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연 단편 모음

둘만의 베이킹 스튜디오

업소용 오븐의 잔잔한 웅웅거림과 공기를 가득 채운 달콤하고 진한 바닐라 향 덕분에 개인 베이킹 스튜디오는 온전한 안식처처럼 느껴졌다. 밖은 도시가 완전히 잠든 시간이었지만, 안은 열기 때문에 창문마다 하얗게 김이 서려 있어 우리를 세상의 나머지 소음으로부터 따뜻하게 격리해 주었다.

찬연 오빠는 드디어 소원을 성취하게 되었고, 그야말로 이 일에 온전히 자신을 내던지고 있었다.

오빠는 커다란 나무 조리대 앞에 서서 심플한 흰 티셔츠에 어두운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는데, 덕분에 넓은 어깨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돋보였다. 흑발은 살짝 헝클어져 있었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공와우는 천장에 매달린 조명의 따스한 호박색 불빛을 받아 반짝였다. 평소의 반듯하고 세련된 그룹 리더의 모습은 오늘 밤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내 무언가를 배운다는 사실에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온종일 조잘거릴 기세였으니까. 오빠는 반죽 덩어리 위에 연신 밀가루를 뿌려대며, 행복하고 끝없는 이야기보따리를 활기차게 풀어놓았다.

"거봐, 네가 휴지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주긴 했지만, 치대는 건 TV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네." 찬연 오빠가 속삭였다. 언제 들어도 내 심장을 간지럽게 만드는, 그 낮고 사르르 녹아내리는 목소리였다. 오빠는 하던 일을 멈추고는 얼굴 가득 햇살 같은 커다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밀가루 범벅이 된 양손을 내보였다.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거 맞아? 아니면 빵을 완전히 망치고 있는 거야?"

"오빠, 엄청 잘하고 있어." 내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휠체어는 조리대 가장자리에 편안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냥 너무 세게 누르지만 마. 아기를 다루듯이 살살 다뤄야 해."

"살살. 알았어." 내 사소한 칭찬에 귀끝이 예쁜 장밋빛으로 물들면서도 오빠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오빠는 쑥스러운 듯 조잘거리며 웃더니, 앞치마를 고쳐 매고는 다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반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의자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여, 글레이즈에 필요한 작은 시나몬 병을 집으려고 조리대 위에 있는 높은 선반 쪽으로 팔을 뻗었다. 손가락 끝이 유리병 가장자리에 간신히 닿을 듯 말 듯 하자, 병을 좀 더 당겨보려고 몸의 중심을 움직였다.

오빠는 단 1초도 낭비하지 않았다. 유리병이 채 흔들리기도 전에, 오빠는 탁자 모퉁이를 완전히 돌아 내 개인적인 공간 안으로 불쑥 걸어 들어왔다. 크고 따뜻한 오빠의 손이 위로 뻗어오더니, 내밀었던 내 팔을 절대로 아프지 않게 부드럽게 이끌어 다시 무릎 위로 내려놓아 주었다. 바로 그 순간, 다른 한 손은 자연스럽고 든든하게 내 허리를 받쳐 들었다. 내가 중심을 잡을 수 있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고정해 주면서, 오빠는 긴 팔을 이용해 선반에서 유리병을 가뿐하게 낚아챘다.

오빠는 손을 바로 떼지 않았다. 몸을 아래로 숙여 내 눈높이에 맞춰오는데, 그 시선 속에는 언제나 나의 이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순수하고도 짙은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그냥 나한테 꺼내달라고 말하지 그랬어." 고요한 방 안에서 오빠가 속삭이자, 따스한 숨결이 내 뺨에 닿았다. 오빠는 내 허리를 지탱하듯 살포시 쥐며, 스웨터 너머로 골반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내렸다. "내가 아까 뭐라 그랬어? 오늘 밤 난 네 전용 경호원이라니까. 네가 선생님이니까 그냥 편하게 앉아서 나한테 시키기만 해."

오빠가 집중하고 있나 보려고 그랬지." 나는 오빠의 따뜻한 눈을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장난을 쳤다.

찬연 오빠의 숨결이 살짝 멎었다가, 눈가에 가득한 헌신을 가득 담은 채 그 커다란 햇살 미소가 다시 활짝 피어올랐다. 오빠는 시나몬 병을 내려놓았지만, 내 허리를 감싼 팔은 풀지 않은 채 우리 사이에 한 치의 틈도 없도록 나를 제 품 안으로 한 인치 더 끌어당겼다.

오빠는 불과 몇 분 전에 갓 구워낸 작고 따뜻한 페이스트리를 집어 들고는, 아주 작고 완벽한 조각을 떼어냈다. 가까이 다가온 오빠가 조심스럽게 그 달콤한 간식을 내 입에 넣어주는데, 따뜻한 손가락 끝이 내 입술에 스치듯 닿았다. "난 항상 너한테만 집중하고 있어." 찬연 오빠가 마음을 녹이는 듯한 그 깊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스튜디오의 온기 속에 녹아든 낮고 은밀한 귓속말이었다. 오빠는 내 관자놀이 쪽에 부드럽고 여운이 남는 입맞춤을 남겼고, 오빠의 가슴팍에서는 행복감이 묻어나는 만족스러운 한숨이 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자, 이제 다음에 뭘 섞어야 하는지 말해줘. 이 레시피를 완벽하게 마스터할 때까지는 이 주방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게 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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