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106화. 사랑고백

sophie97
2026.08.07瀏覽數 26
집으로 들어온 나와 훈지 씨는
아무 말 없이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
어느 덧 해가 지는지
집안이 어둑어둑해졌다.
"안 되겠다.
우리 밖에 나가요. 바람도 좀 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나 혼자 있었더라면
그대로 잠들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훈지 씨 기분을 맞춰 주고 싶었다.
"어제 스테이크 못 먹었잖아요.
우리,
훈지 씨가 좋아하는 스테이크 먹으러 갈까요?"
"오늘은 정아 씨가 좋아하는 메뉴로 먹어요.
힘들었잖아요..."
"나는 힘들 때...
훈지 씨 보면 기분이 좋아지던데요?"
훈지 씨는 피식 웃더니 머리를 긁었다.
"아이... 보는 눈이 여간 높은 게 아니야."
그는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했다.
그 덕분에 나도 웃음이 났다.
우리는 미겔의 카페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그는 의자 하나를 빼면서 나를 보고 말했다.
"숙녀분 먼저"
"다른 여자들한테도 의자 빼주면 알죠?
나 가만히 안 있어요."
"절대! 나는 한 여자한테만 잘 하지.
모두에게 좋은 남자는 바람둥이에요."
"훈지 씨는 근처에 예쁜 여자들이 좀 많아요.
내가 항상 불안하다구요."
"아이고... 별 걱정을 다 하시네요.
그러면 뭐해요?
결국 나를 차지한 사람이 누구?"
그는 자신의 주먹을
마치 마이크처럼 내 입 근처에 갖다 댔다.
"나야 나!!"
우리의 티키타카는,
오늘도 변함없이 완벽했다.
우리는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캔맥주 하나씩 들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훈지씨...
지난 번에 훈지 씨가
인생에는 타이밍이 있다고 했잖아요.
우린 맞는 타이밍에 잘 만난 걸까요?"
왜 우린 항상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걸까요?"
그는 나란히 걷고 있던 나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손을 잡아 주었다.
"우리가 맞는 타이밍에 만난 건지는 지금은 몰라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죠.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니까요..."
"아... 그렇네..."
"그리고... 우리가 항상 누구가를 아프게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모든 만남이 이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언젠가는 그 사람도 자기 인연을 만나게 될 거에요.
그때 오늘의 상처도 조금씩 괜찮아질 거고요."
나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내가 이렇게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있구나...'
"왜요? 또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죠?"
"아니요. 담백하게 보고 있는데요."
그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너무 마음 아파 하지 말아요.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파요."
"지금 내 옆에 훈지 씨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내가 말했었나요?
나를 찾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 말고
내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줘봐요."
"훈지 씨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요?"
"생각해 보니까...
그 말은 유독 잘 안 해주더라?"
나는 웃음을 참고만 있었다.
"알고 있네 뭔지.
아, 빨리 해 줘봐요!"
나는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 사랑해요."
"야호!!"
"우리... 당신 말대로 해요." <106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