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명이 아니더라도 - 한국어 Ver.

제3章:미안하다고 하지 마

"그래서 지난번에 본 영화가 말야──"

평소처럼 밤비와 프리는 점심을 먹으며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를 나누면서도 밤비는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어제 본 영화 때문일까, 좋아하는 사람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어졌으니까.

"있잖아 프리, 오늘 밤에 같이 밥 먹으러 안 갈래?"

긴장한 걸 들키지 않으려 밤비가 슬쩍 제안하자, 프리는 활기차게

"갈래!"

하고 대답했다.

밤비의 가슴이 크게 고동쳤다. 오후 일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사소한 일로 기분이 좋아지다니, 참 단순한 남자구나 싶다.

그래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지금 분명히 달콤한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까.

업무 시간이 끝나갈 무렵, 프리의 책상 쪽에서 프리가 밤비에게 다가왔다.

"미안해 밤비, 오늘 그 사람 본가에 초대받아 버렸어.

밥은 다음에 먹어도 괜찮을까?"

밤비는 순간 굳어버렸다. 안 돼, 웃는 얼굴을 만들어야 해.

"당연하지! 결혼하기 전에 연인 가족분들한테 미움받으면 곤란하잖아."

"진짜 미안해, 다음에 내가 살게!"

프리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당연한 일이다. 프리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평생을 함께할 남편과 친구 중, 누구와의 약속을 우선해야 하는지는 명백하다.

그렇게 간단한 일인데도, 미안하다는 말을 들은 것만으로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다니, 참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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