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사랑합니다.

[ 휘참 ] 집착,싸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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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진이 형! 오늘 마치고 나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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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오, 그래. 시험도 끝났으니 오랜만에 갈까?

대휘와 나는 옛날부터 쭉 친했고,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였다. 서로 모르는 게 없고 친하기만 했지. 항상 옆에서 애교를 부렸기에 그저 귀여운 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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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음, 형아 나랑만 놀면 안 돼…? 왜 친구들이랑만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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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어? 그야 같은 반이니까. 너도 여기 있지말고 친구들이랑 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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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나보다는 저 사람들이 더 좋다는 거구나. 내가 가줬으면 좋겠지?

밝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목소리도 낮아졌다. 대휘는 가끔 이런 식으로 행동했다. 속상해서 그런 건지, 집착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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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야아…대휘가 제일 좋지. 당연한 걸로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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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진짜 내가 제일 좋아…? 내가 뭘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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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당연하지. 이렇게 귀여운 애를 누가 안 좋아하나?

내가 뭘 해도라는 말의 의도를 파악했어야 됐다. 그 말 하나로 인해 그렇게 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지. 난 그때 대휘가 평소처럼 삐지기만 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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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일단 거슬리는 놈들부터 없애야겠네.

종이 쳐서 나가기 전에 대충 이런 말을 중얼거렸는데 그냥 하는 말인가보다, 생각하고 넘겼었다. 솔직히 이런 애가 큰일을 저지를 줄은 누가 알았겠어? 그것도 친한 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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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히, 형 오늘 영화 되게 재밌었지! 공포 영화인데 내 스타일이더라. 난 그 살인자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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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어어…잠시만, 나 전화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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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누군데? 또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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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냥 친구. 아아 지금 내가 거기로 갈까?

급히 나를 부르길래 대휘한테 손짓 한 번만 하고 얼른 뛰어갔다. 대휘가 손도 안 흔들길래 화났나 싶었지만, 그래도 이해해 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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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아까 전화 목소리…3학년 1반 17번…?

들은 목소리를 정확히 기억하여 이름까지 중얼거리며 외웠다. 그리곤 집에 있는 칼들 중에 뭐가 제일 좋을까 생각했지. 오랜만에 한 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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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괜찮아, 그냥 형 옆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만 없애는 것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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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진이 혀엉, 어제 왜 나 버리고 갔어? 속상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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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 친구가 일이 생겨서…미안, 다음부터 안 그럴게.

“야야, 박우진! 지금 매점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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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매점? 그럼 대휘도 같이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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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으응, 형만 가. 나중에 보자!

옆에 계속 거슬린다 생각했더니 역시나 어제와 같은 목소리였다. 쟤구나, 내가 죽일 사람이. 뒤를 돌아 갔을 때 입꼬리를 슥 올리며 웃어 보았다. 그러게, 왜 우리 형아 옆에 있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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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잠시만요, 선배 혹시 마치고 나서 저 좀 볼 수 있을까요? 물어볼게 있어서.

“어, 밖에 나와 있으면 될까?”

밝게 웃으며 일단 말을 걸어봤다. 아무 의심 안 가지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그렇게 하면 다 알아서 와주더라. 바로 아무도 모르는 장소를 귓속말로 슬쩍 말해주고는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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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아 참, 선배 혼자 와야 돼요. 이건 선배만 봐야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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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뭐야 둘이 나만 빼고 해? 대휘 너 나중에 나도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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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웅, 형도 곧 알게 될 거야.

평소처럼 윙크를 한 번 보내곤 나중에 보자고 말했다. 곧 이 학교가 난리 날 거란 생각을 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완전 재밌겠다, 그치?

“어…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나? 대휜가 뭔가 걔는 언제 오는 거야.”

금방이라도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장소로 불러 놓곤 오지도 않았다. 한 5분 정도 기다렸을까, 그제서야 나타나더라. 아까 만났을 때처럼 교복을 입고 밝은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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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헤, 진짜 왔네요? 선배, 저 이거 멋지죠.

칼을 한 3개 정도 들고 한 걸음씩 다가왔다. 휙휙 돌리면서 무슨 칼을 쓸까, 생각하는 것 같았지. 그때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박우진, 핸드폰으로 급히 찾으려고 했는데-

“아악…! 사,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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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어디가요, 선배. 우진이 형 옆에 있으면 이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 애는 보통이 아니란 걸 예상했었다. 질투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것 같은 아이. 그게 이대휘였다.

