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사이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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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웬일로 집이 시원하냐? ”

“ 넌 또 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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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다시피 숙박하러 왔어요~ “


바닥에 널부러진 속옷을 발로 툭 치우며 소파에 앉았다

늘 그렇듯 방 서랍 안에 있던 민호 옷을 얼굴에 휙 던졌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민호는 
다시 차를 돌려서 집까지 가기가 너무 피곤하다며
소파에 쓰러지듯 기대 앉았다

갑작스레 방문한 손님을 위해 새 베개와 이불을 꺼내주니
씻지도 않고 그 위로 풀썩 엎드렸다


“ 아 새 이불인데 좀 씻고 누워, 드러워 죽겠네 ”


봉긋하게 솟은 엉덩이를 발로 쿡쿡 찌르며 재촉하니
피곤한 탄식을 뱉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체력이 바닥난 민호는 오히려 다루기가 쉬웠다

남들이 들으면 조금 웃길 수도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엉덩이를 몇 번 찌르거나 발가락으로 배를 꼬집으면
지쳐 쓰러진 상태여도
민호를 금방 일어나게 만들 수 있었다

대신 욕을 좀 얻어먹을 뿐









씻고 나온 민호의 꼴은 언제 봐도 늘 웃겼다

물에 젖어 축 처진 머리와 살짝 상기된 얼굴이
마치 물에 빠진 고양이 같았다

민호는 맨몸에 반바지만 걸치고 소파에 앉아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었다

한참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민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소리를 빽 질렀다


“ 특급 소식!! 내일 회식한대 “


급하게 알바 단톡방을 켜니 새로운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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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지랄 필참 에반데 ”


술을 강요하기로 유명한 사장님과 회식할 생각에
벌써 머리가 아파왔다

소주 반 병만 먹어도 휘청거리는 내가
이때까지 온갖 꼼수를 다 써 오며 회식을 피해갔지만
사장님 레이더망에 딱 걸려 버리고야 말았다

술을 좋아하는 민호는 들뜬 듯한 얼굴을 했지만
그닥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얼굴이 사색이 된 채로 폰을 꺼 버렸다

민호는 눈을 꾹 감고 미간을 짚은 나를 보고는
취하면 버리고 갈 거라며 앞에서 얄밉게 웃어댔다


“ … 일단 자자.. ”









피곤함에 쩔어 금방 잘 것만 같던 민호는
수다를 떠느라 잠시 피곤함을 잊은 듯했다

민호 갤러리에는 어렸을 때부터 모아 온 내 사진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저장되어 있었다


“ 아니 내 사진만 모아서 앨범 만든 거 졸라 표독스럽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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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 웃긴 건 모아 놓고 봐야지 ”


언제 찍은 지 기억도 안 나는 엽사가 앨범을 가득 채웠다

앨범을 지우기 위해 휴대폰을 뺏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힘으로 밀리는 바람에 결국 뺏지 못했다


“ 야 나도 갤러리에 니 엽사 많다
조만간 이민호 컬렉션으로 앨범 만들어서 온다 ”

“ ㅋㅋㅋ 그래라 ㅋ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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