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제 아내가 되어주세요.

EP.10

비가 내리던 그날 이후.

성호와 여주 사이에는 아주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식사 시간에도 필요한 말만 주고받았다면, 이제는 짧은 안부 정도는 자연스럽게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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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식탁.

성호는 신문을 읽고 있었고, 여주는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여주 "...대표님."

성호 "네."

여주 "오늘 늦어요?"

성호 "회의가 조금 길어질 것 같습니다."

여주 "...그럼 저녁은요?"

성호는 신문에서 눈을 떼며 대답했다.

성호 "밖에서 해결하겠습니다."

여주 "그럼 저도 안 기다릴게요."

성호 "...지금까지는 기다리셨습니까?"

여주는 멈칫했다.

여주 "아... 아니요."

"..."

"그냥 같이 먹으면 더 맛있으니까."

순간 성호의 손이 아주 잠깐 멈췄다.

하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다시 신문을 넘겼다.

성호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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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여주는 새로운 디자인 프로젝트 계약을 위해 한 회사를 찾았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계속 성호에게 의지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힘으로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싶었다.

회의실.

프로젝트 담당자인 한동민이 밝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동민 "김여주 씨 맞으시죠?"

여주 "네, 맞습니다."

동민 "포트폴리오 잘 봤습니다."

여주 "감사합니다."

동민은 여주 또래였고, 말도 편안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회의는 예상보다 잘 풀렸다.

동민 "같이 일하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여주도 미소를 지었다.

여주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때였다.

회의실 유리창 너머로 낯익은 얼굴 하나가 지나갔다.

박성호.

SH그룹과의 업무 미팅 때문에 같은 건물에 와 있던 것이다.

걸음을 옮기던 성호는 우연히 회의실 안을 바라봤다.

환하게 웃는 여주.

그리고 그녀 맞은편에서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남자.

둘은 악수까지 나누고 있었다.

"..."

성호의 발걸음이 멈췄다.

이상하게도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김실장 "대표님?"

성호 "..."

김실장 "회의 시작 5분 전입니다."

성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회의실 안에서는 동민이 무언가를 말했고, 여주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 한쪽이 묘하게 답답해졌다.

'...왜.'

'신경 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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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난 뒤.

엘리베이터 앞.

여주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성호를 발견했다.

여주 "...대표님?"

성호는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이었다.

성호 "끝나셨습니까?"

여주 "네, 늦는다더니 저랑 비슷하게 끝나셨네요."

성호 "...같이 가시죠."

둘은 같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좁은 공간.

하지만 분위기는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여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여주 "대표님도 여기 업무 때문에 오셨어요?"

성호 "네."

"..."

"아까 같이 계시던 분."

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 프로젝트 담당자예요."

성호 "..."

"생각보다 좋은 분이더라고요."

좋은 분.

그 짧은 말에 성호의 시선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까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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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저녁.

평소처럼 식탁에 마주 앉았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대화가 끊겼다.

젓가락 소리만 들렸다.

결국 여주가 먼저 웃으며 말했다.

여주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세요?"

성호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성호 "...원래 조용합니다."

여주 "아니에요."

"..."

"오늘은 더 조용한데."

잠시 침묵.

그리고 성호가 무심한 척 물었다.

성호 "...프로젝트 담당자."

여주 "네?"

성호 "자주 만나야 합니까?"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는요."

성호 "..."

여주 "왜요?"

성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하지만 그날 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성호는 넥타이를 풀며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 자신이 낯설었다.

'왜.'

'그 남자가 신경 쓰이는 거지.'

여주가 누구를 만나든 자유였다.

애초에 계약결혼이었다.

간섭할 권리도 없었다.

그런데도.

회의실에서 환하게 웃던 그녀의 얼굴과, 그 옆에서 웃고 있던 남자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는 침대에 앉아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처음이었다.

누군가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것 같다는 기분.

그리고 그는 아직 몰랐다.

그 감정의 이름이 질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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