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a obsesif
Pria Obsesif: 44


눈이 떠져 일어났는데 민현오빠는 커녕, 김재환도 없었다.

김 여주
"어디 나갔나.."

김 여주
- "여보세요, 오빠?"


황 민현
- "응, 여주야."

김 여주
- "어디갔어? 집에 둘 다 없네."


황 민현
- "너 많이 피곤한 것 같길래 우리끼리 회사왔어. 오늘은 그냥 쉬어."

김 여주
- "으응, 알았어. 그럼 이따 봐-"


황 민현
- "참, 오늘 밀린게 많아서 꽤 늦을 것 같은데 집에 가있을래?"

김 여주
- "알았어, 내일 회사에서 봐."


황 민현
- "응~."

"뚝-", 전화를 끊고 민현오빠의 말대로 우선 집을 나갔다.

김 여주
"학원가는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이제 뭐하지."


이 대휘
"나랑 오랜만에 놀아주면 되겠네."

김 여주
"헤엑, 깜짝아..-"


이 대휘
"푸흐.. 뭘 그렇게 놀라요, 귀엽게."

김 여주
"대휘, 네가 어쩐 일이야?"


이 대휘
"할 거 없어서 나왔는데 마침 예쁜 누나가 서있던데요."

김 여주
"아하하, 뭐래..-"


이 대휘
"누나 얼굴보기 너무 어렵네. 맨날 남친이랑 노니까 재미있어요?"

김 여주
"..하하."


라이 관린
"이대휘, 뭐하냐? 아, 옆엔.. 오랜만이네요."

김 여주
"아.. 으응."


이 대휘
"뭐야, 왜 여기있어?"


라이 관린
"심심하다고 놀아달라며."


이 대휘
"아니야, 그냥 가봐. 여주누나랑 놀래-"


라이 관린
"..남자친구있는 여자한테 그러는 거 아니다, 이대휘."

그 말에 정적이 흐르는 것도 잠시, 이대휘는 내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시무룩해졌다.

김 여주
"..아니야, 괜찮아."


라이 관린
"그 형이 되게 싫어하던데."

김 여주
"..으응?"



라이 관린
"그 형은, 누나랑 다른 남자랑 노는 거 싫어하잖아요. 그리고 내가 이대휘 헷갈리게 하지 말라고 부탁도 했는데, 갖고 놀려고 작정했어요?"


이 대휘
"야, 그런 말을 왜 해? 누나, 신경쓰지 마요. 난 누나가 나 외면하는 것보다 이래주는게 더 좋아요."


라이 관린
"너 진짜.. 하아, 나 가볼게. 앞으로 나 불러낼 생각하지 마, 이대휘."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뒤돌아 다른 곳으로 향하는 라이관린이다. 그에 이대휘도 많이 당황한 듯 말이 없어졌다.


이 대휘
"..."

이렇게 된 거, 이대휘에게 내 마음을 확실히 말해야겠다며 이대휘를 데리고 내 집으로 향했다.


어느덧 집에 도착해, 방에 들어오고서야 이대휘를 보며 말했다.

김 여주
"대휘야."


이 대휘
"..네?"

김 여주
"너도 알겠지만, 확실하게 말할게. 나 너 안 좋아해, 좀 있으면 남자친구랑 결혼도 할 예정이고."

이대휘도 이미 알고는 있었겠지만 그래도 직접 들으니 슬픈 건지, 눈물이 고여갔다.

이내, 고였던 눈물이 뚝- 뚝- 떨어졌다.

김 여주
"대휘 너 좋은 애인 거 알고, 너처럼 나 좋아해주는 사람 별로 없을 거란 거 나도 아는데,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 이미 난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이 대휘
"읍흑, 누나가 너무 좋아서.. 누나가 자꾸 보고 싶고,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어떡해요? 흐윽-"

김 여주
"..미안해."

이대휘가 서럽게 30분 정도를 울다, 애써 웃으며 내게 말했다.


이 대휘
"누나, 나 성인되면 소원들어준다고 그랬었잖아요."

김 여주
"으응."


이 대휘
"그거, 내 눈에 띄지 않는 걸로 해줘요."

순간 마음이 아파왔다. 아무리 저를 안 좋아해도, 이렇게 슬픈 표정으로 말하니 나까지 너무 슬픈 걸.

김 여주
"..대휘야-"


이 대휘
"나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건 너무 슬플 거 같아요. 그러니까 차라리 애초에 내 눈에 띄지 말아줘요."

김 여주
"나도 그러고는 싶지만, 그런다고 가까운데에 사는 우리가 아예 안 보고 살지도 못할 거야. 차라리, 인사하는 정도로만 지낼까?"

솔직히 많이 조심스러워졌다. 이대휘의 마음이 상하진 않을까, 내가 저를 갖고 노는 걸로 보이진 않을까 많이 고민하면서 말했다.


이 대휘
"..알았어요."

김 여주
"응, 그러니까 울지 말고."



이 대휘
"응, 오늘은 이만 가볼게. 다음에 봐요, 누나."

김 여주
"..잘 가."

애써 웃는 이대휘를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나까짓 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슬퍼하는게, 속상해 미칠 것 같으니까.

