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재/ 태잔 명재현] 낯선 서울, 너와 같은 방

낯선 서울, 너와 같은 방 8화

축제까지 일주일.

학교는 온통 축제 준비로 시끌벅적했다.

명재현 역시 며칠째 과 행사 준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재현아, 오늘도 늦어?"

태산이 책상 앞에서 노트북을 보며 물었다.

스토리 핀 이미지

"응. 아마."

"몇 시에 와."

"모르겠는데?"

태산의 손이 잠시 멈췄다.

"또 늦게?"

"왜?"

"아니."

명재현은 가방을 메다가 태산을 바라봤다.

"기다리려고?"

"...누가."

"너."

"안 기다려."

"그럼 다행이네."

명재현이 웃으며 문을 열었다.

"나 갔다 올게."

"응."

문이 닫혔다.

태산은 한동안 닫힌 문을 바라봤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기다리긴 뭘 기다려.'

그런데도 시계를 확인했다.

밤 10시.

명재현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재현: 태산아 아직 안 자?

태산은 바로 답장을 쓰다가 멈췄다.

태산: 안 자.

잠시 후 답장이 왔다.

재현: 나 오늘 늦을 것 같아ㅠㅠ
재현: 먼저 자!

태산은 화면을 바라봤다.

'또 늦네.'

괜히 기분이 묘했다.

그러다 얼마 전 명재현이 술에 취해 돌아왔던 날이 떠올랐다.

늦은 시간.

연락도 없이 들어오지 않던 명재현.

그날 밤 자신이 얼마나 신경 썼는지도 기억났다.

태산은 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태산: 몇 시에 와.

재현: 한 12시?

태산: 혼자 와?

잠시 답장이 없었다.

곧 메시지가 왔다.

재현: 서윤이가 데려다준대!

태산의 표정이 굳었다.

역시.

또 서윤이었다.

태산: 됐어.

재현: 뭐가?

태산은 더 답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몇 초 뒤 다시 들었다.

태산: 내가 데리러 갈게.

이번에는 답장이 바로 왔다.

재현: 진짜?

재현: 괜찮아?

태산: 주소 보내.

명재현은 한참 뒤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장소를 보냈다.

밤 11시 50분.

태산은 학교 앞에 서 있었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왔지.'

분명 귀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방에 혼자 있으니 계속 신경이 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명재현이 건물에서 나왔다.

"태산아!"

명재현은 반갑게 뛰어왔다.

"진짜 왔네."

"그러게."

"서윤이가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알아."

스토리 핀 이미지

"근데 왜 왔어?"

태산은 잠시 그를 바라봤다.

"늦었으니까."

"그게 이유야?"

"...응."

명재현은 웃었다.

"나 걱정했구나."

"아니."

"또 아니래."

명재현은 태산 옆에 자연스럽게 붙어 걸었다.

"근데 나 솔직히 좋다."

"뭐가."

"네가 데리러 와준 거."

태산은 대답하지 않았다.

명재현이 옆에서 계속 웃었다.

"우리 룸메이트 맞지?"

"응."

"그럼 앞으로 늦으면 데리러 와."

"싫어."

"왜!"

"한 번이면 됐어."

"치사해."

태산은 피식 웃었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명재현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태산아."

"왜."

"우리 약속 하나 하자."

"무슨 약속."

"늦게 들어오면 서로 연락하기."

태산이 그를 바라봤다.

"왜?"

"지난번에 내가 연락 못 해서 네가 걱정했잖아."

"안 했어."

"했잖아."

"안 했어."

"했으면서."

명재현은 웃으며 손가락을 내밀었다.

"아무튼 서로 연락하기."

태산은 손가락을 바라봤다.

"유치해."

"해."

"..."

"빨리."

태산은 결국 자신의 손가락을 내밀어 명재현의 손가락에 걸었다.

"약속."

명재현이 활짝 웃었다.

"약속."

손가락을 풀고도 이상하게 둘 사이에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태산은 괜히 손끝을 내려다봤다.

명재현도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주머니에 넣었다.

방에 돌아온 뒤.

명재현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확인했다.

"아."

"왜."

태산이 물었다.

"서윤이한테 메시지 왔어."

태산의 표정이 굳었다.

"뭐래."

"내일 축제 준비 같이 하자고."

"...그래."

명재현은 잠시 화면을 보다가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태산에게 말했다.

"내일은 조금 일찍 들어올게."

"왜."

"우리 약속했잖아."

태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주 작게 웃었다.

"그래."

그날 밤.

태산은 알았다.

자신이 원하는 건 단순히 명재현이 늦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명재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었다.

누구와 있는지도 알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연락했으면 좋겠다는 것.

아직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 마음은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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