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m 3_Jang Ma-eum, seorang yatim piatu dengan keluarga berjumlah 13 orang

#30_첫사랑 하는 소녀

“장마음 님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말에 순식간에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손에 땀이 배고 표정은 굳었다. 표정 관리는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엄청 긴장 돼. 지수 오빠랑 같이 올 걸 그랬나.”

“내가 뭐랬어. 엄청 무서울 거라고 그랬지?
고통도 장난 아니야! 근데 왜 하필 슈아 오빠냐?”

“불안한 거 잘 잠재워줘. 그 예쁜 미성으로”

정연이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퍽이나 설득되네”

“네 말은 퍽이나 위로되거든!”
photo

정연이를 한 대 퍽 치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머리를 똥머리로 올려 묶고 귀불에 약을 발랐다.

뒤늦게 들어온 정연이는 나의 담담함에 혀를 내둘렀다.

“언제는 무섭다면서.”

“네가 제일로 무섭다. 입 좀 다물고 있어, 자식아.”

“야, 그럼 나 나가있을까.”

“사실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너 진짜 현실 친구다, 야.”

“좋은 의미라고 받아들이겠으”

정연이는 나보다 더 긴장해서 내 손을 꽉 잡아주었다. 본인 귀 뚫을 때가 생각난 모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하실 귀걸이 주세요~”

정연이가 골라준 귀걸이를 의사 선생님께 내밀었다. 귀 뚫을 때 쓰는 귀걸이는 귀에서 내려온 것 없는 미니 귀걸이었다. 무늬도 그리 화려하지 않은 체리 모양의 귀걸이였다.

“셋 세고 뚫을게요”

“네”

엄청 쿨하게 대답했다. 겁은 안 났는데, 이렇게까지 긴장도 안 할 줄도 몰랐다. 보통 정연이처럼 많이 긴장하고 무서워했으니 적어도 나도 조금은 굳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담담할 수가 있나 싶었다.

“하나, 둘, 셋.”

‘총’이라고 하는 기구로 귀를 뚫었고, 아프다면서 그렇게 아픈 것도 아니었다. 그냥 참을 수 있을 정도.

“에이, 윤정연. 괜히 겁주고 난리냐.”

“우와, 마음 씨. 엄청 잘 참으시네요?”

“그러네요. 엄청 아플 줄 알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는 피식 웃으시고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다. 정연이 말대로 한달 동안은 귀걸이를 빼지 말고 오늘 하루는 샤워를 자제하라고 했다. 다행히 겨울이라 하루 정도는 가능할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photo

진료실을 나와 가격을 치룬 채 밖으로 나왔다.

“하, 겨울 향기 되게 좋지 않냐.”

“너라는 존재는 정말…”

정연이는 나를 한 대 치려다 말았다.

“너 왜 그러냐.”

“너 때리면 승철이 오빠가
가만히 안 있을 거 같아서…”

“웬 승철이 오빠…?
야, 너 승철이 오빠 좋아하냐?”

정연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벙쪄있었다. 빨리 아니라고 부정했으면 됐을 텐데 그러지도 못한 걸 보니 많이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연예인이 아니라 남자로.

“에휴, 너 진짜 주책이다.”

“야아, 승철이 오빠 멋있잖아…”

첫사랑하는 소녀가 따로 없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아직 승철이 오빠가 정연이를 여자로 볼 것 같지는 않았지만 정연이가 성인 되면, 충분히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완성되지 않은 미모도 수많은 남자들을 울릴 만했으니까.

성인 돼서 제대로 꾸미고 작정하고 꼬시면 안 넘어오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겠다.

“누가 안 멋있대.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그러지.”

“너 승철이 오빠랑 같이 살아서 그런 거 아니야?”

“약간 친오빠 느낌 나.
근데, 너 같은 애랑 되게 잘 어울릴 것 같긴 해.”

내 말에 정연이는 말만이라도 신나는지 텐션이 잔뜩 높아져서 나를 퍽퍽 때리며 음역을 높였다.

“왜? 왜 잘 어울리는데?”

“이거 진지하게 말 안 해주면 너 나 죽일 거지.”
photo

“수능 만점 재수 없는 죄에다가 플러스해서 죽여야지”

“그렇게 무서운 대사를 웃으면서 하면
진짜 무섭거든요”

정연이는 애써 웃어보였다. 더 무섭네, 윤정연. 누가 윤전사 여동생 아니랄까봐.

“승철이 오빠가 쌍꺼풀이 되게 짙은 눈이잖냐.
게다가 분위기가 되게 혼혈? 느낌 나잖아.”

“맞아. 혼혈 느낌 있어. 눈도 크고 피부도 하얘가지고”

“근데 너는 귀공녀 느낌이야.”

“올, 표현 대박인데~”

“정한이 오빠가 귀공자 느낌인데, 둘이 좀 닮았어.”

정한이 오빠의 얼굴을 되새기며 납득하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닮았단 말이지.

“2년만 기다려.
승철이 오빠, 너한테 반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라도 고맙다, 친구야.”

정연이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게 동성 친구의 매력이구나. 어떤 고민이든 아무렇지 않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게 너무 좋았다. 심지어 그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던지, 조금 민망한 고민일지라도. 승우나 승식이, 수빈이 같은 남사친에게는 한계가 있었는데.

“아, 나 찬이한테 고백 받았다?”