김 여주
"..아, 학원갈 시간이네."

우울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학원으로 향했다.


교실로 들어와보니, 저번처럼 교실에는 또 하성운씨만 있었다.


하 성운
"여주씨 오셨네요. 다른 학생들은 아직 안 왔어요!"

김 여주
"아.. 네, 그렇군요."


하 성운
"아, 근데 여긴 학생들만 다녀서 좀 불편하실 수도 있는데 괜찮겠어요?"

김 여주
"아.. 네."


하 성운
"으음, 여주씨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요?"

김 여주
"아.. 아니요."

다를 때엔 키가 별로 안 커보였던 하성운씨가 키를 낮추어 나와 눈을 마주치니 키가 꽤나 크다는 것을 느꼈다.


하 성운
"힘든 거 있으면서 나한테 꽁꽁 숨길 거에요? 여주씨, 지금은 나한테 학생인데 말해주면 안 돼요?"

김 여주
"..사실-"




하 성운
"많이 속상했겠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건 안 바뀌니까 그만 속상해해요."

있었던 얘길 해주니, 내 기분이 나아지도록 위로를 해주는 하성운씨다. 처음엔 말하기 조금 꺼려졌지만, 이리 위로받으니 말하길 잘 했단 생각이 든다.

김 여주
"네, 이젠 괜찮아요."


하 성운
"수업은 30분 정도 남았으니까, 나가서 카페 좀 들렀다 올래요?"

김 여주
"아.. 네, 하성운씨만 괜찮으면요."


결국 하성운씨와 같이 카페에 왔다. 내 딸기스무디와 하성운씨의 아메리카노를 시켜, 딸기스무디를 냠냠 먹고 있으니 웃으며 말하는 하성운씨다.


하 성운
"여주씨는 생긴 것처럼 애 입맛이네요."

김 여주
"네?"


하 성운
"딸기스무디요. 맛있어요? 하하-"

김 여주
"아하하.. 그런데 생긴 것처럼이요?"



하 성운
"그냥, 되게 하얗고 작잖아요."

김 여주
"욕인가요..?"


하 성운
"아니요, 칭찬이죠~."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어떤 여자가 다가오더니 하성운씨에게 말을 걸었다.


정 예린
"성운오빠?"

아마 하성운씨와 아는 사이인 듯한데, 왜인지 몰라도 하성운씨의 표정은 매우 일그러져있었다.



하 성운
"네가 뭔데 나한테 말을 걸어-"


정 예린
"..여자분, 혹시 우리 성운오빠랑 무슨 사이에요?"

김 여주
"네..?"


정 예린
"설마.. 여자친구는 아니죠?"

말하는 걸 듣다보니 전 여자친구인 듯했다. 내게 위로해주었으며 평소에도 잘 도와주는 하성운씨기에, 나도 도움을 주고 싶어 결국 여자친구라 답했다.

김 여주
"여자친구 맞는데 왜요? 그 쪽은 누구신데요."

조금 놀란 눈으로 날 쳐다 보더니, 금방 피식 웃는 하성운씨다.


정 예린
"네가 우리 성운오빠 여친이야? 당장 나 따라와."

김 여주
"왜, 여기선 못할 짓하려고?"


정 예린
"..시발. 못 생긴 년이, 어떻게 꼬리를 쳤길래 우리 성운오빠가 넘어간 거야?"

나의 멱살을 잡는 여자의 손을 쳐내고, 반대로 내가 저 여자의 멱살을 잡아 살벌하게 말했다.

김 여주
"있지, 이 언니가 네 인생 정도는 족쳐버리기도 쉬운 자리에 있거든. 그러니까 나대지 말고 꺼져."

김 여주
"네 인생 부숴버리기 직전이니까."

나의 말에, 움찔하다가도 아무렇지 않은 척 그럼 뽀뽀를 해보라는 여자다. 그에 난처해, 머리를 다 굴리기도 전에 몸이 나서버렸다.

즉, 하성운씨의 입에 그대로 내 입을 박치기했다. 뽀뽀라고 하기도 뭐할 만큼, 그저 입과 입이 닿고 떨어졌다. 그냥 입술 박치기랄까.

하지만 나와 하성운씨 둘 다 놀라고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으며, 전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저 여자도 황당한 듯 카페를 나가버렸다.

김 여주
"아아, 진짜..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라, 저도 모르게 생각없이 행동했어요. 진짜 대처하려고만 하다가.. 죄송합니다."


하 성운
"아아, 네. 저도 알고 있죠. 사장님이랑 사귀시는데 당연한 거죠."

김 여주
"네, 근데 전여친이에요?"


하 성운
"제 스토커였던 여잔데, 저 여자 때문에 여기로 이사왔었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안 마주쳤는데.. 오랜만에 기분 더럽게 마주쳤네요."


하 성운
"하여튼 도와줘서 고마워요."

김 여주
"아니에요, 성운씨도 저 위로해주셨는데 뭘요."

날 도와준 사람에게 나도 도와줬다 생각하니 꽤 기분이 좋았다. 아무튼 하성운씨는 이상한 의미없이,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고 싶은 사람으로 느껴져왔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내 마음속에선 불길한 예감이 계속해 새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