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56화. 강요되는 이별



주말이 되었다.

훈지 씨의 누님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김 대표와 함께 갤러리에서 마주친 이후,

누님을 처음으로 뵙는 자리였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약속한 장소에 10분 먼저 도착했다.

가슴이 벌써부터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5분쯤 지나자

그녀가 카페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은 생각보다 더 차가워 보였다.





"안녕하셨어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앉으세요."


그녀는 인사 대신 짧게 말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차는 뭘로 하시겠어요?"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보자고 했으니

 제가 가져올게요."





"아닙니다.

 말씀주세요."






"그럼, 저는 캐모마일 마실께요."






"네. 잠시만요."





나는 내 커피와 그녀의 차를 받아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컵을 내려다보다가

나를 바라봤다.





"이번 주에 훈지 형이랑

 집에서 만났다고요?"





"네."





"그래서 이야기 듣게 되었어요.

 훈지는 다시 정아 씨랑 만난다고

 이야기하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어요."





"네. 다시 만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님이랑 헤어지고

 얼마 안 돼서

 다시 훈지랑 만나는 거에요?"





'아... 역시 김 대표 이야기가 나오는 구나.'


내가 걱정했던 이야기가

드디어 입 밖으로 나왔다.





"네."





"나는 이해가 좀 안 돼요.

 훈지랑 만났다가 김 대표 만난 것도

 이해가 안 갔는데...

 어떻게 또 다시 훈지를..."




그녀의 말끝이 흐려졌다.





"제가 훈지 씨를 잊기가 힘들었어요."






"그러면서 김 대표님을 만났잖아요."






"이야기가 좀 길긴 하지만..."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그 때는 훈지 씨가 다른 친구에게

 마음이 가 있었어요.

 그래서 어찌 보면 홧김에

 김 대표를 만나기 시작한 부분도

 있기는 했습니다...."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없이 나를 바라봤다.





"훈지랑 김 대표님이 서로 모르는 사이라면

 이게 문제가 될 일도 아니죠.

 그런데 그렇게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인데...

 왔다 갔다, 뭐하는 건지 원..."





나는 사실 이 부분을 왜 당사자가 아닌

그의 가족에게 지적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김 대표도 별로 문제 삼지 않았고...

 훈지 씨도 지금은

 김 대표 소속사에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미세요?"





"큰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그리고 나는 좀 달라요.

 별로 달갑지 않아요."





내가 그녀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인가.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결론은 정아 씨가 알아서

 훈지랑 헤어져줬으면 좋겠어요."





"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사실...

 김 대표님이랑 같이 있는 모습 보고

 내가 만나자고 했을 때요."



그녀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때는 다시 우리 훈지 만나면

 어떻겠냐고 할 생각이었어요.

 그 때 우리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를 만나고 있기도 했고

 훈지가 마음을 못 잡고 힘들어해서..."





"네... 그 때는 죄송했습니다.

 훈지 씨에게 화가 난 상태이기도 했고,

 김 대표를 만나고 있었으니

 굳이 누님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사람 마음이 정말 간사하죠?

 그 때는 그 여자애랑 떼어 놓고

 정아 씨를 훈지랑 이어주고 싶었는데...

 막상 김 대표랑 헤어지고 또 훈지를 만난다니까

 사실 좀 그렇네요..."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이 어색하고 당황스러운 자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훈지한테는 아무 말 말고,

 정아 씨가 알아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러겠다고도 할 수 없었고,

못 하겠다고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덧붙였다.





"이해한 걸로 알고

 먼저 일어날께요."





"저..."


나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훈지 씨랑 헤어질 수가 없는데요...

 죄송합니다."




나는 그녀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럼 우리 얘기 무시하고

 그냥 만나겠다는 거에요?"





"무시하겠다는 게 아니라요.

 많이 좋아해요.

 제가 훈지 씨를요..."





"마음이야 잘 추스르면 되는 거죠.

 영원한 마음은 없는 거잖아요?

 어쨋든 나는 할 말 다 전했으니까

 가볼게요."





그녀는 그대로 카페를 나가 버렸다.

나는 힘없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이제 나는 어떡해 해야 하는 거지...'





**이 상황에서 정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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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님을 말을 무시하고 훈지에게 이야기한다.

2. 누님의 말을 따라 훈지와 거리를 둔다.

3. 누님, 훈지, 정아 삼자대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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