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사이

15











올 때와는 달리 돌아가는 길은 꽤나 떠들썩했다

잠이 다 깬 건지 쉬지 않고 쫑알대는 태희는
그 누구보다 신이 나 보였다


Gravatar


이상한 말장난이 몇 번 오가니
금세 동네 골목으로 들어섰다

빵빵하게 나오던 음악을 끄고 차 밖으로 나왔다

장거리 운전을 해서인지
내리자마자 자동적으로 기지개가 나왔다

차 안에서 무척 신나 보이던 태희도
피곤한 듯 곧바로 하품을 쏟아냈다









하도 불안해서 현관문 앞까지 데려다줬다

아파트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느낀 밤공기는
유난히 시원하고 상쾌했다

깊게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젖혔다


Gravatar


새까만 밤하늘 위에 작은 별들이 반짝거렸다

마치 검은 도화지에 흰 물감을
콕콕 찍어 그린 그림같아 보였다

홀린 듯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잔뜩 기대하며 들어간 갤러리에는
예쁜 별 사진은 어디 가고
탁한 색감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

왠지 모를 실망감에 혀를 쯧 차곤
주머니에 휴대폰을 찔러 넣었다









홀로 탄 차 안은 무지 조용했다

종일 조잘거리던 목소리가 사라지니
허전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적적한 분위기가 어색해
음량을 낮추고 좋아하는 노래를 틀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액셀을 밟았다


“ 아이씨.. ”


출발한 지 얼마나 됐다고 앞차가 불쑥 끼어들었다

브레이크를 밟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클락션을 짧게 울리니
앞차는 미안하다는 듯 비상 깜빡이를 켰다

핸들을 이리저리 꺾으며 굽은 골목을 지나니
금방 집 앞에 도착했다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사이
나도 모르게 태희와 있을 때 들었던 노래를 흥얼거렸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침대 위에 몸을 던져 누웠다

손아귀 안에서 몇 번 진동이 울려대던 휴대폰을 꺼내 들자
인스타그램 알림창이 떠 있었다


Gravatar


태희였다


Gravatar


몇 안 되는 말풍선을 보자마자 픽 웃음이 났다

집에 오자마자 변기부터 찾았을 태희를 상상하니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육성으로 웃음을 뱉어내며
키보드를 다다닥 쳤다


Gravatar


말풍선 두 개를 보내고 나서야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내일을 위해 불을 끄고 눈을 감았는데도
계속 웃음이 새어 나왔다

웃음을 쏟아내는 입을 막으려
베개에 얼굴을 묻었는데도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한참을 바보같이 웃다가 잠에 들었다

고작 똥 얘기에 웃다니

나나 너나 아직 어른이 되기엔 멀었나 보다










Cerita populer di kalangan penggemar Lee 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