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먼 우리의 봄

01.나만 모르는 이야기

1905년,을사늑약이 체결되었고 대한제국은 점점 일본의 손아귀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10년에 공식적으로 대한제국..아니,이 나라 조선은 나라를 빼았겼다...


그로부터 18년 뒤에 내가 태어났다.그때는 더욱 심해진 것이 일본의 편에 서냐,아니면 조국을 지키려드냐 였다.딱 두 갈래로.친일파인 사람들은 부유하게 지냈고 백성들은 핍박 받으며 생활했다.그 중 독립운동가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 상황에서 나는 아주 부유하게 자랐다.
나의 조부모님부터 흔히 말하는 친일파였기 때문이다.난 그 사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적은 당연히 없다.아주 큰 대저택에서 하인들을 부릴 수 있는 위치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자랐으니

그리고 내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보려한다.

1940년 한양


-어머니!!
여주의 엄마:쉿.손님이 와 계시단다.
-아,..네..!
여주의 엄마:그리고 너에게 말할 것이 있다.
-..?무엇입니까?
여주의 엄마:이제부터 널 학교에 보내려한다.
-학교..말씀이십니까?
여주의 엄마:그래.네 아버지와 상의한 것이야.앞으로 일본 아이들과 학교를 다니게 될터이니 누구보다 넌 뛰어난 조선..아니 일본 제국의 신민으로써 당당히 행동하거라
-네..!

처음으로 학교에 가던 그날,난 어머니께서 주신 고운 기모노를 입고 갔다.늘 한복만 입던 나에겐 좀 불편했지만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보여 그저 기분만 좋았다.그 여학생을 보기 전까진..

???:.....
-ㅇ,안녕..!한복입은거 보니 조선인인 것 같은ㄷ..
???:말 걸지 마.(싸늘)
-아,응...
???:너 친일파 자녀구나?
-응?친,일파..?그게 뭔ㄷ
???:됬어.

그 아이에 대해 궁금해져서 더 물어보려던 찰나,다른 여학생들이 나에게 다가와 상냥한 말투로 다른 곳을 가자 했다.내가 거절하자 더러운 조선인이랑 같이 있고 싶냐며 나를 자극했다.

반 아이들:야마모토 후미코!우리 다른 곳 가자!
-응..?아 잠시만,나 이야기 하고 있었어서..ㅎ
반 아이들:아ㅋ,그 더러운 조선인이랑 이야기를?맞다~너도 조선인이지?까먹을 뻔
-아니 말을 왜 그렇게 해
반 아이들:너도 저딴 애랑 동급 취급 당하고 싶은거 아니면 생각 잘 해 봐~쟤랑 같이 있고 싶어?
-..걘 누구지..차림새를 보아하니..이 학교에 다닐 만한 아이는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어머니의 당부대로 그들을 따라갔다.

내가 다녔던 학교는 꽤 규모가 있는 학교였고 대부분 일본인 자녀나 친일파의 자녀들이 통학했다.물론 조선인도 많았지만 보통 반이 분리되어 있었다.그런데 저 애는 진짜 뭐지..?

그렇게 나도 어느덧 기모노를 입고 일본식으로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졌고 그게 편했다.가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받기도 했지만 대부분 나에게 잘 해주는 듯 했다.그래서 왠만큼 잘 지내고 있었는데..

???:야,
-ㅇ,응..?
???:넌 니 행동이 맞다 생각해?
-갑자기 와선 그게 뭔 소리야
???:아냐ㅋ앞으로도 쭉 그렇게 살아서 역사에 조국의 배반자라 남길 바랄게

내가 이 학교에 오던 첫날부터 걸리던 그 녀석이 갑자기 와선 나에게 저주만 퍼붓고 갔다.다음날 보면 혼쭐이라도 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이 되어도,그 다음날이 되어도..그 아이는 오지 않았다.아무도 그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이의 행방을 물으면 호되게 혼났다.

-선생님께 여쭤봐도 모른척 하시네..기다리면 오려나..?

그리고 그 아이의 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다.역사에 조국의 배반자로 남는다라..난 도대체 그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한건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그 아이 이름도 모르네..다음에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그래서 조국의 배반자..?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거지?오라버니께 여쭤볼까..

(집)

-오라버니!!
여주의 오빠:어,후미코!
-여쭤볼게 있어서요
여주의 오빠:뭔데?
-저희 반에 한 여학생이 저보고 조국의 배반자래요
여주의 오빠:그래서?신경 쓰지 마ㅎ
-..아니..그냥요..왜 저보고 그렇게 말한건가 해서..근데 제 이름은 김여주인데 왜 다들 후미코라 불러요?
여주의 오빠:여주야.들어가서 좀 쉬렴.나도 외출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다.
-아..네..

믿었던 오라버니 마저도 알려주지 않았다.친일파라니,우리집이?나만 모르는 이야기라도 있는건가?아니야..그럴리가,내가 이 집 딸인데 모를리가 없잖아..
그래,오라버니 말대로 신경 쓰지 말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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