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session de Sangwon] Sous les cerisiers en fleurs, le premier amour est revenu

2. Mon aîné s'est souvenu de moi.

 

강당 앞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나는 계속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까부터 계속 같이 걸어왔다는 것도, 바로 옆에 상원이 있다는 것도, 전부 다 꿈처럼 느껴졌다.

 

“여기 맞아요.”

상원이 멈춰 서며 말했고, 나는 안내문과 건물을 번갈아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맞네요.”

이제 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럼 들어갈게요, 선배.”

내가 먼저 입을 열려던 순간, 상원이 내 이름을 불렀다.

“서연.”

“…네?”

“우리, 예전에 본 적 있죠. 고등학교 때.”

순간 숨이 멎은 것 같았다.

“…네…?”

상원은 잠깐 나를 바라보더니, 기억을 더듬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계단 쪽에서 자주 봤던 것 같은데, 항상 이어폰 끼고 다니던 애.”

심장이 크게 흔들렸다.

기억하고 있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맞아요…”

겨우 대답하자, 상원이 작게 웃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조용했네요. 말 걸면 도망갈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

나는 순간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움이랑 놀람이 동시에 올라와서 머리가 하얘졌다.

 

상원이 가볍게 덧붙였다.

“근데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어요. 계속 눈 마주치면 피하길래.”

그 말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그땐 진짜 피한 거 맞아요.”

“왜요?”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솔직하게 말했다.

“…좋아해서요.”

말해버리고 나서야 심장이 더 크게 뛰기 시작했다.

 

이걸 왜 지금 말했지.

상원은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역시 그런 거였구나.”

“…네?”

“티 났어요. 생각보다 많이.”

나는 결국 얼굴을 완전히 숙였다.

“지금도 그래요, 나 보면 계속 긴장하잖아요.”

“…그건… 선배라서…”

“선배 말고 상원.”

그가 자연스럽게 말을 끊었다.

 

“…아…”

“앞으로 계속 볼 건데, 언제까지 그렇게 긴장하려고요.”

 

나는 대답을 못 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상원이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적응하게 해줄게요. 나한테.”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나는 거의 뛰듯이 강당을 나왔다.

혹시라도 먼저 가버렸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상원은 그대로 있었다.

 

벽에 기대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이,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보이니까 더 낯설게 느껴졌다.

“…선배, 아니… 상원.”

내가 조심스럽게 부르자 상원이 고개를 들었다.

“왔어요?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집중이 안 돼서요.”

“왜요?”

“…그냥요…”

말을 흐리자, 상원이 웃었다.

“가요. 배고프죠.”

이번엔 자연스럽게 옆에 나란히 서서 걸었다.

아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였다.

 

식당에 들어가 마주 앉았을 때도 처음보다는 덜 어색했다.

상원이 메뉴판을 넘기며 물었다.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아니면 내가 골라도 돼요?”

“선배가, 아니 상원 오빠가 편한 걸로요.”

“오, 이제 잘 부르네.”

그가 웃으면서 주문을 마쳤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잠깐의 정적이 흐르다가, 상원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근데 아까 말한 거, 진짜예요? 좋아했다고.”

“…네…”

“언제부터?”

나는 젓가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2학년 때부터요. 체육대회 때 처음 보고…”

상원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꽤 오래네.”

“…네…”

“그래서 계속 피해 다닌 거예요?”

“네… 눈 마주치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말하다가 멈췄다.

너무 솔직했나 싶어서.

그런데 상원이 조용히 말했다.

“지금도 그래요?”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요.”

상원이 웃었다.

“다행이다.”

“…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순간, 머리가 멈춘 것 같았다.

“…네?”

상원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아까부터 계속 신경 쓰이던데. 나 보는 눈이 너무 티 나서.”

“…!”

나는 급하게 물을 마셨다.

상원이 작게 웃었다.

“근데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좋아.”

그 말 한마디에

심장이 다시 크게 뛰기 시작했다.

 

밥을 먹는 내내 분위기는 점점 더 편해졌다.

상원이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고,

나는 점점 더 솔직하게 대답하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었다.

“서연.”

“…네?”

“이제 도망 안 가죠?”

“…안 갈게요.”

“약속?”

“…네, 약속.”

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나도 안 도망갈게요.”

그 말이 이상하게 의미 있게 들렸다.

 

식당을 나와서 걷다가, 상원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번호 줄래요? 같은 과면 연락할 일 많을 것 같아서.”

“네.”

이번엔 망설임이 없었다.

서로 번호를 저장하고, 상원이 내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게 내 번호니까 저장해요.”

“…상원 오빠로요?”

“응, 선배 말고.”

나는 천천히 이름을 입력했다.

상원 오빠.

이제 내 연락처에 있는 이름.

 

헤어지기 전에, 상원 선배 다시 나를 불렀다.

“서연.”

“…네?”

“다음에 또 밥 먹어요. 이번엔 내가 아니라, 네가 메뉴 고르는 걸로.”

“…네, 좋아요.”

조금 더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었다.

상원이 만족한 듯 웃었다.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는데도, 오늘 하루가 계속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선배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같이 밥을 먹고,

웃고,

이름을 부르고,

“…이거 진짜 맞지…”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상원]

집 잘 들어갔어요?

 

[서연]

네 잘 들어왔어요 :)

상원 선배

 

[상원]

이제 선배 말고 상원 오빠

 

[서연]

네… 상원 오빠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우리 사이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