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01

1년차뮤덕
2026.09.26Dilihat 24
1924년 2월 6일 새벽 3시,
경성의 어두운 골목에서 연신 총소리가 들린다.
일본 경찰: "잡아!! 뭐하는거야!! 쟤가 이한이다!!"
일본어로 소리치는 경찰의 앞에 작은 실루엣이 뛰어가고 있었다.
이한: '젠장..!!'
골목으로 이한이 빠져나가는 순간, 난사된 일본 경찰의 총이 이한의 발목을 꿰뚤었다.
이한: "큭...!!!"
이한은 그 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이한: "하아....윽...서재ㅎ...."
이한의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어지럽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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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1923년 3월)
서씨 댁 하인: "아가씨!! 뛰지 마셔요!!"
천방지축 서씨 가문의 막내딸 서재희.
그녀는 경성의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상인들은 익숙하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으며 사탕을 쥐여주거나 물을 내민다.
상인: "아가씨, 사탕 좀 맛보셔요. 이게 불란서(프랑스)에서 온 사탕이래요"
서재희가 뛰어다니다가 멈춰선다.
서재희: "그게 정말이냐?"
사탕 하나를 집어 입 안에서 굴린다.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서재희: "....참 독특한 맛이구나. 이게 무슨 사탕이냐?" 구연(레몬) 맛이 나기도 하고.."
상인: "이게 봉리(파인애플)인가 붕리인가..하여튼 더운 나라에서 자라는 과일 향이랍니다."
서재희가 고개를 끄덕이고 주머니를 뒤지더니 동전 하나를 꺼낸다.
서재희: "이거랑 다른 맛도 있으면 조금씩 주시게. 불란서 사탕이 맛있다더니 정말이구나."
서재희는 활짝 웃으며 동전을 내민다.
지나가던 남정네들이 한 번씩 돌아보며 감탄을 한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활짝 웃는 얼굴은 동네의 자랑으로도 여겨졌다.
사탕 봉지를 손에 쥔 서재희는 사탕 하나를 입 안에서 굴리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그 때,
서씨 댁 하인: "아가씨이!!"
서재희는 깜짝 놀란다.
맞다, 하인.
엄청 찾아다녔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서재희는 어색하게 웃었다.
서재희: "아하하...."
서씨 댁 하인: "하아....하아...아가씨...이제 집에 가셔야죠..."
서재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서재희: "그래, 이제 가자."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
"퍽!"
서재희의 어깨가 어떤 사내와 부딛혔다.
이한: "아...죄송합니다."
비싼 서양 양복을 입은 사내였다.
이한과 부딛힌 탓에 이한의 손에 들려있던 가배(커피)가 서재희의 저고리 위로 쏟아졌다.
하필 서재희의 집은 전차를 타고 30분 넘게 걸리는 곳에 있었다.
그러자 이한이 조심수럽게 묻는다.
이한: "저기...저희 집이 걸어서 3분 거리인데 잠깐 들리시겠습니까? 여동생이 있어서 갈아입으실 옷을 드릴 수 있는데."
서재희: "정말 그래도 되나요? 저희야 좋지만 너무 피해가 가는건 아닐지....."
이한이 예의바르게 싱긋 웃어보인다.
이한: "아닙니다. 제가 실수를 했는데 도와드리게되면 오히려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서재희는 이한을 따라 경성의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