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사랑합니다.
08. 염장질 킹받네


“그 아이를 마지막까지 지켜주세요.”

“저는 곧 가겠습니다, 저 말고 아이를 먼저 지켜주세요.”


하성운
…….

요즘 따라 이상한 말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어디선가 들어본, 그런데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겠는.


이대휘
어? 오랜만이에요! 계속 어디 계셨어요?


하성운
아, 일이 갑자기 많아져서. 그런데 새벽인데 안 피곤하십니까?


이대휘
괜찮아요, 근데 저 어제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요? 폐하 피해서 막 도망다니던 중이었는데.

신난 아이같이 종알종알 떠드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고 예쁘게만 보였다.


하성운
폐하께서 많이 좋아하시나 봅니다. 원래 딱딱하기만 하신 분인데.


이대휘
에? 저 싸가지……아니 폐하가요?

싱긋 웃으며 미소를 지어보았다. 덕분에, 덕분에 폐하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성운
원래 사람 보면 칼이나 들던 분이었는데, 요즘에는 좀 잠잠하네요.


이대휘
흐익, 하긴 그 정도 인성이면 그럴 만 하겠다. 힘드셨겠어요, 전 곁에 있는 것조차 힘들던데.


김동현
……너 진짜 죽고 싶지?


이대휘
아, 아니 좀 그만 쫓아 오라고!!

같이 의자에 앉아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던 중 수달처럼 귀엽게 줄행랑을 쳤다.


김동현
대체 왜 도망가는데! 쟤 나한테만 저러지?


하성운
네? 어, 그건 저도 잘……. 귀엽기만 하던데요.


김동현
허? 남 앞에서 끼부린 거야? 너 그만 좀 뛰어!!

이럴 때면 옛날이랑 같은 분인지 의문이 든다. 어쩌다가 이렇게 변했을까.





이대휘
어이없어. 폐하면 다냐! 이건 사생활 침해야, 진짜.


김동현
이게 무슨 사생활 침해냐? 열아홉 밖에 안 된게 말대꾸는.


이대휘
그렇게 치면 폐하는 나랑 3살 밖에 차이 안 나거든요.


이대휘
나이가 더 많으면 모범을 보여야지 사람이나 죽이고 다니면 어떡해?


김동현
내, 내가 언제 사람을 죽였어?

뜨끔하기도 했고 이렇게 말대꾸를 잘 하는 아이는 처음이라 입을 떡 벌렸다.

얘는 진짜, 어떻게 한 마디도 안 지냐고.


이대휘
흥, 처음 만난 날 기억하거든. 평생 기억해서 미워할 거야.


김동현
그건 왜 기억해……! 내가 잘못했다고, 안 그러면 되잖아…….

순간 나보다 높고도 높은 폐하가 용서를 빌고 있다는 모습에 웃음이 나와버렸다.

이런 사람이 옛날에 일을 저지르고 다녔다니. 상상이 잘 안 간다.


이대휘
저기요. 폐하가 이렇게 빌어도 되는,


김동현
저기요 말고 자기야로. 나만 왜 자꾸 딱딱하게-

입꼬리를 내리고 눈에 불을 켜니 그제서야 쭈글하며 입을 꾹 닫았다.


이대휘
계속 그러시면 얼굴 다시는 안 봅니다. 알아서 하세요.


김동현
그런게 어딨어! 자꾸 차갑게 굴래? 어?


이대휘
밖에 쫓아내등가. 상관 없거든?


김동현
허어, 무슨 노예가 나한테…….

노예라는 말을 꺼내자 마자 눈썹이 휘어지며 입을 툭 내밀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이대휘
흐잉, 누구는 노예하고 싶었냐고. 네가 만들었잖아!!


김동현
울어……? 잠시만 진짜? 야, 네가 운다고? 응?


이대휘
너도 나 때리고, 지나가던 사람도 나 때리고, 여기에서도 욕 먹고, 나보고, 흐, 어쩌라는 거야!

