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ve Herty] Permainan yang Memalukan

Episode 6. Permainan Berakhir

마지막 질문을 하기로 한 날, 은호는 하루 종일 이상하게 조용했다. 평소처럼 장난을 치긴 했지만, 웃음이 오래 가지 않았다. 누가 봐도 긴장한 사람 같아서 은호는 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밤비가 더 신경 쓰였다. 밤비는 은호를 힐끔힐끔 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살짝 웃었다. 그 웃음이 이상하게 오늘따라 차분해서, 은호는 오히려 마음이 더 흔들렸다. 마지막 질문.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게임은 오늘 끝난다. 그런데 게임이 끝나면, 둘은 뭐가 되는 걸까.

 

 

연습은 평소보다 빨리 끝났다. 멤버들은 오늘은 일찍 쉬자며 하나둘 연습실을 나갔다. 예준은 나가기 전 둘을 한 번씩 보더니, 뭔가 눈치챈 듯 웃었다. “너희도 너무 늦지 말고 와.” 은호는 괜히 고개를 끄덕였고, 밤비는 물병 뚜껑만 만지작거렸다. 문이 닫히자 연습실 안이 조용해졌다. 처음 게임을 시작했던 날과 비슷한 공기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 두 사람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침묵이 어색해서가 아니라, 너무 중요해서 생긴 침묵이라는 걸.

 

 

밤비가 먼저 연습실 한가운데 앉았다. 은호도 천천히 그 앞에 앉았다. 둘 사이에는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았다. 물병도, 가방도, 장난처럼 피할 수 있는 핑계도 없었다. 밤비가 소매 끝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진짜 마지막이네.” 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벌칙 없음.” “없음.” “도망가기 없음.” “없음.” 둘은 그렇게 규칙을 다시 확인했다. 별것 아닌 말인데, 은호는 이상하게 목이 말랐다. 밤비도 웃고 있었지만 손끝은 조금 떨리고 있었다.

 

 

 

 

“네가 먼저 해.” 밤비가 말했다. 은호는 예상했다는 듯 숨을 내쉬었다. 사실 어젯밤 내내 고민했다. 무슨 질문을 해야 할지. 좋아하냐고 묻기엔 이미 대답을 들었고, 사귀자고 묻기엔 너무 직접적인 것 같았다. 그런데 돌려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너무 많이 돌려 말했다. 은호는 밤비를 똑바로 봤다. “내 마지막 질문.” 밤비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은호는 한참 동안 말을 고르다가, 결국 가장 솔직한 말을 꺼냈다. “너는 나랑 게임 끝나고도 계속 이러고 싶어?”

 

 

밤비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질문이 너무 애매한 것 같기도 했지만, 사실 은호에게는 그게 제일 정확했다. 게임이 있어서 잡았던 손. 게임이 있어서 물었던 질문. 게임이 있어서 겨우 꺼냈던 마음. 그 모든 게 끝난 뒤에도, 밤비가 자기 옆에 있어줬으면 했다. 밤비는 은호를 한참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 “이러고 싶다는 게 뭔데.” 은호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알면서 묻지 마.” “대답하려면 알아야지.” 밤비가 아주 조금 장난스럽게 말했다. 은호는 한숨처럼 웃었다. 마지막까지 밤비다웠다.

 

 

은호는 결국 손을 내밀었다. “이런 거.” 밤비의 시선이 은호의 손으로 내려갔다. 은호는 피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연습 끝나고 기다리는 거. 눈 마주치면 웃는 거. 괜히 신경 쓰는 거. 손 잡고 싶으면 잡는 거.” 말이 이어질수록 은호의 목소리는 작아졌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좋아한다고 말한 거, 게임 안에서도 계속 진짜인 거.” 밤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호는 손을 거두지 않은 채 덧붙였다. “나는 그러고 싶어.”

 

 

밤비는 천천히 은호의 손을 잡았다. 이번에도 숫자는 세지 않았다. 손을 잡는 순간, 은호는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밤비는 잡은 손을 내려다보다가 작게 말했다. “나도.” 짧은 대답이었다. 그런데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밤비는 고개를 들어 은호를 바라봤다. “나도 게임 끝나도 이러고 싶어. 아니, 사실 게임 없어도 계속 그러고 싶었어.” 은호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긴장이 풀리자 몸에 힘이 빠졌다. 밤비도 따라 웃었다. 둘은 손을 잡은 채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웃었다.

