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연 단편 모음
하늘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정화랑
2026.08.23Visualizzazioni 3
고요하고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에 이끌려, 나는 우리 사이에 남은 거리를 좁히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나는 그 애의 바로 등 뒤로 미끄러져 다가가, 긴 팔로 그 애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으며 내 가슴을 그 애의 등에 밀착시켰다. 나는 영원한 안전망처럼 그 애를 내 가슴속으로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히 끌어당겨 내 품에 완전히 고정했다. 어깨에 내 턱을 가만히 얹으며, 그 애의 살결 위로 깊고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내 온기 속으로 순식간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애가 느껴졌다. 이렇게 그 애를 안고 있으니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던 어느 노래의 잔잔하고 절절한 구절처럼, 감정의 파도가 내 심장에 넘실거렸다..
너와 함께 산 위에 서고 싶어.
익숙하고 포근한 그 애의 머리카락 향기를 맡으며 눈을 감고 간절하게 바라.
너와 함께 바다에 잠기고 싶어. 하늘이 우리 위로 무너져 내릴 때까지, 둘만의 비밀스러운 안식처에 싸인 채 이대로 영원히 깨어 있고 싶어.
그 애는 내 온기의 고요한 강렬함에 반응하듯, 내 품 안에서 몸을 뒤척였다. 그러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나와 똑바로 마주 보았고,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애는 손을 뻗어 내 턱선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더니, 손가락을 펼쳐 내 목덜미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살포시 닿아오는 그 애의 다정한 손길에 척추를 타고 갑작스럽고 강렬한 전율이 흘러내렸다. 내 전신이 완전히 고장 나 버린 것 같았고, 내 갈비뼈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거대하고 가득 차오르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터질 듯이 조여왔다. 그 애의 손길 안에서, 나는 온전히, 그리고 아름답게 무력해졌다.
"네 안식처가 되어주고 싶어." 내 목소리는 날것 그대로의 헌신의 무게로 살짝 떨리며 낮고 허스킬하게 내려앉았다. "네 완전한 확신이 되고 싶어. 내 남은 평생 동안 너를 진심으로, 미치도록, 깊이 사랑하고 싶어."
나는 그 애가 내 고백에 답할 시간조차 단 1초도 주지 않았다. 마지막 1밀리미터의 거리마저 좁혀 그 애의 입술을 단숨에 훔쳤고, 내 전부라는 영원한 약속을 담은 채,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입맞춤으로 우리 둘만의 비밀스러운 세계를 단단히 봉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