“와, 대박! 어떡해…! 너 받아줄거야?”

신나서 방방 뛰는 그녀를 뒤로 하고 담담히 걸었다. 그녀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다 한숨을 쉬었다.

“모르겠어.”

“왜애? 찬이 매력적이잖아!”

“매력 넘치지. 남사친 말고도 남친으로도
괜찮은 애지. 그건 나도 알아.”

그러니 수만명의 캐럿들이 생기는 거지. 그들은 외적인 모습만 보지만 나는 내적인 모습도 볼 기회가 있다.

그 말인즉슨, 그의 매력을 느낄 방법이 많다는 말. 하지만 그의 고백에 대한 내 감정은 여전히 모르겠다.

사랑을 한 번도 안 해봐서 그런 걸까. 그렇다기엔 승우를 너무 열렬히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

“근데 왜? 남들은 연애 못 해서 안달인데,
너는 왜 기회를 발로 차냐?”

“아직은 아닌 것 같았어.”

"일에 집중하고 싶어서?”

정연이는 내 마음을 어찌 이리 잘 아는지.

고백은 받았지만 그에게 상처 주고 싶지는 않은 데다가 가수 활동을 이제 막 시작했는데 갑자기 열애설 나면 어떡해야할지.

“아직은. 어떻게 될 지 나도 모르겠어.”
photo

살짝 텐션이 떨어졌다. 그런 내가 걱정되는지 정연이는 내게 어깨동무를 해왔다.

“단 거 먹으러 갈까?”

“음, 나 요즘 다이어트 중이야”

“으어, 너무 힘들겠다.”

정연이는 안타깝다는 듯 말하고는 다시 진지해졌다.

“그럼 이제 너 어떡할건데?
거절한 것도 아니면
찬이 희망고문 하는 거 아니야?”

“응… 나도 알아. 그래서 찬이한테 너무 미안한 거야.
어떡해야 찬이한테 상처를 덜 줄 지 모르겠어…”

정연이는 꼭 본인 일처럼 같이 고민해주었다. 이런 관심이 세븐틴과는 달랐지만, 역시 똑같이 좋았다.

세븐틴은 오빠가 고민해주는 거라면 친구가 고민해주는 거였으니 같은 위치에서 고민해주는 게 좋았다. 내 감정을 더 공감해주는 것 같아서.

“찬이 태도는 어떤데?”

“아무렇지 않아. 평소랑 똑같아.
따로 상처 받는 눈치도 아니야”

정연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걸어가던 나를 돌려세워 본인을 보게 했다. 그리고 내 어깨에 손을 올려 진지하게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해.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아마 찬이도 그러길 바랄거야.
세븐틴만큼 네 미래 응원하는 사람 또 없잖아.”

아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깊은 고민, 오랜만이었다. 오디션 이후 다시 침체기로 빠질 것만 같았다.

“찬이는 아마 그냥 ‘나 이래. 그냥 그렇다고’
약간 요런 느낌일거야.
그만큼 너를 배려해준 것 같은데…
네가 부담스러우면 찬이랑 안 보는 방법도 있어.”

“야! 그건 절대 안 돼! 찬이랑 어떻게 안 봐…
평생 볼 건데!”
photo

“아 그럼 나보고 뭐 어쩌라고!
답을 줘도 난리야, 얘는.
그냥 뮤지컬이나 보러 가자, 마음아.”

시계를 쳐다보니 벌써 시간이 6시였다. 뮤지컬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안 될 것 같았다. 아무래도 겨울이다 보니 해가 빨리 졌다.

해만 지면 세븐틴 연락이 미친 듯이 왔다. 어디냐는 문자, 언제 들어오냐는 카카오톡, 빨리 들어오라고 독촉하는 전화… 한 사람당 이 세트 하나씩만 해도 39통이라 차라리 빨리 들어가는 게 나았다.

“난… 오늘은 들어가봐야할 것 같아”

“아 왜애… 나 오늘 시간 빈단 말이야!
엄마도 이제 좀 놀라 그러고…”

나는 정색하며 정연이 어깨에 손을 탁 올리며 말했다. 무척이나 진지하게.

“너, 해지는 시간에 밖에 있을 때
연락 100통 이상 받아본 적 있냐?”

“50통까지는 받아봤어.
정한이 오빠랑 엄마, 아빠랑.
우리 집 약간 딸바보 같아서…”

“우리 집에 그런 사람 열셋이야.”

내가 말하자마자 정연이는 아아, 하고 탄식했고 얼른 가라며 손짓했다.

“다음에 꼭 연극 같이 보러 가자. 나 진짜 보고 싶어.”

“너 워낙 바빠져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야.
걱정 마. 너한테 가는 마음은 무한대니까.”
photo

정연이는 살짝 삐져있던 게 얼음 녹듯 스르륵 풀려버렸다.

“장마음, 말은 잘 해요…”

피시식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어떠한 말보다 웃는 것이 그녀에게 가장 좋은 대답이었다.

“아, 나 승철이 오빠 좋아한다고 절대 말하지 마라~”

“그건 두고보자고~”

사실 말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괜히 장난을 쳤다. 정연이는 세븐틴 숙소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나를 미친 듯이 쫓아왔다.

“야! 장마음! 말하면 너 죽어, 진짜!”

느낌표가 3개라니. 많이도 간절한 모양이었다. 걱정 마, 친구. 네 비밀은 지켜주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