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Another Me》
제1부 한서아- 4화. 남겨진 한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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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0Vues 5
한노아가 눈을 떴다.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왔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아침을 먹었다.
모든 것이 평범했다.
하지만 한 가지가 달라져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사람은 더 이상 예전의 한노아가 아니었다.
"좋은 아침."
거울 속의 한서아가 미소 지었다.
정확히는,
한노아의 얼굴로 웃고 있었다.
서아는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를 정리했다.
"이제 정말 완벽하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아무도 서아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의 기억도,
말투도,
습관도,
그리고 이름까지.
모든 것이 한노아의 것이었다.
서아는 이제 한노아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곳이 있었다.
한노아의 의식 가장 깊은 곳.
그곳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다.
"……여기가 어디야?"
노아가 눈을 떴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목과 발목에는 차가운 사슬이 묶여 있었다.
"이거…… 뭐야?"
노아는 사슬을 풀려고 움직였다.
철컥.
철컥.
하지만 사슬은 풀리지 않았다.
"서아!"
대답이 없었다.
"서아! 들리잖아!"
잠시 후.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
또각.
또각.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서아였다.
하지만 노아는 서아를 보자마자 고개를 저었다.
"나가."
서아는 미소 지었다.
"싫어."
"여긴 내 안이야."
"알아."
서아가 노아 앞에 앉았다.
"그래서 더 좋은 거야."
노아는 사슬을 붙잡았다.
"날 풀어줘."
"왜?"
"내가 나가야 하니까."
서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가서 뭘 하게?"
노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서아가 조용히 말했다.
"이미 밖에는 내가 있잖아."
노아의 표정이 굳었다.
"……."
"사람들은 나를 한노아라고 생각해."
서아가 미소를 지었다.
"네 기억도 전부 가지고 있어."
노아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고…… 네가 내가 되는 건 아니야."
서아는 잠시 노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서아가 말했다.
"넌 계속 그렇게 생각해."
"……뭐?"
"네가 진짜 한노아라는 걸."
서아는 어둠 속으로 돌아섰다.
"그 생각만큼은 빼앗지 않을게."
노아가 눈을 크게 떴다.
"왜……?"
서아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네가 아직 네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재밌으니까."
철컥.
사슬 소리가 어둠 속에 울렸다.
서아의 모습이 점점 멀어졌다.
"기다려!"
노아가 소리쳤다.
"서아!"
하지만 서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후 어둠에는 다시 노아 혼자 남았다.
그는 사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힘없이 중얼거렸다.
"나는…… 한노아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한노아라고……."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밖에서는 서아가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안에서는 노아가 사라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영원히.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되뇌었다.
한노아.
한노아.
한노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목소리마저 어둠 속에 묻혀 갔다.
철컥.
철컥.
사슬 소리만이 끝없이 울렸다.
그리고 어둠 속에 남겨진 본래의 한노아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곳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의식은 끝없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