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106화. 사랑고백

[106화. 추천 bgm- Daisy by Delorians]





집으로 들어온 나와 훈지 씨는

아무 말 없이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





어느 덧 해가 지는지

집안이 어둑어둑해졌다.





"안 되겠다.

 우리 밖에 나가요. 바람도 좀 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나 혼자 있었더라면

그대로 잠들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훈지 씨 기분을 맞춰 주고 싶었다.





"어제 스테이크 못 먹었잖아요.

 우리,

 훈지 씨가 좋아하는 스테이크 먹으러 갈까요?"






"오늘은 정아 씨가 좋아하는 메뉴로 먹어요.

 힘들었잖아요..."





"나는 힘들 때...

 훈지 씨 보면 기분이 좋아지던데요?"





훈지 씨는 피식 웃더니 머리를 긁었다.




"아이... 보는 눈이 여간 높은 게 아니야."




그는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했다.

그 덕분에 나도 웃음이 났다.





우리는 미겔의 카페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그는 의자 하나를 빼면서 나를 보고 말했다.




"숙녀분 먼저"





"다른 여자들한테도 의자 빼주면 알죠?

 나 가만히 안 있어요."





"절대! 나는 한 여자한테만 잘 하지.

 모두에게 좋은 남자는 바람둥이에요."





"훈지 씨는 근처에 예쁜 여자들이 좀 많아요.

 내가 항상 불안하다구요."





"아이고... 별 걱정을 다 하시네요.
 
 그러면 뭐해요?

 결국 나를 차지한 사람이 누구?"





그는 자신의 주먹을

마치 마이크처럼 내 입 근처에 갖다 댔다.





"나야 나!!"





우리의 티키타카는,

오늘도 변함없이 완벽했다.

 



우리는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캔맥주 하나씩 들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훈지씨...

 지난 번에 훈지 씨가

 인생에는 타이밍이 있다고 했잖아요.

 우린 맞는 타이밍에 잘 만난 걸까요?"

 왜 우린 항상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걸까요?"





그는 나란히 걷고 있던 나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손을 잡아 주었다.





"우리가 맞는 타이밍에 만난 건지는 지금은 몰라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죠.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니까요..."





"아... 그렇네..."





"그리고... 우리가 항상 누구가를 아프게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모든 만남이 이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언젠가는 그 사람도 자기 인연을 만나게 될 거에요.

 그때 오늘의 상처도 조금씩 괜찮아질 거고요."





나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내가 이렇게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있구나...'





"왜요? 또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죠?"





"아니요. 담백하게 보고 있는데요."





그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너무 마음 아파 하지 말아요.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파요."





"지금 내 옆에 훈지 씨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내가 말했었나요?

 나를 찾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 말고

 내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줘봐요."





"훈지 씨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요?"





"생각해 보니까...

 그 말은 유독 잘 안 해주더라?"





나는 웃음을 참고만 있었다.





"알고 있네 뭔지.

 아, 빨리 해 줘봐요!"





나는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 사랑해요."


 


"야호!!"





"우리... 당신 말대로 해요." <106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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