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과 에이드

11. 청사과 에이드

집에 오자마자 봉투를 식탁 위에 내려놨다.

"..."

식빵.
우유.
계란.
컵라면.
냉장고를 열었다.
평소엔 생수밖에 없던 냉장고가 조금 채워졌다.

"..."

문을 닫고 한참 서 있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원이 선배.
처음엔 귀찮기만 했는데.
왜 자꾸 신경 쓰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
다음 날.
학교 가는 길.
편의점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

자동문이 열렸다.
음료 코너 앞에 섰다.
손이 익숙하게 하나를 집었다.
청사과 에이드.

"..."

잠시 바라보다가 계산대로 가져갔다.
...
점심시간.
2학년 복도.
원이 선배 자리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없네."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다.
조용히 책상 위에 청사과 에이드를 올려놨다.
이제 가면 된다.

"미나미?"

"..."

걸렸다.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원이 선배가 서 있었다.

"..."

"..."

"니가 놔둔 거가?"

"...아니에요."

"또 거짓말."

"..."

괜히 눈을 피했다.

"...그냥."

"응?"

"...답례예요."

처음으로 솔직하게 말했다.
잠깐 조용했다.
원이 선배는 에이드를 내려다보다가.
씨익 웃었다.

"그라믄 잘 마실게."

"..."

더 있으면 괜히 어색할 것 같았다.
나는 그대로 돌아섰다.
복도를 걸어가는데.

"..."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아무도 못 봤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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