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뷔/ 정국 뷔 팬픽] 푸른 새벽의 경계

[국뷔/ 정국 뷔 팬픽] 푸른 새벽의 경계 4화

쇼케이스 당일.

대기실은 평소보다 조용했다.

메이크업을 마친 멤버들은 이어폰을 끼거나 안무 영상을 다시 확인하며 마지막 준비에 집중하고 있었다.

구석 소파에 앉아 있던 정국은 무릎 위에 올린 손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긴장할 때마다 손끝이 차가워지는 버릇은 데뷔 전부터 변하지 않았다.

"손 또 차갑네."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따뜻한 캔커피 하나가 손에 쥐어졌다.

"마셔."

"형은?"

"난 괜찮아."

정국은 말없이 캔을 감싸 쥐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에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었다.

"긴장돼?"

"...조금."

"잘할 거야."

"그걸 어떻게 알아."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오래 봤잖아."

짧은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10분 뒤 리허설 들어갑니다!"

스태프의 외침에 대기실이 금세 분주해졌다.

멤버들은 하나둘 복도로 향했다.

앞서 걷던 태형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뒤따르던 정국이 가까이 다가오자 아무 말 없이 재킷 깃을 정리해 준다.

"삐뚤어졌어."

"아…."

시선이 잠깐 마주쳤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

그때 복도 끝에서 다른 멤버가 손을 흔들었다.

"야, 빨리 와!"

둘은 동시에 한 걸음씩 물러났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걸음을 옮겼다.

리허설은 무사히 끝났다.

무대에서 내려오던 순간.

태형이 아무렇지 않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괜찮았어.'

말은 없었지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정국도 작게 엄지를 들어 답했다.

찰나의 순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둘만은 알고 있었다.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

분장을 수정하던 정국의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옥상.

한 줄짜리 메시지.

주변을 둘러본 뒤 조용히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옥상 문을 여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난간에 기대 있던 태현이 천천히 돌아봤다.

"왔네."

"무슨 일인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도시의 불빛만이 두 사람 사이를 비추고 있었다.

"...오늘 끝나면 또 정신없어질 것 같아서."

정국은 말없이 옆에 섰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서로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참 뒤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요즘 자꾸 생각해."

"..."

"우리 이렇게 계속 숨기면서 지낼 수 있을까."

정국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숨겨야죠."

"왜."

"...같은 팀이니까."

당연한 말이었다.

그래서 더 씁쓸했다.

잠시 바람만 스쳐 지나갔다.

"가끔은 답답해."

"...저도."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는 같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한동안 말없이 서 있던 태형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딱 10초."

정국은 그 손을 가만히 바라봤다.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천천히 손끝이 맞닿았다.

체온이 전해지는 순간,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서로의 손을 꼭 쥔 채 밤공기만 느끼고 있었다.

멀리서 공연장 리허설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이제 됐다."

손이 천천히 떨어졌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아무도 내색하지 않았다.

"가자."

"응."

옥상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두 사람은 다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멤버였다.

장난도 치고, 웃으며 스태프들과 인사도 했다.

하지만 조금 전,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맞잡았던 10초는 둘만의 비밀로 남았다.

그 짧은 시간이, 무대에 오를 용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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