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제 아내가 되어주세요.

EP.19

혼인신고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여주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성호는 운전대를 잡은 채 앞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에는 묘하게 웃음이 걸려 있었다.

계약결혼은 끝났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진짜 부부였다.

한참을 달리던 중, 여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여주 "...대표님."

성호 "네."

여주 "호칭은 계속 대표님이라고 불러야 해요?"

성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성호 "싫으시면 그렇게 안 부르셔도 됩니다."

여주 "...그럼 뭐라고 불러요?"

잠시 고민하던 여주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여주 "성호 씨?"

"..."

성호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여주 "왜요?"

성호 "...어색합니다."

여주 "그럼 성호 오빠?"

순간 성호가 헛기침했다.

성호 "...그건 더 어색합니다."

여주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여주 "그럼 그냥 대표님 할게요."

성호도 작게 웃었다.

잠시 후.

성호 "...집에서는."

여주 "네?"

성호 "성호라고 불러도 됩니다."

여주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여주 "...노력해 볼게요."


---

저녁.

집에 도착하자 성호는 평소보다 훨씬 편안한 표정으로 넥타이를 풀었다.

여주가 거실을 둘러봤다.

똑같은 집인데도 오늘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계약으로 들어온 집이 아니라.

이제는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집이었다.

여주는 소파에 앉아 혼인관계증명서를 바라봤다.

성호가 옆에 앉았다.

성호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까?"

여주 "조금요."

"..."

"처음엔 1년만 같이 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성호가 그녀를 바라봤다.

여주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성호 "저도 몰랐습니다."

"..."

"처음 만났을 때는."

"이렇게 오래 보고 싶은 사람이 될 줄 몰랐습니다."

여주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

여주 "...그런 말도 할 줄 아셨네요."

성호 "연습했습니다."

여주 "또요?"

성호 "네."

여주가 웃었다.

그런데 성호는 웃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너무 진지해서 여주의 웃음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

잠시 후.

성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성호 "...여주 씨."

여주 "네."

성호 "저 한 가지 물어봐도 됩니까?"

여주 "...뭔데요?"

성호는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키스해도 됩니까?"

여주의 눈이 커졌다.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 "...네."

성호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가까워졌다.

그리고 아주 짧게.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의 첫 키스였다.

계약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도 아니었다.

그저 서로가 원해서 한 행동이었다.

성호는 곧바로 거리를 두었다.

성호 "...괜찮습니까?"

여주는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 "...네."

잠시 후 여주가 작게 웃었다.

여주 "대표님."

성호 "네."

여주 "너무 긴장하신 거 아니에요?"

성호가 순간 멈칫했다.

성호 "...티 났습니까?"

여주 "엄청요."

"..."

여주가 웃음을 터뜨리자 성호도 결국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성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놓지 않았다.


---

그날 밤.

두 사람은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둘 다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여주는 자꾸만 아까 그 순간이 떠올랐고.

성호 역시 화면보다 옆에 앉은 여주에게 시선이 향했다.

그러다 여주가 말했다.

서윤 "...성호 씨."

성호가 고개를 돌렸다.

성호 "네."

여주 "이제 진짜 부부니까."

"..."

"앞으로 잘 지내요."

성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손을 꼭 잡았다.

성호 "네."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다.

"평생."

여주가 그의 손을 마주 잡으며 미소 지었다.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 계약으로 묶인 관계가 아니었다.

서로를 선택한 부부였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성호 앞으로 한 통의 오래된 편지가 도착했다.

발신인은 이미 세상을 떠난 그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편지의 첫 문장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성호야.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운학이를 믿어서는 안 된다.」

성호의 표정이 굳었다.

이제 마지막 비밀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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