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숙소 창문 틈으로 햇살이 스며들었지만 정국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연습 때문인지 몸은 천근만근이었고, 목은 평소보다 거칠게 잠겨 있었다.
"..."
헛기침을 몇 번 해봤지만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괜찮겠지.'
그 한마디로 넘기기엔 이번 공연이 너무 중요했다.
오후 리허설.
정국은 평소처럼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시작했다.
첫 소절은 무난했다.
하지만 고음으로 넘어가는 순간, 목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갈라졌다.
"잠깐."
음향 감독이 손을 들었다.
"정국 씨, 한 번만 다시 갈게요."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시 시작.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줬다.
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목은 원하는 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오늘 컨디션이 조금 떨어졌나 봐."
스태프의 말에 정국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괜찮습니다. 한 번 더 해볼게요."
그 말을 들은 태형은 아무 말 없이 정국을 바라봤다.
누구보다 오래 함께한 시간이 있었기에, 괜찮다는 말이 정말 괜찮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리허설이 끝난 뒤.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하나둘 연습실을 빠져나갔다.
정국은 혼자 남아 다시 음악을 틀었다.
"한 번만 더."
반복되는 전주.
같은 안무.
같은 동선.
조금이라도 완벽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몸을 계속 움직이게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이 다시 열렸다.
"아직 안 갔네."
태형이었다.
후드티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정국은 음악을 끄며 웃었다.
"금방 가려고 했어요."
"거짓말."
"네?"
"너 금방 간다고 해놓고 두 시간씩 연습하는 사람인 거 다 알아."
정국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형도 안 갔잖아요."
"물통 놓고 왔어."
태형은 바닥에 놓인 물병을 집어 들더니 정국을 향해 하나를 더 내밀었다.
"마셔."
"괜찮아요."
"괜찮다는 사람치고 얼굴이 이렇게 지쳐 있는 사람은 처음 본다."
정국은 결국 물병을 받아들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태형은 거울 앞에 서서 천천히 말했다.
"부담되냐?"
정국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번 투어."
"...조금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팬분들도 오래 기다렸고."
"실수하면 안 될 것 같고."
정국은 바닥만 바라봤다.
"예전에는 그냥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무대 하나하나가 더 크게 느껴져요."
태형은 잠시 미소를 지었다.
"나도 그래."
정국이 고개를 들었다.
"형도요?"
"무대에 익숙해지는 건 있어도 긴장이 없어지는 건 아니더라."
태형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하나는 변하지 않았어."
"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