛있게 드세요.


김태형
감사합니다ㅎ

박여주
다른 여자 앞에서 그렇게 웃지 말라고 했지.


김태형
내가 뭐 어떻게 웃었는데?

박여주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 짓지 말라고_


김태형
나 안좋은 사람인데?

박여주
아_ 그래? 난 좋은사람인 줄 알고 만난건데

박여주
아쉽다.


김태형
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너한테만 좋은 사람이지_

박여주
확실해?



김원우
오랜만이네요?


김원우
아, 10시간 전이면 오랜만이 아닌가?


김태형
내가 분명


김태형
나타나지 말라고 했을텐데.

갑작스럽게 원우가 나타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여주 앞에 서는 태형.

박여주
함부로 나서지 마. 그러다가 오빠 다치니까

박여주
나랑 같이 서.


김원우
여주야, 나한테 연락하기로 했잖아


김원우
기다리고 있었는데_ 연락이 없어서 섭섭했다.

박여주
아, 미안. 너랑 연락하는 것보다 먼저 챙겨야하는 사람이 생겨서.

박여주
연락하는 걸 까먹었네_


김원우
언제부터 니가 그렇게 주변사람을 잘 챙겼다고 그래.

박여주
니가 몰라서 그렇지, 나 원래 주변 사람들 잘 챙겼어.

박여주
니가 나한테 워낙 집착해서 그렇지.

앞에 서 있던 태형을 옆으로 하고, 원우의 앞에 서서 당당하게 말하는 여주.


김태형
아_ 근데 우리 데이트 시간을 방해하네. 아까도 그러더니.

박여주
김원우

박여주
너 지금 이러는 거 전여친 못잊어서 아직도 매달리는 찌질한 놈으로 밖에 안보여.

박여주
내가 전에는 니가 무서워서 너 다 받아주고 했는데

박여주
지금은 든든한 사람이 생겨서 그런가, 니가 별로 무섭진 않고

박여주
가소로워 보인다.

가소로워 보인다며 원우의 귓가에 속삭이는 여주.

박여주
한번만 더 앞에 나타나면, 그땐 경찰서에서 보는 걸로 할게.


김원우
여주야, 니가 언제까지 그렇게 당당할 수 있나 지켜볼게ㅎ


김원우
나중에 또 보자.



김태형
괜찮아?

박여주
응ㅎ

박여주
곱창 먹으러 가자_


_

_


박여주
여기 앉을래?


김태형
그래ㅎ

이런 사소한 일상 속에 니가 들어와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준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

박여주
여기요 -

직원
네, 부르셨어요_

박여주
이거 하나랑, 이거, 이거 주세요.


김태형
다 먹을 수 있어?

박여주
당연하지_


김태형
많이 시켰다고 빨리 먹다가 또 체하지 말고_ 나오면 천천히 먹어.

박여주
오빠는 내가 아직도 20대 초반 박여주로 보이나봐?

박여주
나 이제 그렇게 안 먹어.


김태형
두고 보자



박여주
잘먹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_


김태형
엄청 급하게 먹던데


김태형
괜찮아?

박여주
사실

박여주
체한 것 같아.


김태형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김태형
으휴. 여기서 기다려, 약국 다녀올게.

박여주
빨리 와_



김지연
박여주 -

박여주
뭐야, 니가 왜 여깄어

박여주
오늘 알바 없는 날 아니야?


김지연
아, 나 정국씨 보러 가는 길ㅎ

박여주
김지연 다 컸네.


김지연
나 원래 컸어.


김지연
근데 넌 왜 여깄어.

박여주
내가 체해서 오빠가 약국 다녀온다고 여기서 잠깐 기다리래.


김지연
아_ 안추워?

박여주
별로?

박여주
저기 온다.


김지연
아, 안녕하세요.


김태형
지연쌤이네요? 안녕하세요.


김지연
밖에서는 그냥 편하게 반말하세요_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데.


김태형
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김지연
그럼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김지연
나 간다 여주야_

박여주
잘가ㅎ


김태형
이거 마셔

탁 -

박여주
고마워ㅎ


김태형
내가 너 대해서 모르는 게 어딨어.


김태형
급하게 먹지 말라니까_

박여주
이미 급하게 먹었잖아_ 어쩔 수 없어.

박여주
이제부터 급하게 안먹을게.


김태형
약속해.

나를 향해 내미는 니 긴 새끼손가락, 나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너의 손가락에 걸었다.


김태형
진짜 천천히 먹어_

박여주
이제 가자.

박여주
나 추워.


김태형
이게 둘러

박여주
오빠도 춥잖아.


김태형
나 지금 더워, 너 때문에 뛰어다녀서.


김태형
빨리 둘러.

빨리 두르라며 니가 하고 있던 목도리를 나에게 둘러주는 니가

내 남자친구라서 너무 좋아.

박여주
따듯하다.

늘 하는 말이지만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해.

계속 내가 걷는 길 함께 걷자.

우리의 세계가 생기는 날에

넌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 지 너무 궁금한데, 아마 내가 아는 표정을 하고 있겠지?

옆에서 한 단계씩 성장해가는 나를 봐줘서 고마워.

내가 너에게 반한 그 순간 속 김태형으로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어줘서 고마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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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요새 날씨도 매우 춥습니다🤧

+ 몸 조심하시구요_

+ 제가 내일부터 기말고사를 봅니다! 15일날 끝나요😢 그래서 아마 쪼꼼만 더 기다려주셔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