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me obsessionnel

Homme obsessionnel : 46 ans

김 여주

"하아..-"

망가지고 있는 내 모습에 자꾸 우울해져만 갔다.

김 여주

"그래도 예전같았으면 또 자해했을텐데, 주변 사람들 덕에 자해 안 한지 꽤 됐네."

혼잣말을 읊조리는 동시에, 물끄러미 커터칼을 응시했다. 하지만 안 좋은 생각을 하기엔, 민현오빠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와 고개를 저었다.

김 여주

"그래도.. 자해하면 민현오빠가 속상해하겠지."

김 여주

"소중한 사람이 없으니 그저 상처받은 것만 생각하면서 자해했었는데.. 이제 보면 나도 참 일이 많이 꼬였었네."

애써 웃으며 혼잣말을 하던 중, 다정하지만 지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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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여주야."

김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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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김여주..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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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진짜 내 인내심 테스트하는 거야? 콜록.."

4일동안 나를 기다리느라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딘가 아픈 듯했다. 하아, 아직은 나가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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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나, 회사갔다 올게. 회사갔다 오면 꼭.. 나와줘."

그냥 집에 가지, 왜.. 하- 모르겠다.

김 여주

..요리 학원, 까먹고 있었네.

훌쩍 지나버린 4일동안 몇 시인지, 며칠이 지났는지 확인하는 것 외엔 핸드폰을 안 봤더니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있었다.

김 여주

"..됐어, 3일 후에 어차피 회사에서 볼텐데 굳이 지금 말해야겠어?"

"띠리링-", 민현오빠의 전화였다. 이조차도 받지 않았다간 정말 병들까 싶어 결국 손을 떨어가며 전화를 받았다.

김 여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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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 "..받아줘서 고마워. 51통만에 받아줬네. 켁, 켈록.. 나한테 많이 화났어? 나 진짜 미쳐버리겠어, 여주야. 콜록콜록, 하아.."

김 여주

- "..."

괜찮냐고, 병원이라도 가보라고, 미안하다고 말해내고 싶었지만, 밀려오는 죄책감에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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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래도 받아줘서 덜 걱정되네. 어디 아프면 꼭 전화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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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 "사랑해. 빨리 보고싶어, 여주야."

나도라는 그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에선 계속해 맴도는 그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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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 "그럼.. 끊을게."

"뚝-", 전화가 끊기고서야 '나도 사랑한다는 말 정도는 할 걸'이라며 후회했지만, 다시 시간을 되돌려도 죄책감 때문에 하지 못 했을 거다.

결국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혼자 추억들을 떠올리던 중, 의도치 않게 부모님 생각이 나버렸다.

김 여주

"..후우."

부모님 생각은 평소 잘 나지도, 하지도 않는데 왜 하필 이런 상황에 생각이 난 건지 의문일 정도다. 안 그래도 우울한 마당에 왜 이러는지, 참.

난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진 평범한 학생이었다. 어머니는 가정주부, 아버지는 직장인이셨고, 난 왕따도 일진도 아닌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와 아버지는 부부 싸움을 하셨는데, 가끔씩 있는 일이라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핸드폰만 봤었는데 점점 상황이 커져가는 것 같았다.

상황은 매우 악화된 상황이었지. 어머니가, 머리에서 피가 나는 상태로 쓰러져 계셨으니 난 너무 놀라 아버지에게 화낼 수 밖에 없었다.

김 여주

"아빠.. 지금 뭐한 거야?!"

이내 들려오는 말은 너도 죽고 싶냐는 말이었으니 무서운 나머지, 방에 들어가 문과 창문을 잠궈 가장 친한 친구에게 톡을 했었지만, 내 요청에 친구는 심한 욕을 했었다.

그 때의 난 철없는 중학생, 그저 친구만 좋아하던 그런 중학생이었기에 그 친구라면 정말 도와줄 것 같았는데, 그저 내 착각이었다.

김 여주

"하아, 어떡하지.."

어느 새 나의 방문은 열려버렸고, 소주병이 내 얼굴에 날라오며 산산조각났었다. 얼굴을 만져보니 피가 나고 있었고, 너무 아파와 소리쳤었다.

김 여주

"시발, 뭐하는 거야?!"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욕한 날이었던 것 같네. 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

아버지의 죽어보고 싶냐는 말을 끝으로 계속해 맞았고, 그 이후에도 몇 달 동안 난 계속해 맞아서 참다 못해 나는 가출을 했었다.

다만 갈 곳도 없는 난 혼란스러웠지만, 같은 반 친구의 도움으로 인해 학교를 갔었고,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로 인해 소문이 다 나있었다.

선생님을 만나면 그러게 잘 좀 하라는 비꼬기식 말들만 들었을 뿐이었고, 친구들을 만나면 대놓고 앞담화를 들었어야 했다.

김 여주

"함부로 말하지 마."

내가 저리 말하면, 걱정해준 거라며 날 이상한 애 취급했기에 결국 조용히 학교를 다녔고, 3년 동안 한 명의 좋은 선생님 도움에 의해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 같다.

난 금방 성인이 됐지만,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없었으며 대학도 가기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몇 달을 알바만 해가며 살아가던 내게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었다.

착하고 좋은 사람들에 의해 간 대학 덕에 회사도 구했었지. 물론 그게 박우진이 사장인 그 회사였고, 그 이후에 지금까지의 이런 일들이 일어나 평범한 직장인이 된 것이다.

김 여주

"진짜 힘들게 살아온 것 같다, 김여주.. 푸흐."

그 때 당시엔 너무 힘들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것 같다.

김 여주

"예전 생각은 안 하고 사랑받는 지금만 생각하니까 자꾸 행복의 기준을 높여가는 것 같네."

김 여주

"겸손해져야겠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