 

 

이번엔 밤비 차례였다. 밤비는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했다. “내 마지막 질문.” 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 밤비는 조금 망설였다. 방금까지 웃고 있었는데, 금세 진지해진 얼굴이었다. “너 나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잖아.” “응.” “지금도 같아?” 은호는 잠깐 멈췄다. 밤비는 그 질문을 하면서도 은호를 똑바로 보지 못했다. 아마 그때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좋아하는 것 같아. 은호는 그 말이 자신답게 서툰 고백이라고 생각했는데, 밤비에게는 조금 불안하게 들렸을지도 몰랐다.

 

 

 

 

은호는 잡은 손에 힘을 조금 줬다. 밤비가 고개를 들었다. 은호는 이번엔 망설이지 않았다. “아니.” 밤비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은호는 바로 말을 이었다. “이젠 같아 아니고, 좋아해.” 밤비는 숨을 멈춘 것처럼 은호를 봤다. 은호는 얼굴이 뜨거워졌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 너 좋아해. 게임 때문에 헷갈린 거 아니고,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너라서 좋아해.” 말하고 나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래도 후련했다. 처음으로 제대로 말한 것 같았다.

 

 

밤비는 한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아주 작게 웃었다. 웃는 얼굴인데 눈가가 조금 붉었다. “진짜 쪽팔린다.” 은호도 웃었다. “그러라고 만든 게임 아니었냐.”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밤비는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은호를 봤다. “나도 좋아해.” 은호는 이미 들었던 말인데도 다시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밤비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네가 신경 쓰이고, 네가 피하면 서운하고, 네가 웃으면 나도 웃게 돼서 알았어. 나 너 좋아해.”

 

 

둘 사이에 조용한 공기가 내려앉았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하고 싶은 침묵은 아니었다. 은호는 잡고 있던 밤비의 손을 조심스럽게 놓았다가, 다시 손끝으로 살짝 건드렸다. 밤비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가까이 앉았다. 어깨가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은호는 낮게 물었다. “그럼 우리 이제 뭐야?” 밤비는 잠깐 생각하는 척하다가 말했다. “쪽팔려게임 우승자?” 은호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장난치지 말고.” “알겠어.” 밤비는 웃음을 삼키고 은호를 바라봤다. “그럼 오늘부터 우리, 게임 말고 진짜로 하자.”

 

 

은호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거창한 고백도, 복잡한 약속도 아니었다. 그냥 게임 말고 진짜로. 두 사람에게는 그게 가장 잘 맞는 말 같았다. 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밤비가 장난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약속.” 은호는 그 손을 보고 웃다가, 손가락을 걸었다. “약속.” 손가락이 걸린 순간 둘 다 괜히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까지 와놓고도 손가락 약속이라니, 유치했다. 그런데 그 유치함이 좋았다. 처음부터 둘은 그런 식으로 가까워졌으니까.

 

 

연습실을 나서기 전, 밤비가 문득 뒤돌아봤다. “근데 우리 이 게임 이제 진짜 끝난 거지?” 은호는 가방을 메며 대답했다. “끝났지.” “아쉽다.” “뭐가 아쉬워.” “이제 쪽팔린 질문 못 하잖아.” 은호는 피식 웃었다. “게임 없어도 물어보면 되잖아.” 밤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 “응.” 은호는 문을 열며 밤비를 봤다. “대신 도망가기 없기.” 밤비는 잠깐 멈칫하더니 환하게 웃었다. “그건 계속이네.”

 

 

 

 

복도로 나오자 멀리서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은 자연스럽게 나란히 걸었다. 손은 잡지 않았다. 아직은 그 정도가 딱 좋았다. 대신 어깨가 가끔 닿았고, 이번에는 누구도 피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기다리는 동안 밤비가 작게 말했다. “은호야.” “왜.” “나 지금 좀 좋아.” 은호는 밤비를 돌아봤다. 밤비는 앞만 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 은호도 앞을 보며 대답했다. “나도.”

 

 

처음엔 그냥 심심해서 시작한 게임이었다. 대답하기 쪽팔리면 벌칙을 받는, 유치하고 이상한 게임. 그런데 그 게임은 둘이 숨기고 있던 마음을 하나씩 꺼내게 만들었다. 웃음으로 넘기던 말들이 진심이 됐고, 벌칙으로 잡았던 손이 약속이 됐다. 이제 게임은 끝났다. 하지만 은호는 알았다.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라는 걸.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밤비가 먼저 안으로 들어가고, 은호가 그 뒤를 따랐다. 문이 닫히기 직전 밤비가 아주 작게 물었다. “근데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봐도 돼?” 은호는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뭔데.” 밤비는 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 “내일도 나랑 같이 연습실에 남을 거야?” 은호는 대답 대신 밤비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웃었다. “그건 질문도 아니잖아.”

밤비도 웃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조용히 닫혔다.

 

 

쪽팔려게임은 끝났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

 

완결

Cerita populer di kalangan penggemar Eu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