Être capturé

(17) Ad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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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히다 (17) 이별


내일은 아침 일찍 나갈 생각이어서 오늘이 사실 마지막 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저것 잠옷을 비롯해서 갑자기 생겨버린 짐들을 정리했다. 옷가지들은 대강 쇼핑백에 담고... 그러고 보니 화장실에 있는 칫솔은 어떻게 하지...? 두고 가면 알아서 버리겠지?

나는 밤을 샐 요량으로 이불까지 다 정리했다.



"뭐야 너 지금 나갈꺼야? 내일 나가야하는 거 아니었어?"



 정국은 내 모양새를 보더니 놀란 듯 말했다.



"아니 오늘 그냥 밤새려고.. ㅋㅋㅋㅋ 좀 그렇잖냐... 
 아침에 일어나서 부산 떠는 거 귀찮아.."


"오호... 공통점 하나 더 발견.. 
 나도 아침 일찍 출근해야할 때 그냥 밤 새버리는데..."


"ㅋㅋㅋ 날 너무 억지로 끼워넣는 거 아니야..?"


"뭐 내가 그렇다면 그런거지..!  그럼 밤새려면 심심하겠네..?!
 우리 영화도 보고 수다도 좀 떨고 할까?"


"그러시던지.. 난 뭐든 좋아.."


"그래.. 대신 너 지난번 처럼 영화 보다가 나 건들지 않기.."


"풋.. 참나.. 이번엔 나도 그럴 생각 없거든...? "



전정국이 건들지 말라고 선을 긋는다. 뭔가 섭섭했지만, 뭐 그래... 나도 너랑 키스이상으로 진도 뺄 생각은 없거든...? 나참...우리가 다 큰 과년한 성인이라해도 안되안되... 복잡한 인생에 복잡한 관계 하나 더 늘리고 싶지 않다.


그 아이가 켠 인도영화는 꽤 길었지만 내용이 재미있는 것 같았다. 다시 말하자면, 재미있었지만 썩 집중이  잘되진 않았다. 머리가 복잡한 탓이었다. 이제 돌아가면 정호석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고민해야겠다. 기분이 좀 그런데... 일단 별 일 없이 대해야하나....? 



"야 흑해주, 넌 뭔 생각이 이리 많냐..?"



영화가 끝나고 전정국이랑 잡담하는데 정국이는 금새 내가 대화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닭았던 것 같다. 



"아니 그냥 뭐.. 연구실 일도 좀 걱정되고, 조직일도 걱정되고... 정호석 걔도 신경쓰이네... 그걸 어떻게 알았지..?"


"나도 자세한 건 몰라, 조서를 아직 못봤으니까.. 어제 윤기형이랑 통화하다가 알게 되었어.."

 

뜸을 들이던 전정국이 말한다.



"혹시 뭐 더 알게 되면 알려줄까..?" 



얘는 오늘이 지나서도 나랑 커넥션을 유지할 생각인가.. 내가 바로 대답을 안하고 정국이를 쳐다보자 얘도 머슥한 지 뒷통수를 쓸었다.



"아니머... 나는 그냥 널 좀 도와주고 싶어서.."


"아냐 됬어. 나도 자꾸 너랑 연락하기가 좀 그렇다. 정호석 일은 내가 원래 몰라야하는 부분이니까 모른 척할께. 나는 서장님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다시 너 안만날 꺼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어쩔수 없다. 일주일간은 일탈이었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하니까...



"뭐?"



내 말에 전정국은 놀라는 것 같았다. 얘가 왜이래...?



"아니 그럼 내가 너랑 키스 좀 하고 1주일 같이 지냈다고 뭐라도 될 줄 알았나.... 어이가 없네...?"


"야, 흑해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너랑 나는 공식적으로는 친할 수 없는 사이야. 알지? 일주일동안 나름 즐거웠고 좋았다. 너랑은 다시 만나도 친구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그걸로 만족해."


"그런데...?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만나는데?"


"눈에 너무 띄잖아. 게다가 넌 오소리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라고..... 공식적으로는 나랑은 완전 상극인 사람인데 너와 내가 친한 게 말이 되냐?



정국이의 맑은 눈동자가 상처입는게 보여서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성으로 생각했을 땐 얘가 맘에 들긴 해도 현실적으로는 얘를 안 만나는 게 나에게 안전하다. 고로 아쉽긴 해도 이렇게 끝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래도 넌 본질은 나랑 결이 같잖아. 
 우리 같이 지내보니까 맞는 것도 많았고.. 재미있었잖아.."


"여튼 안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도 아무랑도 나눌 수 없는 얘기 너랑 나눌 수 있어서 즐겁고 좋았어. 어떻게 다시 만날 런지 모르겠지만, 종종 생각해줄께. 전정국 형사."



어느새 새벽이었다. 나는 얼굴을 잔뜩 구기고 소파에 앉아있던 전정국을 남겨둔 채 그렇게 그의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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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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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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