“사, 살려주기만…목숨만 살려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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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괜찮아요 깔끔하게 죽여줄게. 그럼 됐지?

“아, 아니 제발…!”

그 뒤로 말이 끊겼다. 비명 소리도 없이 죽었고 피는 말할 것도 없이 사방으로 튀겼다. 고등학생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아마 이런 짓을 한 걸 사람들이 안다면 입을 못 다물곤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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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으흠, 시체는 어떻게 처리할까…

사실 장갑도 다 끼고 신발도 유명 브랜드가 있는 신발로 신어서 찾지 못 할 것이다. 그냥 가도 괜찮겠지 뭐. 알려지면 어쩔 수 없고? 애초에 별로 걱정 안 하고 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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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그럼 난 우진이 형 보러 가야지- 우리 형 또 누구랑 있으려나?

집착과 싸이코가 합쳐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지금 우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다 위험하겠지. 잘 하면 박우진도 위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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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리 형이 여기 있으려나…자주 가는 곳 중 하나인데.

평소에 어딜 가든 문자로 물어봐서 박우진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역시나 예상대로 어떤 여자와 함께 있었고. 아, 이번에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네? 얼른 다가가서 어깨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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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형아! 여기서 보네? 뭐하고 있었어?

“뭐야…저 사람 누구야, 우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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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냥 아는 동생.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왔대…?

저 사람 누구냐고…? 내가 그냥 아는 동생밖에 안 돼? 몇 년 동안 같이 했는데 형한테 나는 겨우 그 정도야? 형을 위해서 난 한 사람을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왔는데, 왜 나를 안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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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형아 왜 나랑은 안 있어? 둘이 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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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대휘야 이번에는 좀 가줘. 우리 내일도 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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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왜…왜 가라고 하는데. 나보다는 쟤인거야? 왜 그러는데.

당장이라도 가지고 있는 칼을 들고 싶었지만 나중에 보자는 말만 한채 자리를 떠났다. 슬프다는 마음보다는 내 것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고 이해가 안 됐다. 내가 뭐가 모자라서 그래. 뭐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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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형, 이번에는 넘어가지만 다음에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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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내 걸로 만들어야 되는데…박우진은 나만 가지고, 나만 만질 수 있는데…

이렇게 중얼거리며 걷자 주변 사람들이 미친 것 같다고 욕해대며 수근거렸대. 왜 다 무서워해. 내가 뭐 했다고. 아까처럼 죽일 때 희열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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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허억…아, 이대휘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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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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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아까 상처 받았다면 미안…오늘 내가 피곤해서 그래. 대휘 우는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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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다른 사람이랑 있지마. 나랑만 있으라고.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해도 내 옆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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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어? 갑자기 왜 그래, 요즘 왜 계속 집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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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그야 형은 내 거잖아. 내 말만 들어야지, 왜 자꾸 다른 사람 옆에 있어.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내 물건, 예쁘기도 하지. 이렇게 얌전히 내 말만 들어야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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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하지마. 너 원래 이런 애 아니었잖아, 요즘 이상해진 거 알아?

쓰다듬던 손을 치며 노려보았다. 반항을 한단 말이지, 평생 내 말만 잘 듣는 인형일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 난 너를 위해서 사람까지 죽이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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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이제 그럼 필요가 없겠구나. 내 시간을 뺏었으니 너도 죽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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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이대휘 그만 둬. 신고하기 전에 멈추라고.

최대한 친절히 웃으면서 다가가도 피하네? 난 널 사랑한다고. 사랑해서 그러는 건데 그게 잘못된 건가.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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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발버둥 쳐봐, 나중에 내가 데리러 갈게…

평소와 같이 학교를 가서 자리에 앉았다. 어제 대휘가 한 일을 생각하면 끔찍했다. 문자나 전화가 올까 봐 전원도 꺼놨는데, 궁금증에 한 번 전원을 켜보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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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미친, 이대휘 얘 왜 이래?

전화는 몇십 통 넘게, 문자는 몇백 개가 와있었다. 너무나 두려웠던 바람에 바로 핸드폰을 꺼버렸다. 이러다 정말 무슨 일 일어나는 건 아닐까? 그보다 대휘가 왜 이렇게 됐지…?

“이번에 김00 안 와? 뭐야, 어디 아픈가.”

