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

EP.01_웅의 이야기 - 03

새벽 4시 이곳에 온지도 3시간 조금 더 지났다. 수한이는 과제를 하며 내 옆에서 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편의점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새벽의 하늘이 오늘따라 예뻐보인다. 그런 새벽 하늘을 좀 더 눈에 담고싶어 수한이에기 잠시 나갔다온다고 말을 한 뒤 가게 옆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춘 (청춘)

유독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달은 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달빛과 가로등만이 비춰지고 있는 한적하고 고요한 새벽 공원의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내게 왠지 모를 해방감을 안겨다주었다.

아직 쓰린 발에 가게에서 신은 슬리퍼를 직직 끌며 새벽공기를 한껏 들이마쉬고 다시 내뱉었다.

입에서 하얀 김이 나와 이내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린다. 시원한 공기가 온 몸을 말끔히 씻겨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달을 보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한 감정을 느꼈다.

길을 걷는 내머리 위로 차가운 무언가 내려앉아서 나는 다시 한 번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까까지는 없었던 구름이 점점 생겨나고는 두꺼운 구름층을 형성하여 맑고 깨끗한 눈을 내려주고 있었다.

전웅 image

전웅

허전하네

어렸을 적 눈이 올 때면 바쁘셔도 항상 집에 일찍 들어오셔서 내 손을 잡은채 밖에 나가 함께 소복히 쌓인 눈을 밟고 내리는 눈을 맞으며 행복한 얼굴을 한 채 걸었는데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못 할 거라는 생각에 부모님이 그리워지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볼이 잠시 뜨거워졌다가 이내 겨울바람에 의해 다시 차가워진다. 이 나이 먹고 혼자 주책맞게 울어보는건 또 처음이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김빠진 웃음이 흘러나온다.

공원에 더 오랫동안 있다가는 정말 하루종일 울기만 할 것 같아 마음을 좀 정리하고 다시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게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 가게 바로 앞에 세워져있는 검은 승용차 2대가 눈에 띄인다.

전 같았으면 그냥 손님이 잠시 세워두고 들어갔나보다 하고 넘어갔을텐데 지금 시간은 새벽 4시 30분을 겨우 넘기고 있는 시간.

아무리 부지런한 사람, 늦게까지 일을 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 시간이라면 모두 쉬고있을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손님이 있을리가 없었다.

최대한 몸을 숨기며 가게의 근처까지 접근을 하자 들려오는 소리.

"웅이 어딨어?"

콰앙 - !

"어디있냐고!!!"

덩치가 큰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물건을 던지는 소리가 들린다. 나 때문에 잘못없는 수한이가 피해를 보게 생겼다.

나는 분명 어서 112에 전화를 하거나 가게로 들어가서 수한이를 지켜줘야 했었다. 전에 수한이가 그렇게 해줬었으니까.

하지만...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쾅 거리며 어딘가에 부딫히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니 머리가 어지럽고 다리가 덜덜 떨려왔다.

나는 저 사람들과 있을 때 전혀 힘을 낼 수가 없다. 나는 수한이를 지켜줄 수 없다. 그저 그 사람들이 떠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나로 인해 일이 커지는 것을 막는 것 밖에 없었다.

이 순간 만큼에는 내 자신이 이렇게나 한심하고 비참할 수 없었다. 수한이에게 미안했다.

※웅이 에피소드는 다음화가 끝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