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71화. 사랑을 지켜주는 부적


 
뒤따라 나오는 나를 보며

훈지 씨가 말했다.





"괜히 왔다...

 마음만 불안해졌어."





"왜요 훈지 씨?"





"나 만나기 전엔 김 대표님이잖아요."





"아..."


나는 피식 웃었다.





"신경 쓰지 말아요.

 저런 게 다 맞는 건 아니잖아요."





"저 아주머니 말 듣고

 대표님한테 가면 안 돼요.
 
 알았죠?"






"가면 어쩔 건데요?"


나는 짓궂게 물었다.





"그러면 난...

 정아 씨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죠."





난 훈지 씨의 대답에 눈물이 핑 돌았다.






"왜 눈에 눈물이 고여요?"


훈지 씨가 당황한 듯 물었다.





"나는 훈지 씨가 다시 뺏어 올 거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그냥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말이...

 감동이에요."





훈지 씨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가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서 한 말이에요.

 뚝!!"





나는 그의 손을 더 꽉 잡았다.





"훈지 씨. 우리 외식하고 들어가요.

 미겔은 다른 친구랑 저녁 먹으러 갔어요."





"다른 친구?

 한국에서 친구를 사귀었대요?"





"네. 지성 씨랑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금방 친구가 됐나봐요."





"아~ 잘 됐네.

 그런데 나는 미겔에게 참 고마워."





"왜요?"





"미겔 덕분에 정아 씨랑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좋아요.

 한 집에서 살고."





나는 잠시 훈지 씨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




잠깐 망설이다가 웃었다.


"그냥 한 집에서 같이 살까요?"






훈지 씨가 걸음을 멈추고

내 쪽을 바라봤다.





"농담 농담. 뭘 그렇게 놀라요?"





"에이... 난 진심으로 말한 건 줄 알고..."





"진심이면 그게 되는 일이에요?

 다른 나라면 몰라도."





훈지 씨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다시 스페인으로 가고 싶다."





"훈지 씨는 다 버리고 나랑 같이

 스페인으로 가서 살자고 하면

 그럴 수 있어요?"





"일도 가족도 다 버리구요?"





"네. 나랑만 다른 나라 가서 살자고 하면

 그럴 수 있겠어요?"






"그건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

 생각을 좀 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음... 그렇죠."


잠시 침묵이 흘렀다.





훈지 씨가 나를 바라봤다.






"정아 씨는요?"






'나는 할 수 있어요.'



나는 속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 부담이 될까봐

다른 대답을 했다.





"생각을 해 봐야죠..."





다음 날.


카페로 가면서 그 타로 가게 앞에 섰다.


들어갈까, 말까.


수십 번을 망설이고 있는데

가게 문이 열렸다.





"들어와요. 계속 서 있지 말고..."





"아...네..."





"나쁜 말을 듣게 될까봐

 못 들어오고 망설이고 있었던 거죠?"





"네... 맞아요.

 어제 해 주신 말씀 듣고

 마음이 좀 심란해서요."




아주머니는 내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제 데려온 사람, 유명한 배우죠?"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타로에는 반짝이는 별로 나오는데

 이상하다 싶었어요."





아주머니는 지그시 나를 바라봤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 거 같은데...

 지금도 걸림돌이 많은 거 같고."





잠시 후에 물었다.


"그 사람을 꼭 그렇게 만나야겠어요?"





"네?

 네... 다른 사람도 만나보고

 피해도 보고 했는데...

 잘 안 됐어요."





"인연이 끈질기죠?"





"네..."




"오늘 따로 오라고 한 건...

 헤어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에요.

 그 총각이 들으면 기분 나쁠까 봐

 따로 오라고 했어요."





"헤어지라구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이야기해줘도

 아가씨는 그럴 생각이 아닌 것 같아서요.

 사실 어제 괜히 오라고 했다고 후회했어요."





"헤어지는 게 나을 정도로

 저와 그 사람이 함께 있으면 안 좋은 건가요?"





아주머니는 잠시 망설이더가 입을 열었다.




"아가씨에게 안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그 총각이 아가씨를 사랑하니

 결국엔 그 총각에게도 안 좋은 거겠죠."



"어떻게 안 좋은 일인지 안 물어보네요?"






"어떤 일이 있다해도 헤어지지 않을 건데

 굳이 알고 싶지 않아서요."




아주머니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아가씨...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둘의 사랑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타로 부적을 줄게요."





"타로도 부적이 있어요?"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거죠."






"얼마인가요?"






"아니에요.

 이미 아가씨 대답을 알고 있는데도

 오늘 따로 오라고 한 건

 내가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이걸 항상 잘 지니고 다녀요.

 그렇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어찌 보면 부럽네요."





"감사합니다."





나는 아주머니가 주신 타로 부적을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다.


photo

"저... 일 그만 둬야 하나요?" <72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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