땀을 뻘뻘 흘리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데?

사과란 걸 모르고 자란 동현을 이런 일에 미숙했다. 잘 모르고, 상대방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운 성격이랄까.


전 웅
갑자기 무슨 일이신지……?


김동현
얘 좀 어떻게 해봐, 왜 우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대휘
너 때문이라고! 완전 싫어. 나한테만 그래.


전 웅
어어, 아마 폐하께서 심기를 건드신 건 아닌지요.


김동현
아까 한 말 때문에 그런가. 진심 아니었으니까 그만 울어, 응?


이대휘
난 화 많이 났다고. 책임져!


전 웅
전 나가볼게요, 두 분 잘 해결 하시고…….


이대휘
나 그런 말 싫어하는 거 알면서. 상처 많이 받았는데 내 생각은 커녕 공감도 못 해주고. 자기 잘못도 모르고! 걱정도 하나 안 해주면서 나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만 하니까 그러잖아! 언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있어?


김동현
아 씨, 모르겠다.

목덜미를 확 잡으며 입술에 입을 포개었다. 솜주먹으로 가슴을 팍팍 때렸지만 곧 어깨를 잡고 조용히 따랐다.

몸이 움찔움찔 거리는 게 귀여워 눈을 살짝 떠봤는데, 글쎄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김동현
‘애기는 맞나 보다. 누가 이렇게 귀엽게 키스해?’


이대휘
뜨르즈……! 슴, 스음!

입을 떼자마자 깊은 숨을 내쉬며 노려보았다. 볼은 빨개질 대로 빨개지고는.


이대휘
무슨 애인도 아닌데 이렇게 막, 막 입을 맞춰?! 다른 사람한테도 이러지?


김동현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난 네가 처음인데.


이대휘
나도 처음이라고. 네가 내 첫키스 뺏어갔어. 진짜 나빠 죽겠다.


김동현
너 계속 불만 가지면 또 한다.


이대휘
왜 저래. 불만 가지면 뭐 어때서. 흥, 마음대로 했으면서 저래.


김동현
야, 이대휘 너 진짜……!


이대휘
왜 또 안 해? 불만 가지면 해준다며.


김동현
……너 사람 잘 흔든다, 이대휘.





전 웅
폐하, 혹시 어제 일은 잘 해결하셨는지-


김동현
둘이서는 반말. 그리고 굳이 궁금해할 필요가 있나?


전 웅
……아니, 미안. 내가 또 실수했나 봐. 궁금해서 물어봤어.


김동현
그건 됐고, 이번에 걸리적 거리는 곳들 다 쓸어버릴 테니 훈련 좀 시키고 있고.


전 웅
어? 전쟁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그래. 이러다가 다 죽는…….


김동현
죽으면 뭐. 상관 있어? 다 죽을 각오하고 하는 건데.


전 웅
넌 내가 죽는 게 걱정 안 돼? 항상 앞에 나가서 하잖아.

나는 이렇게나 신경 써주는데. 동현은 내가 죽던 말던 상관 없고 장난감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는데, 하는 말이나 행동이 전혀 친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김동현
귀찮게 하지말고 나가. 대휘나 안 죽게 하라고. 몸이 곧 죽을 것 같던데.


전 웅
야, 김동현. 좀 심한 거 아니야?

울컥하는 마음에 종이만 보고 있는 동현의 옆에 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전 웅
넌 걔랑 만난지 며칠 안 지냈잖아. 나랑은 몇 십년은 지냈으면서 왜 그렇게 냉정하게 구는데?


전 웅
마음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말해. 다 고칠게.


김동현
그냥, 하던 일만 해. 인간 관계 좋게 해서 뭐 어떻게 하려고. 요즘 왜 그래?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고.

손이 덜덜 떨렸다. 내가 죽어도 쟤는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겠구나.

그런데 그 아이가 죽으면? 나라가 뒤흔들겠지? 미친 듯이 굴겠지?


