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 M
— 윤여주. 윤여주!!
윤여주
— 하암··· 왜 그래, 엄마. 자는 사람 깨우고 난리야. 주말인데 잠 좀 자자.
여주 M
— 너 과외 그만둔다고 했어?
윤여주
— ㅇ, 어?
여주 M
— 엄마랑 상의도 없이 누구 맘대로 끊어. 다시 연락할
테니까 계속해.
윤여주
— 엄마! 안 돼.
여주 M
— 왜 안 돼. 너 과외해서 그나마 성적 올랐는데 다시 밑바닥 가려고 환장했지.
윤여주
— 글쎄, 안 된다니까?!
여주 M
— 그니까 왜 안 되냐고. 이유라도 들어보자.
윤여주
— 하··· 있어.
여주 M
— 뭐가 있어. 내가 연락할 테니까 그런 줄 알아.
윤여주
— 아니 엄마!!
여주 M
— 뭐.
윤여주
— 기다려. 화장실 갔다 와서 얘기해.
나는 화장실이 급해 우선 화장실로 먼저 들어갔다. 볼
일을 다 보고 문을 열고 나왔는데 엄마가 통화하고 있
었다. 분명 지민 쌤일 거다. 진짜 엄마 고집도 아무도 못
말린다니까.
윤여주
— 아 엄마!!!
나는 빨리 달려가서 엄마의 핸드폰을 뺏어 끊었다. 예상대로 지민 쌤이 맞았다.
여주 M
— 윤여주, 너 버릇없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윤여주
— 그니까 하지 말라고 했잖아.
여주 M
— 이게 정신을 못 차리지!
윤여주
— 아 몰라!!
여주 N
야! 윤여주! 야 이 계집애야!!
난 방에 들어가 모자를 푹 눌러 쓰고는 엄마 말도 무시
하고 집을 나와 근처 편의점 안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배고파서 간단하게 라면하고 김밥을 먹으려고 계산을
하려던 참에,
윤여주
— 아, 내 돈.
‘띠링~‘
돈을 안 들고 왔다. 생얼이라 모자만 푹 눌러쓰고 돈은
미처 챙겨 나오지 못했다. 계산은 뒤로하고 다시 가져
다 놓으려고 했다.
윤여주
— 죄송해요, 다음에 살···,

