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yez gentils avec moi.
Épisode 09. N'effrayez pas la fée




백여주
······요정도 죽일 수 있어요?



"나 예뻐해 주세요_" _9화




김태형
동공 지진-]

대략 규모 8.9의 거대한 지진이 일어난 듯한 그의 동공.


백여주
···죽일 수 있나 봐요?

그 새를 놓치지 않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그에게 고개를 가까이하는 여주다.


김태형
하하··· ㅇ, 요정을 어떻게 죽여요!


김태형
요정들은 말이죠,


김태형
인간과 같이 목숨 한 개로 사는 생명체가 아니에요-


백여주
그럼 목숨이 여러 개라는 거네요?


김태형
ㄱ,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


김태형
ㅇ, 왜요-!

은근 겁먹은 듯한 그는, 상체를 뒤로 빼며 그녀를 멀리한다. 오지 말라는 듯 두 손 두 발을 여주 향해 들어 보이고.


백여주
그러면 목숨 한 개 없어져도 별 타격이 없겠네요-?

싸아_ 여주의 말과 동시에, 이 공간에는 싸늘한 공기가 가라앉았고.


김태형
ㄴ, 나 진짜 죽여요? 진짜로?!


김태형
왜요···! 죽이지 마요, 내가 잘못했어요!


김태형
어어?!

둘 사이에 있는 높이 낮은 탁자 하나만 빼면, 당장이라도 그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겠다는 눈빛의 여주.


김태형
···아니이-


김태형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건 아니잖아ㅇ,

그때였다.

언제 그를 노려봤냐는 듯, 쿵_ 여주가 힘없이 탁자 위로 엎어진 게.


김태형
···어?


김태형
여주 씨?

마냥 여주의 기세에, 움츠러들었던 그는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김태형
······하아.



김태형
이 놈의 눈이 또.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왜인지 알겠다는 듯, 쿡쿡- 미간을 손가락으로 찌른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주에게로 다가간다.


김태형
진짜 진짜··· 미안해요_


김태형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만 알아줘요...

그런 여주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안은 그는, 서둘러 아까 숨었던 방으로 향한다.



살포시, 침대 위에 여주를 눕힌 그는_ 이불까지 덮어주고서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고.


김태형
······안 아팠겠지?

그의 말과는 달리, 이미 여주의 이마 정중앙은 붉게 달아올라있는 상태. 아까 꽤 세게 엎어진 듯하지.


김태형
······하아.

고운 머릿결을 자랑하던 파란빛 머리칼을 있는 힘껏 헝클어보인 그가 다시금 고개를 돌려 여주를 바라본다.


김태형
언제쯤··· 일어나려나.


김태형
다 설명해야하는데...


한동안 여주를 바라본 채, 아무 말 없이 옅은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기를 반복하던 그는-


백여주
······아으...


김태형
여주 씨?!


김태형
정신이 들어요?

여주가 일어난 듯한 인기척에, 일어나서 여주에게로 다가가 살핀다.


백여주
···이게 뭐야......


백여주
나 이마가 너무 아ㅍ···


백여주
······헙.

눈 뜨자마자, 앞에 보이는 그의 모습에- 여주는 스스로 입을 막는다.


백여주
설마 그쪽이 나 납치한 거예요?!


김태형
···네?


백여주
내가 갑자기 왜 잠들었지?! 왜?!

잠들었다 방금 일어난 사람 치고는, 꽤 많이 흥분된 텐션.


백여주
분명 아까 요정님이랑 이야기 했었ㄴ


백여주
···완전 사기꾼이네!

쉴 새 없이 속사포로 말을 뱉어내는 여주에, 어쩔 줄 몰라 입을 열 타이밍조차 못 잡고 있는 그다.


백여주
사람 이런 식으로 홀려서 납치한 거예요?!


백여주
내가 순순히 그쪽 계략에 넘어가진 않죠.


백여주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여주를 가만 지켜보던 그.


백여주
역시, 요정이 아니라 강도가 맞았어.

그가 그런 여주를 진정시키려 하면,


백여주
어어? 내 몸에 손대지 마요!

적극 반항하는 여주의 모습에, 어버버- 당황하다가도 그녀의 두 손을 꽉 붙잡고선 겨우 입을 연다.


김태형
잠깐만, 진정해요. 진정.


김태형
여주 씨 말대로 내가 납치를 했다기엔


김태형
지금 여기가 그쪽 방인데.

꿈뻑꿈뻑- 그의 말대로, 주변을 둘러본 여주가 아-하고 탄식한다.


백여주
······.

잠깐이나마 홀로 상상했던 시나리오가 모두 어긋난 걸 체감하고서는, 고개를 푹- 떨구지.


김태형
그리고, 이제 나에 대해 하나 알려줄 수 있겠네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던, 모든 게 비밀이라던 그가 속삭이는 한 마디에_

절로 다시 고개를 드는 여주.


백여주
뭘···요?


김태형
여주 씨가 갑자기 잠들어버린 이유는_


김태형
내 눈 때문이에요.


백여주
눈···?

그래,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리만치 눈동자가 파랗긴 했지.


김태형
그··· 나도 모르게,


김태형
위협감을 느끼면_


김태형
눈동자가 유독 파랗게 변하는데...


김태형
그때 내 눈을 보는 사람은 바로 의식을 잃어요.


백여주
그래서···


백여주
내 말에 위협감을 느꼈다는 거네요?


김태형
···네에.


김태형
ㄱ, 그러니까 앞으로 죽이겠다는 이야기 함부로 하지 마요!


김태형
나 진짜 겁 많으니까.


백여주
···나보다 한 살이나 더 먹으신 분이 겁도 많네요.


백여주
그러면, 앞으로 내가 그쪽한테 겁을 주면?


백여주
내가···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거죠?


김태형
···네ㅎ


백여주
뭐예요, 왜 웃어요?


김태형
그러니까-



김태형
앞으로 저한테 겁주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ㅎ

자기가 한 수 위라는 듯, 어느덧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해맑게 웃고 있는 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