전 웅
넌 내가 죽어도 안 슬퍼하겠지.

그 말을 뒤로 더는 마주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가 뭘 해도 바라보지 않을 것만 같아서.

내가 타락해야지 나를 봐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대휘
히, 확실히 폐하 침대가 제일 좋은 것 같다. 푹신하구.


김동현
뭐야, 언제 와있었어? 귀엽게 누워있네.


이대휘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하면 되려나?


김동현
에, 진짜……? 네가 드디어 마음을 열었,


이대휘
아니. 가짠데. 침대가 좋아서 왔는데.


김동현
응, 그래……. 그럼 오늘은 같이 자는 건가?


이대휘
뭐래, 비켜. 내가 여기서 잘거거든?

이제 막 누우려는 동현을 툭툭치며 밀어냈다. 그리고는 안 비켜줄 것 같아서 윙크를 보냈다.


이대휘
우웅, 나 오늘 여기서 자고 싶은데. 허락해 줘요, 응?


김동현
헐……. 내가 졌다. 너 그냥 거기서 자. 나 나간다? 야외 취침이라도 할까?


이대휘
아니이, 뭐 여기 있고 싶으면 있등가…….

그 말에 환하게 웃으며 폴짝 달려들었다. 넓은 품 안에 대휘가 안겨 있었다.


이대휘
그냥 딱 자기만 하는 거에요. 침대 넓으니까 저어기로 떨어져요.


김동현
너무하네. 여기 내 침대니까 마음대로 할거거든?


이대휘
아니, 제발, 안지, 말라, 고요!!!

말이 끊길 때마다 주먹으로 팍팍 때리며 침대 모서리 쪽으로 달아났다.

아픈 척 했지만 솜주먹인지 사실은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다.


김동현
아.이.고.너.무.아.프.다.ㅎ


이대휘
진짜 죽을래요? 아, 열 받아.


김동현
그 힘으로 사람 하나 죽일 수는 있으려나, 솜주먹 아니야?


이대휘
뭐래요, 나 잘거니까 건들지마.

더 건들면 고막이 찢어질 것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두자. 몇십 분 정도를 가만히 있다가 보니 그새 곤히 잠들고 있었다.


김동현
애기네, 완전. 인형은 또 언제 들고 온 거래.

빨간색 리본에 갈색 털 곰돌이. 이건 또 왜 가지고 있는 건지.


김동현
그래, 잘자고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그 말을 끝으로 콧잔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 누구보다 달콤하게.






휘슬 / 로휘
오랜만에 제가 사랑하는 이 작품을 쓰니 너무 좋군요🥺 동현이 ‘ㅎ’ 킹받는ㅋㅋㅋㅋㅋㅋ 제목은 저의 심정입니다…


휘슬 / 로휘
아 그리고 저 잠시 해명할게 있는데요!


저는 절대 네버 사랑 받으려고 온 거 아니고 저 포타랑 블로그에서 안 망했고 지금이랑 비슷하게 조회수 나오고 이제 시작인데 진짜 작가님들 있는 곳에서 그만큼 나오는 건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망해서 온 거 아닙니다

반모자들은 제가 왜 팬플 왔는지 아는데 처음 보거나 눈팅만 한 분들은 모르더라고요 몰랐어서 저 욕하고 뒷담깐 거라고 믿습니다^^ 님들 말고 내님들 보고 싶어서 글 쓴거고 저 싫으면 안 보면 돼요…전 여러분 제발 제 글 봐주세요 흐흑ㅠㅠ 안 했어요 그쵸

그리고 나 안 망했어. 난 내가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머…😅 그럴 수도 있지 제가 착한 사람은 아니라서 이런 거 못 넘어 가거든요 아무튼! 저 욕하신 분들 여기까지 와주고 조회수 높여주셔서 감사드려용❤️

내님들 위해서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소통 완전 사랑하고 봐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