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son 3_Jang Ma-eum, une orpheline issue d'une famille de 13 enfants

#35_Mais je ne suis pas sûr qu'il y ait une chance.

“나랑 얘기할 시간 있는 거야? 바쁠 줄 알았는데…”

“나 데뷔한 지 한 달도 안 됐어요.
스케줄 많이 안 들어와요”

무의식을 억지로 꾸역꾸역 삼키고 이성을 되찾았다. 세븐틴이 내 가족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웠고, 그녀에게 차갑게 대했다.

아주 짧은 새 감정이 이리도 빨리 변할 수 있다니 신기했다. 그들이 나를 사랑하는만큼 어느새 나도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본론만 물을게요. 저 왜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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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어, 마음아”

그 변명,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실제로 들으니 콧웃음이 쳐졌다. 그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는 전부 아이를 버리는 건가요. 그래야 그 변명에 설득력이 생길텐데.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빈말이었던 그녀의 태도 때문에 그 변명까지 사실이 아닌 것처럼 들렸다.

“그렇다고 치고… 그럼 저를 고아원에 보내셨어야죠.
왜 그 작은 아기를 버스 정류장에 버린 거죠?
그 행동은 그냥 죽으라는 행동과 다를 바 없잖아요”

이때까지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물었다. 대체 왜 내가 죽기를 바랬는지, 내가 그들에게 그리도 가치 없는 사람이었던 건지.

“솔직히 네가 커서 우리한테 복수하러
올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니 당연히 겁이 나더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뇌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말이 튀어나왔다.

“완전 애기 때 기억인데도,
그 때의 기억은 무의식에 박혀 잊히질 않았어요.
기억 나라는 부모님은 기억이 안 나는데…”

전혀 슬프지 않았다. 동정이랑 비슷한, 혹은 그보다 상위의 감정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녀를 원망, 혹은 증오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이제 그녀를 앞에 두고도 덤덤하다는 뜻이었다.

“용서 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야, 마음아.
너는 우리를 충분히 원망할 자격 있어.
용서하지 않을 권리도 있고. 하지만…”

하나부터 전부 가식적인 그녀가 하는 말은 무엇일까. 이 정도 되니 기대도 안 됐다.

“그냥 네 부모님, 그러니까 네 편과 네 가족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

그런 말로 나를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한 건가 싶었다. 이미 내겐 아주 많은 편과 가족이 있는데.

“내 편 많아요. 피 섞인 가족만이 내 편이,
내 가족이 되는 게 아니에요.
친가족보다 더 잘해주는 가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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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친가족이랑 사는 것과는 다르잖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혀를 내두를만큼 가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나도 본론만 할게. 우리 같이 살자.
혼자 산 16년의 세월을 잊을 수 있을 거야.
꼭 그렇게 해줄게”

주문한 따뜻한 초코라떼 잔만 만지작거렸다. 마음으로나, 머리로나 거절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거절해야할지 고민되었다.

“난 그 16년, 절대 잊지 않을 거에요.
그 16년으로 저는 많이 성장했으니까요.
친가족보다 더 가족 같고,
친구보다 친구 같은 그들과 살아가면서
더 성장할 거고요”

그녀는 내 말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지만 이 사람은 자신을 조금도 숨길 생각이 없았기에 첫인상만으로도 판단하기에 충분했다.

“같이 살기 싫다는 얘기일까…?”

“물론 같이 살아보고 싶어요.
평범하게 부모님이랑 나,
그렇게 살아보고는 싶은데…”

마음 깊은 구석에서부터 아주 먹먹해졌다. 이제 가족으로서의 그들을 떠올리면 슬픈 감정부터 드는 모양이었다.

“너가 가진 가족이 소중하구나”

“네… 만난 지 겨우 2달 넘었지만,
그래도 내 가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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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밖으로 꺼낸 ‘가족’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따뜻한 힘이 있었다.

“그래, 우선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왜 다행이라듯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걸까. 귀찮은 일 하나 줄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 사람임을 알았으니, 차라리 연 끊고 지내는 게 나을 듯도 싶었다.

부모 없는 고아라는 이미지는 연예인으로서 치명적일 수도 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잘못된 거였다.

“언제든지 마음 바뀌면 여기로 연락 주렴.
돈과 권력이 필요할 때도 언제든 환영이야.”

그리고 내민 심플한 명함. 그곳에는 이리 적혀있었다.

‘SG 기업 대표이사, 정미애. 010-1234-5678’

굳이 이 명함을 내게 내밀었다는 것은 그저 전화번호만 알려주려는 목적 뿐만 있다는 것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가수라지만 이제 갓 데뷔한 신인가수. 돈을 많이 벌어도 대기업 대표이사 연봉보다 덜 벌 것임을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명함을 꺼내든 것이었다. 돈으로라도 내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 명함을 받아들었다.

“돈과 권력, 그런 거 필요하지 않아요.
제가 필요한 건 사소한 행복들입니다,
내 가족과 함께”

그녀는 순간적으로 당황한 얼굴을 숨기지 못한 채 어버버거렸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얼굴에 모든 게 들어나있었다.

“…그런 기회되면 밥이나 먹자”

“네, 우선 알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기회가 될 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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