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4화. 어디선가 맡아봤던 향수


너를 잊는 방법을 연습하고, 니가 없는 삶 속에서 적응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니 이름만 들으면 심장이 먼저 내려앉는다.

완벽히 잊은 게 아닌, 잠시 꺼내보지 않았던 사진들을 본 거처럼

니 이름과 니 향기, 니 얼굴을 보면

차곡차곡 쌓이던 잊고 싶은 기억들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무너지지 않도록 잘 쌓아보려 안간힘을 써도, 그 탑은 여러번 무너진다.

안녕하세요. 아까 연락드린


김태형
김태형입니다.


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원장쌤
앉으세요ㅎ

갑작스러운 원장쌤의 호출에 긴장한 지연과 여주.

원장쌤
우선, 저희가 가르치는 분들이 정국씨와 그 외 7명 뿐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인터넷에 홍보 글을 하나 올렸는데_

원장쌤
마침 아까 상담 전화가 왔어요.

원장쌤
상담은 5시 쯤 오실거고, 상담 리스트는 아까 제가 선생님들 휴계실에 뒀으니까 확인해주세요ㅎ

원장쌤
사실 두분을 따로 부른 이유는, 제가 방금 올렸다는 인터넷 홍보 글을 두분 중 한분이 관리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_

그 말을 듣자 여주와 지연은 서로의 눈치만 봤다.

솔직히, 그 귀찮은 걸 누가 하고 싶겠어

박여주
제가 할까요...?

정말 큰 마음 먹고 말하는 여주, 선배에게 시킬 순 없으니까 우선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다.

원장쌤
그래요_ 그럼 여주씨가 당분간 관리 해주세요.

원장쌤
이제 나가보셔도 돼요ㅎ

나가봐도 된다는 말에, 여주와 지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상담실에서 나온다.


김지연
고마워요_

박여주
됐어요ㅎ 우선 상담 리스트 먼저 확인하러 가요.

그렇게 상담실에서 나오니,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정국을 뒤로하고 우선 직원 휴계실로 간다.

그곳에 들어와 리스트를 확인해보니, 낯익은 이름 세글자가 보였다.

김태형, 010 - **** - ****, 남성, 상담 시간 5시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정말 잊고 있다고 생각해왔고, 잊으려고 정말 노력했다.

하지만, 갑자기 그 노력은 무의미해졌다.

불행 중 다행인지, 내가 알고 있던 너의 전화번호와는 달랐다.


김지연
남자 분이신가 봐요.

박여주
네...ㅎ

정말 최악일 것 같은 상황은

만약 니가 맞다면, 정말 내가 생각하는 너라면

내 퇴근이 8시이기 때문에, 너를 피해 도망 갈 방법은 없었다.


김지연
우선 다 확인했으니까 일단 나가요_

_

_

04:12 PM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10분만 더 쉬었다가 준비를 하려는 태형.

띠링 -

탁 -

갑자기 울리는 메세지 알림.

잠시 눈을 감고 있던 태형이 눈을 뜬다.


김태형
뭐야ㅎ

톡 -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김태형
* 여보세요?ㅎ


박지민
* 야, 너 한국 왔다면서 어떻게 나한테 연락을 한 통도 안할 수가 있냐.


김태형
* 아, 미안해


김태형
* 내가 널 까먹고 있었다_


박지민
* 야.


김태형
* 오늘 저녁에 시간 돼?


박지민
* 됐어. 니가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날 거야


김태형
* 술 사준다고 하면 나오냐ㅎ


박지민
* 몇시에 만나자고?


김지연
잘 그리고 있었어요?


전정국
아_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잖아요


김지연
죽지 마요_

박여주
지연쌤 혹시 오늘 퇴근 몇시에 해요?


김지연
아, 저 6시요ㅎ

04:48 PM
박여주
아_

박여주
끝나고 정국씨랑 밥 먹는다고 했죠.


전정국
네ㅎ


전정국
저랑 밥 먹어요_

박여주
좋겠다_


김지연
여주쌤도 같이 드실래요? 여주쌤은 퇴근 몇시에 하세요?

박여주
전 마감_ㅎ


김지연
아...수고 하십쇼_

어떻게 해도 너를 피할 방법은 없었다.

물론, 니가 아닐수도 있지만

느낌이 좋진 않았다.

04:48 PM
그렇게 지민과 약속을 잡고 나갈 준비를 한다.

칙 - 칙 -

자신이 늘 쓰던 향수를 뿌리고 겉옷을 입는다.

4년 전과 똑같은 향수, 똑같은 향_

이 향수를 쓰면 그때 그날로 돌아가는 것 같다.

우리가 서로에게, 서로를 위해, 끈을 놓아주던 그날

그 끈을 놓아주며 아픈 상처도 생겼지만_ 더 아픈 건

니가 없는 내 세상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것.

내가 아플 걸 알면서도 날 아프게 한 것.

니가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널 위해라며 널 놓은 거.

_

_

05:00 PM
띠링 -

시간에 딱 맞춰서 들어오는 한 남자.

낯익은 향수 냄새.

차갑지만 향긋하고 포근한 향수 냄새는 4년 전과 똑같았다.


김태형
안녕하세요. 저 아까 연락드린 김태형입니다.

4년 전과 똑같은 목소리, 하지만 그의 얼굴은 4년 전과 달리 더 어른스러워졌고, 그의 어깨, 그의 옷차림 마저 어른같았다.

원장쌤
아, 오셨네요ㅎ 우선 여기 앉으세요.

원장쌤
여주쌤_ 여기 차 두 잔만 부탁해요

그는 나의 이름을 듣자 미간을 한번 찌푸리며 뒤를 돌았고

그대로 나와 눈이 마주쳤고, 니 주머니에 들어가 있던 손은 놀란 듯 밖으로 나왔다.

박여주
아...네ㅎ

너의 눈은 많이 흔들렸다.

박여주
태형씨..., 홍차 괜찮으세요?


김태형
아_ 네.

너는 상담시간 내내 내가 있는 교실을 쳐다봤고, 나는 너의 눈을 애써 피하려 상담실을 보지 않았다.

원장쌤
음_ 그럼 수업은 내일부터 진행하는 걸로 하고요. 태형씨 수업은 저기 계신 여주쌤이 맡아주실 거예요_


김태형
네, 알겠습니다.

너는 상담이 끝났는지 상담실에서 나왔고, 뭔지 모를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김태형
그럼 내일 봬요.

원장쌤
네, 여주쌤_ 태형씨 가신대요.

너의 눈을 피하고 있던 나를 원장쌤이 불렀고, 나는 너의 눈을 피해 고개만 숙여 인사를 했다.

박여주
내일 봬요 태형씨, 안녕히 가세요.

그런 나의 눈을 마주치려

넌 허리를 숙여 말을 했다.


김태형
네_ 내일 봐요 여주쌤.

_

_

너를 다시 봐도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난 이렇게 잘 살고 있다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이름을 불러주는 니 목소리 하나로, 내 결심과 각오는 사라졌다.


찜니만
😳😳


찜니만
오늘은 그래도 고구마가 좀 풀리지 않으셨나요...🙄


찜니만
요새 달아주시는 댓글 보고 답글 다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찜니만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녁 시간이네요_ 맛있는 저녁 드세요!🍲😉


찜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