박지민
— 이거까지 같이 계산해 주세요.
윤여주
— 네? 괜찮은··· 쌤?!
다시 놓으려고 가려던 참에 쌤은 또 어디서 왔는지 딸
기우유를 내려놓더니 같이 계산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쌤만 뚫어져라 넋 놓고 보고 있을 뿐이었다.
박지민
— 라면 물 붓고 와.
먼저 자리를 잡는 지민 쌤에 난 허겁지겁 라면과 김밥을 들고 쌤에게 달려갔다.
윤여주
— 왜··· 여기 있어요?
박지민
— 길 가다 보여서?
윤여주
—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그리고··· 왜 아무렇지도 않아요?
박지민
— 너 신경 쓰여서 편하게 집에 갈 수가 없었어. 그리고
내가 아무렇지 않게 해야 너도 괜찮을 거 같아서.
그때 쌤 핸드폰 전화벨이 울렸다. 또 슬쩍 보니 우리 엄
마에게서 온 전화였다. 난 갑자기 다급해졌다. 엄마는
왜 또 쌤한테 전화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윤여주
— 쌤! 받지 말아요. 제발···!
박지민
— 왜?
윤여주
— 아 그냥 받지,
박지민
— 여보세요. 네, 어머님.
윤여주
— 하···.
박지민
— 안 그래도 여주 저랑 있어요. 요 앞 편의점에서 만나서 같이 있어요.
— 네, 아··· 과외요?
과외라는 말이 나오자 난 손으로 엑스자를 만들고는 고
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민 쌤이 나를 빤히 보면서
엄마랑 통화를 이어갔다.
박지민
— 여주가 앞에서 엄청 하기 싫어하는데 얘기해 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네, 들어가세요.
윤여주
— 휴··· 싫어한다는 얘기는 왜 해요.
엄마와의 통화가 종료되자 그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나를 지민 쌤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윤여주
— 왜요.
박지민
— 나랑 과외를 그렇게도 하기 싫어?
윤여주
— 아니··· 그냥 어색하잖아요. 쌤도 불편할 거고.
박지민
— 음··· 여주 너만 괜찮다면 난 다시 여주 가르칠 마음 있는데.
윤여주
— ···라면 먹으면서 생각해 볼게요.
그러고는 나는 라면에 물을 부으러 갔다. 그런데 뒤에
서 계속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지민 쌤이 턱을 괴고 나를 뚫어져라 계속 쳐다보고 있
었다. 나는 다시 몸을 돌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을
마저 붓고 자리로 왔다.
윤여주
— 왜 계속 쳐다봐요.
박지민
— 그냥.
윤여주
— 쌤은 딸기 우유 하나로 괜찮겠어요?
박지민
— 아, 이거 네 건데?
윤여주
— 네?
박지민
— 너 주려고 산 거라고.
윤여주
— ···쌤은 아무것도 안 드시는데 왜 오신 거예요?
박지민
— 아까도 말했잖아. 신경 쓰여서 있다가 너 보여서 온
거라고.
윤여주
— ···제가 사드릴게요. 아, 나 돈 없지···.
박지민
— 괜찮으니까 많이 먹어.
윤여주
— 하여간 다정하다니까···. 그런데 쌤이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체할 거 같은데.
박지민
— 그럼 안 볼게.
쌤은 딸기 우유를 까서 빨대를 꽂아준 다음, 정말 나를
보지 않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그런 쌤을 보고 난
쌤에게 말을 걸었다.
윤여주
— 저 이제 괜찮으니까 들어가세요.
박지민
— 다 먹는 거 보고 갈게. 이게 내 마음이 편해. 나 때문에 힘들었을 거 아니까.
윤여주
— 잘 알면서. 좋아하는 사람을 잊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쌤이 계속 다정하면 나 더 못 잊어요.
박지민
— 그럼 잊지 마. 내 얼굴 계속 보면서 잊지 말라고. 좋아하는 거 말리지 않을 테니까 여주 하고 싶은 대로 해.
윤여주
— 그게 뭐예요···. 그러다가 여자 친구한테 다 들키겠네.
박지민
— 그럼··· 그냥 혼나고 말지.
윤여주
— 굳이요···? 그냥 나 안 보면 되는 거잖아요.
박지민
— 나도 너 맘을 아니까. 나도 예전에 너랑 상황이 비슷했거든. 나도 아니까. 나만큼은 무시하고 싶지 않았어.
윤여주
— 쌤 진짜 나 힘들게 하네···.

박지민
— 그렇다고 내가 너 좋아한다는 건 아니다.
윤여주
— 알거든요. 그렇게 한 번 더 죽여야겠어요?
박지민
—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미안.
윤여주
— 괜찮아요. 혼자 짝사랑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쌤을
계속 볼 수 있다면 뭐 좋아요, 저는. 찬성!
박지민
— 그래? 다행이네. 그런데 내가 왜 좋아?
윤여주
— 잘생기고 다정하고 공부 잘하고 뭐··· 끝났죠?
박지민
—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들으니까 쑥스럽네.
윤여주
— 쌤···.

박지민
— 장난ㅋㅋㅋ
그렇게 쌤과 웃고 떠들며 밥을 다 먹고 편의점을 나왔다. 쌤과 있으면 시간이 너무 금방간다. 한 것도 별로 없는 거 같은데···.
박지민
— 집 조심히 잘 들어가고. 그럼 과외 때 보자.
윤여주
— 쌤!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나 한 번만 안아주면
안 돼요?
박지민
— 그래, 뭐. 이 정도도 못 해줄까. 이리 와.
윤여주
— 쌤, 고마워요.
박지민
— 여주야, 새해 되고 여주 성인 되면 할 말이 있어. 그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겠어?
윤여주
— 네? 뭔데요? 혹시 쌤 그만 둬요? 네?!
박지민
— 알고 싶으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하기.
윤여주
— 아··· 뭐야. 뭔데요···. 슬픈 건 아니죠? 그렇죠?

박지민
— 조심히 들어가.
쌤은 나에게 조심히 들어가라며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갔다. 쌤이 갑자기 저러니까 좋은 건 아닌 게 분명해 보
였다. 그래서 나한테 저렇게 다정했던 건가 싶었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윤여주
— 쌤도 조심히 들어가요!
나는 쌤이 더 멀어지기 전에 쌤을 향해 소리쳤고 쌤은
들었는지 멀리서 나를 보고는 손을 크게 흔들어줬다.
윤여주
— 뭘까, 진짜. 궁금하네···.
***
3편은 비하인드로 조금 분량이 짧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