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연 단편 모음
두 팔 벌려, 너에게

정화랑
2026.08.04Visualizzazioni 1
우리는 함께 항해했고, 때론 멀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이렇게 내 곁에 네가 있네.
치열했던 투어 스케줄 때문에 몇 주 동안이나 물리적으로 떨어져 지내야 했던 터라, 이 갑작스러운 정적이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나는 손을 뻗어 매트리스 위로 찬연이의 손을 향해 슬며시 다가갔다. 내 움직임을 눈으로 좇던 찬연이의 표정이 부드럽게 풀리며, 그의 커다란 손가락이 내 손을 단단히 맞잡아왔다. 그리고는 내 손바닥을 자신의 맨가슴 위에 평평하게 밀착시켜, 내 맥박의 빠르고 불규칙한 리듬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었다. 그 물리적인 진동이,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내 그리움을 전해주자 찬연이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 모습은 번역이 필요 없는, 조용하고 깊은 고백이었다.
하지만 이제 네가 돌아와 이 밤을 낮으로 바꾸어 주었으니... 내 곁에 머물러줘.
숨 막히게 부드러운 미소가 찬연이의 입가에 잔잔하게 번졌다. 그가 내 가슴을 누르던 손을 풀고는, 팔을 위로 쓸어 올리며 그의 따뜻하고 다정한 손가락으로 내 뒷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는 내 머리카락 사이에 긴 손가락을 게으르게 밀어 넣으며 슬며시 쓰다듬기 시작했고, 그 느릿하고 리드미컬한 손길은 내 몸에 남아 있던 마지막 피로마저 순식간에 녹여내렸다. 그의 시선에 담긴 흔들림 없는 헌신이 너무나 강렬해서 머리가 다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이윽고 찬연이가 뒷머리를 감싸 쥔 손에 부드럽게 힘을 주며, 시트 위로 나를 자신에게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러니 이제 두 팔을 벌려 너에게 갈게...
나는 그의 넓은 가슴 팍으로 미끄러지듯 안기며, 그의 온전한 품속으로 나를 맡겼다. 그의 단단한 두 팔이 내 허리를 빈틈없이 감싸 안았고, 그의 옆구리에 나를 너무나도 꼭 끌어안아 주어서 온몸이 그의 온기로 완전히 에워싸이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의 맨어깨에 턱을 기대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그의 숨결이 나를 완벽한 평온 속으로 인도했다. 저 바깥세상의 여정은 내게 끊임없는 것들을 요구하지만, 바로 여기, 그의 품 안에서 나의 긴 여행은 마침내 끝이 났다. 나는 마침내, 완벽하고 아름답게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