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anan Jepang

05

허 월

네가 설희라는 아이냐?

윤설희

예, 세자빈마마.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허 월

그래, 앞으로 더 친해지자꾸나. 좋은 벗이 되면 좋겠다

윤설희

저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마마

허 월

그런데 너는 삼간택 때 떨어진 아이가 아니더냐? 어찌 지냈느냐.

그 얘기가 나오자 설희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자신이 사모하는 남자를 빼앗가버린 이 여인이 너무 싫었다.

윤설희

그저 평범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를 바는 딱히 없는 것 같사옵니다.

허 월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네 취미는 무엇이냐?

윤설희

소녀 자수를 놓거나 가야금 연주를 하는 것을 즐깁니다. 세자빈 마마는 무얼 좋아하십니까?

허 월

흠....나는 서책 읽는것 외엔 할줄 아는 것이 많이 없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도록 하여라.

그 때 태형이 월의 처소에 발을 들였다.

허 월

세자 저하!

월이 놀란 목소리로 말하자 설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를 돌아보았다.

허 월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김태형

세자가 세자빈을 찾아오는데 굳이 용건이 있어야 하는 것이오?

태형은 월을 보며 웃었다.

설희는 그의 미소를 보고 숨을 쉬는 법조차 잊은 것같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내는 처음입니다..'

설희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자 태형이 그녀를 싸늘하게 내려다보았다.

김태형

이 아이가 세자빈의 말동무요?

윤설희

예, 소녀 윤설희라 하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김태형

내가 너에게 물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안 그러느냐?

생각보다 냉담한 태형의 반응에 설희는 당황했다.

윤설희

예..? 송구하옵니다.

김태형

그래, 앞으로는 조금 더 조심하도록 하여라.

설희는 고개를 숙이고 이를 갈았다.

'내 반드시 이 남자를 내 것으로 만드리라.'

허 월

저하, 지금 수업을 받고 계실 시간 아니십니까? 설마 수업을 빼먹으신 건 아니겠지요.

김태형

절대 아니오! 잠시 쉬는 시간이 생겨 온 것 뿐이오. 지금 가려던 참이었는데...

허 월

풉!

김태형

놀리니 재밌으시오?

허 월

어젯밤 일을 되돌려드린 것뿐입니다.

김태형

그땐 농이었잖소, 농!

허 월

저 또한 농이었나이다, 저하.

태형은 한마디도 밀리지 않는 월이 얄미웠다.

김태형

쳇! 어찌 이리 융통성이 없단 말이오...

허 월

삐치셨습니까?

김태형

아니오! 즐거운 시간 보내시오.

허 월

예, 저하.

태형은 투덜거리며 등을 돌려 나갔다.

월을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설희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제 국혼을 하고 서로 알게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둘 사이에 흐르는 이 기류는 무엇일까.

그녀는 괜한 질투심이 일었다.

윤설희

세자빈마마

허 월

무엇이냐.

윤설희

그 사실을 아십니까.

허 월

무얼 말하는 게냐?

윤설희

태양과 달은 절대 만날 수 없사옵니다. 태양 때문에 달은 사라지고, 밤이되어 달이 태양을 만나러 오면 태양은 이미 사라지고 없지요.

허 월

.......

설희는 속으로 비웃었다. '훗! 네년의 그 잘난 입으로 한번 반론해보거라. 그 자리는 나의 것이야!'

허 월

경솔한 말이구나. 어찌 이리도 모른단 말이냐?

윤설희

...예?

허 월

누가 달과 태양이 만날 수 없다 하였느냐? 둘이 만날 때도 있는 법이거늘.

윤설희

..그 때가.. 언제이옵니까?

허 월

일식이다.

월의 대답에 설희는 말을 잊지 못했다.

허 월

달의 그림자에 태양이 가려져 둘이 하나가 되는 일식! 그것이 둘이 만나는 때이다.

허 월

누가 없다 하였느냐. 그런 경솔한 말을 한 자가 대체 누구더냐?

윤설희

....누구도 아닙니다. 제 스스로의 생각이었습니다.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송구하옵니다.

설희는 두 주먹에 힘을 꽉 주었다. 언젠가는 이 치욕을 다 갚아주리라 다짐하면서.

허 월

알면 되었다. 나는 밖에 나가 바람을 좀 쐴테니, 너도 이만 가보거라.

윤설희

예, 이만 ... 물러가겠사옵니다.

월의 처소에서 나오자 앞에 태형이 서있었다.

윤설희

...!! 세자저하...

김태형

앞으로 한번만 더 그런 식으로 입을 놀리면 네년의 목숨이 끊어질 것이다. 알았느냐.

싸늘한 목소리에 살기가 더해져 더욱 오싹했다.

윤설희

예..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저하.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빌고 있던 그때 뒤에서 월이 문을 열고 나왔다.

태형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김태형

어딜 가는 것이오?

허 월

잠시 답답하여 바람을 쐬러 갈까 하옵니다.

김태형

내가 같이 가도 되겠소?

허 월

물론입니다 저하.

김태형

갑시다, 해 떨어지기 전에.

설희를 보던 눈과는 전혀 달랐다.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설희는 다정한 두 사람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윤설희

중전마마, 소녀를 좀 도와주시면 아니되겠습니까? 소녀, 간청드리옵니다.

윤희연

무슨 일이냐?

윤설희

월과 저하의 사이가 심상치 않사옵니다.

윤희연

그럴리가! 세자저하는 한 여인의 지아비가 되는 것을 질색했던 분이다. 그 년을 좋아해서 간택하신게 아니란 말이다.

윤설희

예,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오나, 오늘 두 사람을 보며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사옵니다.

윤희연

뭐라??!!!

윤설희

마마, 소녀 혼자만으로는 역부족일 듯 싶습니다. 마마와 할아버님께서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윤희연

내 아버님께 말씀드린 후 너를 다시 부르겠다. 그때까지는 계속 힘 닿는데까지 해보거라.

윤설희

예, 알겠사옵니다 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