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ux 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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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ㅣ욕심








상기된 볼과 미친듯이 뛰던 심장을 진정 시키고 심호흡을 한 뒤 밖으로 나갔다. 정국 씨는 핸드폰을 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넓은 어깨, 꼬아져 있지만 긴 다리, 높은 콧대와 긴 속눈썹까지. 진정된 나의 심장은 다시 요동치고 볼도 붉게 상기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괜스레 헛기침을 하며 다시 내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정국 씨는 내가 왔다는 걸 인지했는지 핸드폰을 껐고, 나와 눈을 맞추었다. 왠지 쑥스러운 기분에 내가 먼저 눈을 피했지만.

“… 우리 계속 이렇게 어색하게 있을 거예요?”

정적을 깬 정국 씨의 한 마디. 듣자마자 여러 생각이 뇌리에 스치며 당황했지만 금방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 대답했다. 물론 감정에 지배 되어 어색할 것 같지만.

“아니요, 나 어색한 공기 싫어요…!”

“거짓말, 고민한 거 봤는데.”

“…”

정국 씨의 진심이 섞인 농담에 우리 분위기는 풀어진 듯 했다. 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색한 공기가 사라진 이 곳, 이전보다 더 한 관계로 가고 싶은 건 내 욕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될지 예상 하는데도 욕심을 버릴 수는 없다. 그게 인간의 심리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고 해도 감정이 앞선다. 이성은 감정에게 잠식 되었고, 나를 점점 옥죄었다. 통제가 되지 않는 내 감정이 답답하면서도 어떻게 해야할지 의문이었다. 정국 씨의 겉만 돌기는 싫었다.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면 친구라는 타이틀 마저도 없어질까 두렵지만 끝낼 수 없다. 어쩌면 정국 씨도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 어쩌면 정국 씨도 나를 마음에 품거 있는 거 아닐까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들만 들 뿐이다. 정국 씨에게 여지를 주고 싶다. 그의 마음에 있는 꽃들은 전부 흑빛으로 시들었으니, 내가 꽃을 다시 심어 싱그럽게 만들어 주고 싶다.

나라면 가능할 거라고 믿었다. 가장 의심하고 의심해야 하는 나 자신에게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은 채, 제멋대로 생각했다. 그게 화를 불러온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