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98화. 둘만의 나라, 스페인

sophie97
2026.10.15Vues 56
새벽 3시가 지났다.
'아... 졸려 죽겠는데
훈지 씨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
안 자겠다고 약속을 했던터라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면서
버티고 있었다.
드디어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훈지 씨!! 나 안 자고 있었어요."
"벌써 3시가 지났는데
그냥 자지 그랬어요?
혹시나 진짜 기다리는 건 아닌가 했더니
정말로 안 자고 있었어요?"
"약속을 지켜야 착한 어른이죠."
"아이구... 기특해라."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훈지 씨도 피곤하죠?
빨리 씻고 나와요.
내가 머리 말려 줄게요."
"내가 씻고 나오기 전에
잠들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냥 미리 얘기하고 들어갈 테니까
정아 씨 먼저 자요."
"아니에요.
훈지 씨랑 같이 잘 거에요.
얼른 씻고 와요."
나는 얼음을 입에 넣고 졸음을 참았다.
드디어 훈지 씨가 욕실에서 나왔다.
"내가 머리 말려 줄게요."
훈지 씨는 드라이어를 가지러 가는
내 팔을 잡고 소파에 앉혔다.
"기쁜 소식 먼저 들어요."
"아!! 참, 기쁜 소식!!
그게 뭐에요?"
'혹시... 훈지 씨 부모님이 허락해 주신걸까?'
나는 내심 기대가 됐다.
"나 이번 영화 촬영 끝나고,
다음 드라마 촬영이 바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방송국 사정상 한 달 정도 늦춰졌어요.
그 사이에 우리 둘이 여행 다녀와요."
"정말요? 너무 잘 됐다!!"
"어? 정아 씨가 엄청 기뻐할 줄 알았는데
안 기뻐요?"
"아니요. 너무 기뻐요!!"
훈지 씨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혹시... 부모님이 허락하신다는 소식
기대하고 있었어요?"
"아니에요. 정말 좋아요.
더군다나 나 카페랑 번역 일도
이번 주면 다 정리되는데
홀가분한 마음으로 갈 수 있잖아요."
훈지 씨는 내 손을 잡아 주었다.
"미안해요. 기대했던 소식이 아니라서..."
"아니에요. 훈지 씨.
나 정말 좋아요.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갈까요?"
훈지 씨는 내 질문에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
"우리 스페인 가요!!"
"스페인이요?'
"그 때 정아 씨가 가우디 건축물 못 보여 줘서
엄청 아쉬워했잖아요."
""우와... 훈지 씨에게 드디어 보여 줄 수 있다니!"
훈지 씨는 바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 프리힐리아나도 다시 한 번 가봐요.
또...
한국으로 오기 전에 파리에 들려서
줄리앙한테 마지막 인사도 해요."
"훈지 씨..."
"그 때 정아 씨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우리가 급하게 한국 들어오느라 못 갔잖아요."
나는 그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훈지 씨, 어떻게 그 생각까지 했어요?"
"몰라요.
나 엄마 말대로 정아씨한테 정말 미쳤나봐요.
정아 씨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할까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ㅎ"
"고마워요...
이래서 훈지 씨 부모님이 반대하시나봐요.
이렇게 멋진 아들을 주시기가 아까우셔서..."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는 정아 씨를 만나서
더 멋진 사람이 되어 가고 있어요..."
그는 그 말을 하고는 수줍게 미소 지었다.
나는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오늘 엄마가 카페를 오셨어요.
엄마는 우리를 응원하신다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아빠는 엄마한테 맡기라고요."
"정아 씨도 좋은 소식을 갖고 있었네!!
우리 이럴 때 축하주라도 한잔 해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 그쵸?
내일 촬영도 있으니까 축하주는 다음에 해요."
"...."
"정아 씨? 정아 씨?"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잠이 들어버렸다.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바쁜 한 주가 지났다.
그 사이에 카페 양도도 마무리가 되었고
출판사에 마지막 번역물도 넘겼다.
이제 여행 루트를 짜고
비행기와 호텔 예약만 하면 된다.
그러면 정말로 훈지 씨와의 추억이 가득한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간다.
"훈지 씨... 지금 뭐하는 거에요?"
<99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