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3화. 전화번호

sophie97
2026.08.28Visualizzazioni 53
"훈지 씨를 지난번에 여기서
마주쳤을 때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어요."
"나는 아까 진심 깜짝 놀랐잖아요.
갑자기 정아 씨가 감독님 방에 들어와서요.
왜 미리 말 안 해줬어요?"
"훈지 씨... 우리가 이제 서로에게...
아휴... 됐어요."
"그리고...아까 감독님께 한 말 빈 말 아니에요.
번역할 때도 이 캐릭터가 훈지 씨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와... 감동... 이다..."
"팩트를 얘기한 거에요.
나는 1층에서 내릴게요.
지하철 타고 왔어요."
"그 남자 손님 오늘도 왔어요?"
"우진 씨... 출근하면서 왔죠.
먼저 갈게요.
훈지 씨! 일 마무리 잘 하고 가요!"
나는 훈지 씨가 또 무슨 말을 할까 싶어
서둘러 대화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집요한 훈지 씨...
그는 헤어지자마자 메세지를 보냈다.
[지난 번에 들으니까 이름도 알려줬던데...
그 이상은 얘기해 주지 말아요!]
'참...나... 별 걱정을 다 해...'
카페로 돌아온 나는
각색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일정이 빡빡해서 당분간은
각색 작업에 매달려야 할 것 같았다.
늦은 오후라서 그런지
카페는 비교적 한산했다.
나는 늘 앉던 자리에 이어폰을 끼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 테이블 위로 노크를 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보니
우진 씨였다.
나는 끼고 있던 이어폰을 뺐다.
"아까 출근하실 때 커피 드셨잖아요?"
"하루에 커피 2잔은 국룰이죠.
특히 직장인한테는요. ㅎ"
"그리고 이건...
스페인에 계실 때 드시던 간식이
그리우실 것 같아서요.ㅎ"
"아니... 이게 다 뭐에요?"
"2주 전에 스페인으로 출장 갔다 왔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과자들인데...
혹시 정아 씨도 좋아하실까 싶어서요.ㅎ"
그는 테이블 위로 쇼핑백에 담아 온
간식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간식 포장지들만 봐도
다시 스페인에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우와... 너무 감사해요!!
이렇게 귀한 것들을 나눠 주셔도 되는 거에요?"
"그럼요. 스페인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정아씨를 만나서 너무 반가운데요."
"그럼... 저도 보답으로 커피 그냥 드릴게요."
"어!!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왜요. 온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죠.
아이스로 드릴까요? 따뜻한 걸로 드릴까요?
보통 오후에는 따뜻한 걸로 드시던데요."
"와~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따뜻한 아메리카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아 씨."
"네! 지성 씨, 따뜻한 아메리카노 부탁해요."
나는 테이블 위에 간식들을 하나씩 고르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아... 아까워서 어떻게 먹지..."
"제가 스페인 출장 자주 가니까
걱정 말고 드세요.ㅎ"
"아니에요.
앞으로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는 지성 씨에게서 커피를 받아 들고
나가려다가 다시 내가 있는 테이블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아씨"
"네?"
"혹시... 남자 친구 있으세요?"
"...없어요.
왜요? 소개팅 해 주시려구요?"
"해 달라고 하시면 알아 보겠습니다."
"그럼... 외로워지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면...
너무 실례일까요?"
"아... "
갑작스러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곤란해 하는 나를 보더니
그는 미소를 지은 채
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갔다.
잠시 후,
지성 씨가 내게 다가왔다.
"사장님,
저 손님이 사장님한테 관심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런 거 같아요?"
"네."
"어떤 사람 같아 보여요?"
"지금까지는 좋아 보이는데...
사람은 겉을 봐서 모르니까요.
아직 전화 번호는 주시지 마세요.
아셨죠?"
나는 낮에 받았던 훈지 씨의 메세지가
생각나 웃음이 났다.
"알겠어요. 지성 씨 말대로 할게요!"
"우리... 별 보러 가지 않을래요?" <14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