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30화. 엘리베이터 안에서

sophie97
2026.09.07Visualizzazioni 123
나는 손을 빼려고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뺨에 조심스럽게 가져다 댔다.
그의 뜨거운 눈물이 내 손등을 타고 흘렀다.
"우리 이대로... 다시 스페인으로 갈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훈지 씨...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요."
"내가 우리 관계를 망쳤어요."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루하루가 괴로워서...미칠 것 같아요."
"일어나봐요.
꿀물 타다 줄게요."
그의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나는 손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나를 끌어당겨 앉혔다.
"나 좀 안아 주면 안 돼요?"
나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그를 안아 주었다.
그의 작은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음이 아팠다.
그는 내 어깨에 기대어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지
숨소리가 깊어졌다.
나는 그를 조심스럽게 소파에 눕혔다.
뺨을 타고 흐른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 주었다.
'이 사람이 눈물을 흘리면
왜 이렇게 내 마음이 찢어지는 걸까...'
나는 자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키를 챙겨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 차를 끌고
김 대표 집으로 향했다.
한밤중에 찾아 온 나를 보고
김 대표는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정아야. 이 시간에 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
"... 훈지 씨가 술이 취해서...
우리 집으로 왔어.
지금 소파에서 잠들었으니까
태형 씨가 집으로 좀 데려다줘."
"어... 그랬구나.
알았어. 잠깐 여기 있어.
내가 데려다 주고 올께."
나는 1시간 정도를 소파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김대표가 돌아왔다.
그가 들어오는 소리에
현관 앞으로 갔다.
"술이 많이 취했더라...
근데...
그냥 하룻밤 재우지 않고 왜 나한테 왔어?"
"태형 씨한테 거짓말 하기 싫어서..."
그는 잠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를 조심스럽게 끌어당겨 안았다.
"고마워..."
"잘 데려다 줬어?"
"응..."
"피곤할텐데 어서 자.
나 이제 가볼게."
"차 키 이리 줘.
내가 데려다 줄게."
"아니야.
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빨리 자.
나 차 갖고 왔는데 뭘."
"시간도 늦었는데 너 혼자 보내라고?
빨리 차 키 줘."
"그냥 혼자 갈게."
"태형 씨가 빨리 자야 내 마음이 편해.
제발...응?"
"너 혼자 가면 내가 불안해."
"도착하고 바로 메세지 보낼께."
"....마음이 안 놓이는데..."
"내 마음 편하게 해 줘..."
"알았어. 도착하고 바로 메세지 보내.
알았지?"
"응. 걱정하지마."
집으로 돌아와 김 대표에게 메세지를 보낸 후,
훈지 씨가 누워 있던 소파에 앉았다.
그의 체온이 아직 남아 있는 듯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나한테 들키지 말지...
거짓말 하지 말지...
흔들리지 말지...'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한참동안이나 눈물을 흘렸다.
그가 원망스러웠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침에 카페로 향하는 길이었다.
영화사로부터 오전 중에
잠깐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픈 준비만 해 놓고,
부랴부랴 영화사로 출발했다.
갑자기 수정된 대본을 전달받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순간 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안에는 훈지 씨와 매니저가 타고 있었다.
매니저가 있어서 피하기도 애매했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 층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면서
내가 훈지 씨 쪽으로 바짝 붙게 되었다.
그 때,
갑자기 훈지 씨가 내 손을 잡아 깍지를 끼었다.
순간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뛰었다.
내 심장 소리가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훈지 씨에게 들릴까봐 걱정됐다.
조용하고 좁은 공간에서 손을 빼기도 어려웠다.
행여나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챌까봐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긴장한 탓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손바닥에 땀이 났다.
1층이 되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훈지 씨와 매니저가 내렸다.
모두 내리고 나만 남자,
그제야 숨이 쉬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나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열애설 기사 난 거 봤어?" <31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