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demi Cheongun Madou

Mari kita pindah sekolah l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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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란은 약초학 교수가 온실 안으로 들어서면서 순식간에 끝이 났다. ‘소금 마녀’라는 별명답게,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깐깐함과 냉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쪽진 은발 머리에 뾰족한 안경, 학생들을 위아래로 훑는 날카로운 눈빛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천천히 온실을 돌며 학생들의 과제물을 확인했다. 비명을 지르는 맨드레이크 옆에서 쩔쩔매는 학생들에게는 가차 없이 감점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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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식물과의 교감은 기본 중의 기본이야. 이런 것도 못 해서 무슨 마법사를 하겠다고.”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온실 안에 울려 퍼졌다. 마침내 그녀의 발걸음이 우리 조 앞에서 멈췄다. 그녀는 평온하게 잠든 여섯 개의 맨드레이크 화분을 잠시 내려다보더니, 안경 너머의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네가 그 편입생인가. 결계를 맨손으로 부쉈다는.”


그 말에 주변 학생들의 시선까지 내게로 쏠렸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고개를 숙였다. 제발, 그냥 넘어가 주세요.


다행히 소금 마녀는 더 이상 나를 추궁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손뼉을 짝, 치며 다음 과제를 공지했다.


“다음은 ‘웃음버섯’ 포자 채집이다. 웃음버섯은 아주 미세한 자극에도 반응해 웃음 가스를 내뿜으니, 각별히 주의하도록. 이 가스를 마시면 최소 반나절은 실성한 사람처럼 웃게 될 테니, 자신 없으면 지금 포기해도 좋다.”


그녀의 말에 몇몇 학생들이 질색하며 뒷걸음질 쳤다.


우리 조에 배당된 웃음버섯은 축구공만 한 크기로, 벨벳 같은 표면이 기분 나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연준이 자신만만하게 소매를 걷어붙이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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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섬세한 손길이 중요하지. 내가 한번 해볼까.”


그는 불꽃 마법을 다루는 손으로 섬세한 작업을 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버섯에 다가갔다. 태현은 그 모습을 굳이 말리지는 않고 작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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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손으로 만지면 그냥 버섯구이가 될 텐데요.”



아니나 다를까, 연준의 손이 버섯에 닿기 직전, 옆에서 구경하던 범규가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일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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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자 채집할 때 뭐 먼저 해야 한다고 했더라...? 이거였ㄴ.”

“에취!”



그의 재채기 소리에 놀란 웃음버섯이 격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버섯의 갓 부분에서 노란색 포자 가루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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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밑에 받치면 돼. 그리고... 어, 쟤 뭐하는...? 다들 숨 막아!”


수빈이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노란 안개는 순식간에 우리 주변을 뒤덮었다.



“푸하하! 큭, 크큭, 이게 뭐야…!”


가장 먼저 가스를 들이마신 범규가 배를 잡고 구르기 시작했다. 이어서 휴닝카이와 연준도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온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웃음소리는 전염병처럼 번져나갔고,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쓰러져 발작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이 끔찍한 상황 속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숨을 참으며 이 난장판을 일으킨 원흉들을 노려보았다. 내 조용한 학교생활은, 오늘부로 완전히 끝장난 것 같았다


노란 안개가 폐부를 파고들자, 온실은 거대한 정신병동으로 변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셔츠 소매로 코와 입을 막고 숨을 참았다. 하지만 이미 한 발 늦은 이들은 속수무책으로 웃음의 희생양이 되었다. 범규는 바닥을 구르며


“배, 배 아파! 크하하, 누가 좀 멈춰줘!”


라고 외쳤고, 연준은 기둥에 기댄 채 눈물까지 흘리며 끅끅거렸다. 평소의 능글맞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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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는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소리를 내며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나마 이성적일 거라 믿었던 수빈과 태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빈은


“이, 이 바보들아… 푸흡!”


