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말에 셋은 서로를 바라봤다.
“오랜만이다. 그치?”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오랜 고민은 끝났다. 우리 넷은 여기 다시 모여, 좋았다.
“반가워, 다들. 난.. 제이야.”
나를 위해 내 기억을 돌려주지 않으려했던 친구들의 노력들. 모두 너무 고맙지만 난 이쪽이 좋았다. 이쪽을 선택해서, 미안했다.
“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우리 A조 그때로..”
모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정도까지 싫어할 줄은 몰랐는데.
“지아야, 우리 A조 해산됐어. 너 사고 나고 바로..”
윤하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다니엘 이외에 둘은 한 번도 일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기억을 찾았는데, 그 과정이 이렇게나 힘겨웠는데, 모든 건 끝난 후였다. 그래서, 케비넷이 비어있었구나.
“아... 그렇구나...”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이제서 실감했다. 내가 찾은 기억은 옛 기억이라, 그 기억이 필요한 때는 이미 지나가고 없었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데. 잘 알면서도 괴로웠다. 나만 빼고 다들 자기 자리를 찾아 머물고 있었고, 나도 한지아로서의 삶이 이미 시작된 후. 늦어도 너무 늦어있었다.
“3년... 3년이나 지났었네... 내가 착각했어.. 나한테는 방금 찾은 기억이라... 꼭 얼마 전 일인 것 같았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우리 지난 거점은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이 식어있었다. 그러다 너무 추워서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졌다.
“가자.. 집에..”
*****
윤하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우리 셋은 같은 곳에 앉아도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공기가 무거워 숨이 막혔다.
“너희도 이제 돌아가. 좀 혼자 있고 싶네..”
성우와 다니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옹성우. 먼저 가. 지아랑 잠깐 할 얘기가 있어.”
그렇게 집 안에는 우리 둘만 남았다.
“할 얘기가 뭐야?”
“우린 널 지키려고 했어.”
“알아. 당연히 믿고.”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태는 휠씬 심각했어. 그날 너를 납치했던 차의 주인은 김회장이었고, 그 세력에게서 너를 지켜내기엔 내 능력이 부족했어. 자신이 없었고, 두려웠고..”
“...”
“그래서 넌 그날 죽은 거야. 불탔던 그 차 안에서 김회장의 요원들과 함께.. 흔적도 없이. 우리가 그렇게 꾸몄고, 그들은 널 못 찾고 있어. 그러니까 지아야, 넌 숨어있어야 해. 그들이 영영.. 모르게.”
“...날 왜... 죽이려는 건데...?”
“우리 그룹과 그들 그룹의 대립이 심해졌고, 우리 같은 전투병이야 속사정 따위 알 리 없잖아. 그치만 그들에겐 꽤 걸거치는 존재였겠지. 다 나 때문이야. 나의 약점이 너라는 걸, 들켜버렸어.”
다니엘은 스스로를 탓했다. 우리가 평범하게 살기에는, 우리 사이에 방해꾼이 너무 많았다. 그 결과로, 우린, 우리의 잘못이 아닌 것에 대해 스스로를 탓하고, 후회와 좌절로 아파했다. 우리의 잘못이란, 오히려 잘못이 없는 자신을 탓했다는 것. 그것뿐인데 말이다.
흐느끼며 우는 다니엘을 안아주었다. 혼자 많이 아파했을 그가, 안타까웠다.
“네 잘못이 아니야. 치선을 다한 널, 그렇게 해치지 마..
우리 그냥 숨어 살자 다니엘. 우리 같이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행복하게...”
‘우리도 성우와 윤하처럼 부원일 때 이 일을 끝냈었다면.. 좋았을 걸.. 우리는 보스라서.. 여길 벗어나는 길은 죽음뿐이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