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tes] Malam Hujan

“괜찮습니까?”

“...왜 오셨어요..

회사 들어가신줄 알았는데..”

“... 웁니까..?”

눈물이 떨어져 내리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마음이 가는걸.. 밀어낼 수 없는 것처럼..

“그냥 모른척.. 넘어가면 어디 덧나요..?

꼭 이런 타이밍에 와가지고...

왜 계속 팀장님한테 약한모습 보이게 하는 건데요...!

왜 하필 팀장님인건데요...!!”

“...왜 나면 안되는데요..?”

그야.. 내 마음이 더 약해지니까..

기대고 싶어지니까...

이 마음.. 들키기 전에 접어야하니까...

그때,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비가 많이 온대요.

내말 무슨 뜻인지.. 알죠...?”

“.....네..”

또다시 그 날이 온다.

이번에는 의건이를 만나 꼭 물어봐야겠다.

나 대신에 죽었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그건 그때 일이고.

점심시간 끝났어요. 얼른 회사로 갑시다.”

“팀장님 먼저 가세요..”

“아 정말..”

탁—

팀장님의 나의 손을 잡아 돌려세운다.

“그렇게 울었는데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나...”

커다란 손이 나의 볼을 덮는다.

몇번 움직인 그 손이 내 눈물을 닦아 낸다.

“이제 갑시다.”

내 손을 잡고, 뒷모습만 보여주며 걷는다.

왜..

왜 내 상처인데.. 팀장님이 우울한 표정을 짓는걸까.

왜 내 상처인데.. 팀장님의 상처 같아..

왜 내 상처에 팀장님이 아파하는 건데..

나의 허락없이 잡은 손을 아무말없이 바라본다.

그에게 이끌려 길을 걷는다.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잠깐 했다.

이번 한 번쯤은..

놓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당신이 날 흔들고 있다고.

당신에게 흔들리고 있다고.

그 한마디는 못꺼낼 것 같으니까..

한번쯤.. 손 정도..

좀 잡고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울만큼 울고, 슬퍼할만큼 슬퍼하고.

미안한 일 있으면 그만큼 미안해 하고.

그러고 나면..”

팀장님이 걸음을 멈춘다.

그리곤 나와 눈을 맞춘다.

서로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너무나도 잘 보이게...

“그때는 나도..

나도 좀 봐줘요..”

“...”

내 눈동자 못지않게

그의 눈동자도 흔들리도 있는 걸 보았다.

우리 둘 사이를 가로질러 부는 바람에,

마음이 시리고, 따가웠다.

“대답해요. 약속한다고..”

“.... 그래요.”

나의 왼손을 잡은 팀장님이 반대쪽손으로 오른손까지 잡는다.

“기다리면 오는거..

맞죠...?”

그의 눈은 슬펐다.

차마 뭐라 답할 수도 없는 눈빛이었다.

그저그렇게 고개만 끄덕였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에.. 끄덕이고 말았다.

“팀장님 어디 다녀오셨어요?

오늘 오후에 회의 있는거 깜빡하셨어요?”

“아, 맞다!

아직 안늦었죠! 얼른 갑시다.”

“팀장님 파일 메일로 보냈습니다. 확인해주세요.”

“음.. 순서정리도 잘 되있고..

깔끔하게 잘 됐네요.

퇴근할까요?”

오늘은 팀장님이 주신 일을 다 끝냈기 때문에

얼마만의 칼퇴근이다.

자주 야근을 하시던 팀장님도, 오늘은 칼퇴근이다.

왜냐하면, 지금 밖에 비가오고, 곧 거세질테니까.

집까지 걸어오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다.

울만큼 울고, 슬퍼할 만큼 슬퍼하고, 미안해 할만큼 미안해하고.. 그 후엔 자기를 봐 달라는 팀장님의 말..

그 말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그 끝이 언제가 될줄 알고..

내가 언제까지 아파할지.. 알지도 못하면서..

기다린다는 건..

뭘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했다.

걸어오면서 양말이 젖어 찝찝함을 견디지 못하고 저녁을 먹기보다 샤워를 먼저 한것이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머리를 말리기도 전에 초인종이 울렸다.

아직 의건이가 오기는 이름 시간이다. 비도 그렇고.

조심스레 문을 열어본다.

“나예요.”

“팀장님...?”

“들어가도 돼요?”

“..네.. 되긴 한데...”

“또 비맞고 오긴 싫어서.”

자연스레 집 안으로 들어온다.

팀장님 손에 들린 짐들이 보인다.

“이건 내 옷이고.

아직 저녁 안먹었죠?

이건 우리 저녁.”

혼자있으면 자주 거르고.

먹는다 해도 대충 몇숟갈 먹고 말아버리는 저녁인데.

오늘은 나만 쓰는 작은 테이블에 팀장님과 마주 앉아 저녁을 먹는다.

소화도 되지 않던 오늘의 점심보다는 덜 부담스러웠다.

“원래 그렇게 말 수가 적어요?

나랑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오늘 점심때는 한마디도 안하는 것 같던데.”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요..”

“아직 어색하죠?”

“괜찮아요.”

친해지면 어색하지 않겠지.

하지만 일부러 친해지지 않는거다.

끝이 무서워서 시작을 포기한.. 나는 겁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