하고 욕을 하려다 결국 웃음보가 터져 버렸다. 태현은 필사적으로 입을 막고 버티는 듯했지만, 가늘게 떨리는 어깨는 그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었다. 결국 그 역시


 “……풉.”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웃기 시작했다.


이 아비규환 속에서 유일하게 평온한 사람은 ‘소금 마녀’뿐이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코미디를 감상하는 관객처럼. 그녀의 뾰족한 안경 너머 눈이 나와 마주쳤다. 그녀는 내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거 봐. 내가 뭐랬어.’ 나는 그녀의 무언의 조롱에 울컥했지만, 지금은 숨을 참는 것이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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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터질 것 같은 고통에 결국 나는 온실 구석에 있는 작은 환풍구 쪽으로 몸을 피했다. 낡은 환풍구 틈새로 새어 나오는 미약하지만 신선한 공기가 너무나도 달게 느껴졌다. 나는 짐승처럼 헐떡이며 바깥공기를 들이마셨다. 등 뒤에서는 여전히 애들의 합창 같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저 놈들은 대체 언제까지 웃을 작정인 걸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온실 문가에 한여주가 서 있었다. 다음 수업 때문에 이곳을 지나가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온실 안의 광경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녀의 시선이 웃음의 진원지인 우리 조와, 환풍구에 붙어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내게 닿았다. 그녀의 눈이 ‘대체 또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묻고 있었다.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이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으니까.

한여주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온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웃음 가스가 자욱한 곳을 피해 벽을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하며 내게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과 황당함이 뒤섞여 있었다.


“인공! 괜찮아?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웃음소리의 광란 속에서도 선명하게 들렸다. 나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걸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그냥, 우리 조가 또 사고 쳤다고?


그녀는 상황을 파악하려 애쓰는 듯했다. 바닥을 구르며 웃는 범규와 눈물까지 흘리는 연준을 번갈아 보던 그녀는, 이내 ‘소금 마녀’에게 다가가 도움을 요청했다.


“교수님! 애들이 이상해요. 해독제를 주셔야…!”


하지만 소금 마녀는 태연하게 그녀의 말을 잘랐다.


“해독제? 저 웃음 가스의 가장 좋은 해독제는 탈진이란다. 웃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게 약이지.”


그녀의 말에 한여주는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꾹 다물었다.


결국 웃음의 대참사는 소금 마녀의 예언대로 끝이 났다. 가장 먼저 웃기 시작했던 범규가 “흐…흑…” 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거품을 물고 기절하듯 쓰러졌다. 그를 시작으로 연준, 휴닝카이가 차례로 뻗었고, 마지막까지 버티던 수빈과 태현마저 텅 빈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간헐적인 떨림을 일으킬 뿐이었다. 온실은 방금 전까지의 광란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기괴한 정적에 휩싸였다. 오직 놈들의 거친 숨소리와 간간이 터져 나오는 “풉” 소리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소금 마녀는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박하 향이 나는 작은 병을 꺼내 우리에게 던졌다.


“코에 대고 심호흡해. 정신이 좀 들 거다.”


한여주와 나는 기절한 시체처럼 널브러진 놈들에게 다가가 차례로 병을 코에 대주었다. 톡 쏘는 박하 향에 놈들이 하나둘씩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하나같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웃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과제는 다음 주까지 ‘웃음버섯 포자 채집’ 해오기. 실패한 조는 알아서들 다시 도전하도록.”


소금 마녀는 유유히 온실을 떠났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그녀가 이 모든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우리 앞에 남은 것은 엉망이 된 실습대와, 웃다가 탈진해서 너덜너덜해진 반 애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수습해야 한다는 막막함뿐이었다.


수빈이 다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망했다… F 확정이네.”


그의 말에 모두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이 지긋지긋한 놈들과 함께 F 학점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한배를 탄 이상, 나 혼자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보였다. 나는 조용히, 아주 조용히 한숨을 삼켰다.


편입 첫날부터 내 학점은 이미 벼랑 끝에 매달려 있었다.
부모님한테 전학 가야 할 것 같다고 편지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