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쥬 톡
[개정판] 2-1.
식은 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 윤기.. 오빠?"
" 많이 아프냐?"
"... "
현관문을 통해 들어온 건 윤기 오빠였다. 무심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던 윤기오빠는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나에게 내민다. 이..이건 생리통 약...?
" 이거 먹으면 괜찮은 거냐."
방금 전엔 몰랐는데 .. 윤기 오빠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보인다. 이거.. 가져다 주려고 .. 뛰어온건가...?
" 고마워 . 오빠.."
" 물 가져올게."
내 고맙다는 말에 쑥스러운 건지 내 눈을 피하던 윤기 오빠는 물을 가져온다며 거실로 들어간다. 근데.. 윤기 오빠 고등학생 아닌가..? 야자는?
5. 날개가 필요해.
이제야 깨달아 버렸다. ㅅㄹㄷ가 .. 나의 날개가 다 사라져 버린것을.. 밖으로 나가야하지만 나갈 수가 없다.. 이를 어쩌지.. 절망적인 순간 카톡 알립음이 울렸다.



6. 그는 나를 보내려고 한다.


저기요... 저 안 죽어요... 보내지 마오...
7. 손에 잡히지 않아.



.
.
♡ 둔한 오빠들의 뒷 이야기♡
" 돼지야! 돼지야!"
다급하게 돼지야라는 호칭을 부르며 집 안으로 들어서는 정국의 손에는 검은 봉지가 들려있다.
" 아가 잔다."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윤기가 정국을 향해 말하자 정국이 안그래도 찜찜했다는 듯 윤기를 본다.
" 윤기 형 , 야자는?"
" ..."
" 쨌구만. "
" 너 같음 야자가 되겠냐."
" 그것도 그렇지. 돼지는 괜찮아? "
" 약 먹고 잠 들었다."
" 약 없다고 하지 않았나? 설마.."
"..."
" 윤기형이 직접..?"
정국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기를 본다. 윤기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다 말고 정국의 손에 들린 검은 봉지를 바라본다.
" 아 몰라. 생각하기 싫어. 손에 든 건 뭐냐? 먹는 거냐?"
윤기가 봉지를 들여다보려하자 정국이 화들짝 놀라며 검은 봉지를 황급히 등 뒤로 숨긴다.
" 이..이거 돼지꺼야!"
" 뭔데 ?먹는거면 나눠먹자 좀. 식으면 맛 없어."
" 그.. 먹는거 아니야."
" 아님 뭔데."
" 나... 날개..."
" 날개?"
윤기가 정국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듯 고개를 갸웃대자 정국이 기어들어거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 날개달린 그런거...."
"...."
정국의 말에 윤기가 입을 벌린채 말을 잃었다.
"...."
"...."
그렇게 두 남자 사이에 기나긴 침묵이 이어졌다.
.
.
' 딸랑 -' 하는 종소리와 함께 윤기가 약국 문을 열고 황급히 약국 안으로 들어선다. 얼마나 달려온건지 고르지 못한 숨소리를 채 달리기도 전에 윤기가 뭐라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떼다가 다시 앙 다문다. 도무지 어떻게 말해야 ㅇㅇ이에게 필요한 약을 살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 뭐가 필요하셔서 오셨나요?"
" 아.. 저.. 그.."
윤기가 급속도로 말라가는 입술에 마른 침을 삼킨다. 말을 잘하는 거라면 어디가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윤기인데 지금 이 순간은 뭐라고 말해야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 이름을 모르시면 병명을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찾아드릴게요."
하필이면 약사도 여자 . 남자여도 민망한건 마찬가지 였을라나..
" 어.. 그 .. 배 아프고 막.. 어지럽고.. 땀나고 .."
" 소화제 필요하신건가요?"
" 아니 , 체한게 아니구... "
웅얼웅얼 옹알이처럼 중얼거리던 윤기가 주먹을 꽉 쥐고 비장한 얼굴로 약사를 본다.
" 그날..이요. 그날.."
"..네?"
" 여자들.. 그날에 먹는약..."
"아... 생리통 약 말씀하신거구나."
약사의 입에서 직접적인 병명이 나오자 윤기의 새하얀 얼굴이 급속도로 빨개진다.
" 여자친구 가져다 주시려고 그러시나 보네."
약사가 비닐봉투에 약을 넣어주자 그걸 황급히 가방에 집어넣는 윤기. 그리고는 쏜살 같이 약국을 빠져나오는 윤기였다.
.
.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 근처 편의점으로 달리는 정국. 마음은 급한데 여성용품 코너 주변으로 가려니 영 발걸음이 무겁다. 알바생은 정국 또래의 여자아이였는데 정국의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흘깃 흘깃 정국을 훔쳐보고 있었다. 정국은 계속해서 여성용품 코너를 맴돌다가 이 시간에도 아파하고 있을 ㅇㅇ이를 떠올린다. 그래. 내가 돼지를 위해서 이것도 못하겠냐 .
척.척.척.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여성용품코너 앞에 섰다. 근데 종류가 너무 많다. 뭘 사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가장 큰 걸 잡아서 계산대 위에 턱하니 올렸다. 알바생은 계산대 위에 올라온 특대형 날개에 당황스러운 듯 바코드를 찍는다.
" 우리 돼지가 아파서... 사는..하.."
당황스러움에 변명하듯 내뱉은 말이 알바생의 표정을 더 이상하게 만들었다. 이젠 제법 해탈한 얼굴의 정국의 모습에 알바생이 주섬주섬 검은 봉지를 꺼내 생리대를 담아준다.
어쩔 줄 모르는 귀여운 정국이에 대한 알바생의 작은 배려였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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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오빠들의 뒷이야기.
아니쥬 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