“아프면 연락을 했겠지. 그냥 지각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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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걔는 또 어디갔어…사람 불안하게 또 늦게 오지.

곧 있으면 오겠지 했는데 1교시, 2교시가 지나도 나타나질 않았다. 전화를 해도 안 받고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사라질 애가 아닌데, 혹시 어제 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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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아니야, 이대휘가 요즘 이상하다고 해도 그럴리는 없지.

“걔 실종이라는데…? 어제 집에도 안 들어왔대. 가출이라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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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야, 무슨 걔가 가출이야. 닥쳐 그럴 일 없으니까.

점심시간이 지나도 안 들어오자 슬슬 걱정과 의심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어제 대휘랑 만나고 나서 연락이 없었어. 그 전까지는 멀쩡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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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학교 마치고 물어봐야겠네. 내가 잘못 의심한 거면 좋겠네…

“뭐야 여기 기사 떴는데…? 이거 걔 아니야? 미친, 열 아홉에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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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실종이 아니라 살인 당해서…

순간적인 충격으로 인해 할 말을 잃었다. 어제만 해도 밝았던 애가 죽었다니. 그것도 내 제일 친한 친구가 살인을 당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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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이대휘…걔가 그랬어. 분명히 이대휘 때문이라고…!!

눈물을 흘릴 틈도 없이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이건 오해가 아니다. 확실히 이대휘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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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야, 이대휘!! 너 잠깐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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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와- 형아 내 문자는 안 읽으면서…그래도 이렇게 찾아와줬네? 나 감동이잖아.

풀린 눈동자, 중간중간 웃음 소리, 표정까지 모두 다른 사람같았다. 그리고 한 손에 들려있는 피 묻은 칼. 하려던 말도 안 나오고 아무 것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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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형아…나랑 재밌는 놀이 하자. 우리 형은 나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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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시X, 저리가. 난 사람 죽인 싸이코 같은 애랑은 못 지내. 내 친구 죽인 사람 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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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흐음, 형아가 나한테 욕 했어…? 나보다 걔가 더 소중하구나. 어제까지는 참았는데, 지금은 못 참겠네.

손수건으로 입을 세게 막더니 잘 자고 일어나라고 말했다. 그 뒤로는 기억이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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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예쁘지, 내 인형…그렇게 조용히만 있는다면 정말 좋을 텐데.

눈을 떠서 보니 피가 잔뜩 묻은 손으로 몸을 쓰다듬고 있었다. 난 예상했다. 이러다가 갇혀 죽거나, 살인 당할 거라고. 몇 년간 믿어왔던 친한 동생에게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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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흐윽…제발 그만해, 대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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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리 인형 왜 울어…? 그럼 더 죽이고 싶잖아…

계속 반항을 하자 이번에는 정말 칼을 들이댔다. 한 번만 더 발버둥 치면 죽인다는 눈빛을 보였고 무서움 때문에 그저 눈물만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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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형은 나를 제일 좋아할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더라고…그럼 이제 나한테는 필요 없는 물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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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그니까, 그냥 죽는 건 어때? 조금은 아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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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아, 아니야 나도 너 사랑해…! ㄷ, 대휘가 당연히 제일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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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우웅, 그래! 근데 난 형아가 이제 필요 없단 말이야. 미안한데, 나한테 도움 안 되는 인형은 죽여야 마음이 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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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희열만 느낄 수 있게 해줘, 알겠지?

칼을 몸에 대고 미친 듯이 웃었다. 평소에 지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웃음, 그걸 듣고 난 알았다. 내 목숨은 여기까지구나. 예상한 듯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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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왜 눈을 감아- 재미없잖아…

이제 천천히 그의 손에서 죽어나갈 시간이다. 죽기 전에는 속삭였다. 잘가, 나만의 인형.

“사랑해서, 너를 죽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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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이악물) 제발 평소에도 이 글자수를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고통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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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흠흠 휘참은 호불호가 매우매우 강할거라 예상하는데 제 칭구 달이가 휘참을 대박 좋아해서💕 진짜 잘 안 쓰는데 한 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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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이 주제는 뭔가 단편으로 쓰기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쓸 때도 재밌고…? 암튼 스릴 넘쳤어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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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중간에 잔인한 거 넣으면 안 돼서 엄청 신경 썼는데 조절이 잘 됐을지 모르겠군뇨 이번 글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