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규야 취했어?"
살살 범규의 등을 토닥이며 물어봤다.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느릿하게 끄덕이던 범규가 눈을 감은 채로 내 어깨에 몸을 기댔다. 어욱 술 냄새
"누구야 이렇게 많이 먹인 새끼"

"..아 뭘 쳐다보는데. 나 아님"
"그럼 나겠냐?"
"아니 최범규 혼자!.. 잘 받아마신걸 어쩌라고"
어휴 그럼 그렇지. 최수빈이 수진이 뒤로 슬쩍 숨었다. 그렇다고 그 큰 덩치가 가려지겠냐고. 수진이는 종이컵에 따라진 술을 마신 뒤 나에게 물었다.
"진짜 범규 어떡해? 많이 취한 거 아냐?"
"일단 범규 자는 것 같으니까 조용히 마시자"
그렇게 강제 asmr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 우리는 조금씩 알딸딸 해질 쯤 더이상 마시면 좆될 것 같기에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널부러진 수빈이와 범규를 한쪽으로 치우고(?) 열심히 뒷정리와 환기를 시킨 수진이와 나는 살금살금 문쪽으로 걸어갔다.
그 때 누군가 내 발목을 붙잡는 탓에 앞으로 세게 넘어질 뻔 한 걸 수진이가 기적적으로 막아줬다.
"아 씨입-!....."
아니야 소리지르면 다 끝나는 거야 여주야.. 그래 잘 참았어. 육성으로 소리 지를 뻔 한걸 참고 날 잡은 새끼가 누군가 쳐다봤는데 다름 아닌 범규였다.
곧바로 쭈그려 앉아 범규의 상태를 살폈다. 많이 취했나? 엎드려있는 범규를 토닥이며 일으키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였다.
"범규야 일어나봐 침대 가서 자 침대 가서"
"싫어..."
"싫어?.. 알았어 속은 괜찮아?"
"아니..."
"나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돼 범규야"
술 취한 사람과 대화가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상대는 범규였다. 우리 범규 때문에 대가리 박살 날 뻔 했지만 취한 모습도 처음 보고 이렇게 귀여운 얼굴로 변한 건 오랜만이기 때문에 헤헤 웃으며 범규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뒤에서 지켜보던 수진이가 혀를 쯧 찼다.

"그-렇게 좋냐?"
"야 너도 연애해. 최수빈 어떠냐? 약간 바보 온달 같기는 한데 나쁘지 않ㅇ,"
"싫거든?"
"오케이 확인"
"얼른 와 곧 해 뜨게 생겼다"
수진이의 말에 창 밖을 보니 정말로 해가 뜰 기세였다. 안 돼 우리 이대로 들키면 안되지! 쓰다듬던 범규의 머리를 정리해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또다시 칭얼거리는 범규였다.

"..어디 가 자꾸-"
"아 깜짝아.. 범규야 나 진짜 가야돼 응?"
"가지말지.."
아 존나 귀엽게 최범규 하 참 나. 나 혼자 헤헤 거리고 웃으니 결국 수진이가 내 팔을 이끌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우리 숙소로 돌아와 대충 씻고 누우니 밖에서 교관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 하마터면 들킬 뻔했네
***

"내 똥강아지들 없어서 심심해 죽는 줄 알았잖아"
"설마 똥강아지가 우리?"
"응 너네"
학교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곯아떨어진 우리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겨주는 연준 오빠를 보고 헛웃음을 쳤다. 저 오빠는 정말 우리한테 진심이라니까?
제일 힘이 센 연준 오빠가 우리의 짐을 내려주는 걸 도와준 뒤 밥이나 먹자며 근처 상가에 데려갔다. 한참을 잤던 우리라 배가 고픈 건 다들 똑같았는지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데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하는 오빠였다.

"형 그래도 용캐 경주로 안 찾아오고 얌전히 저희 기다렸네요?"
"나 고삼인거 까먹었냐? 야자했지"
"오늘은 야자 안 해요?"
"나 너네 빠돌인거 모르냐? 빼먹었지"
범규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 연준 오빠가 얼른 먹으라며 재촉했다. 그에 수빈이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연준이 형 라임 쌉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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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