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iste, ma non esiste
Episodio 27


???
어..?

나는 슬쩍 고개를 들어 문쪽을 보았다.


강여주
아..!


윤정한
누나!


윤정한
여기서 뭐해요?


강여주
.. 그냥..


강여주
간단히 라면 먹고 집 가려고..


윤정한
어? 나돈데

정한이는 웃으면서 나에게로 걸어왔다.


윤정한
같이 먹어요, 그럼!


강여주
... 그래

나는 은은하게 미소를 지었다.


윤정한
뭐 먹을 거예요?


강여주
음.. 난 이거 먹어야겠다.

나는 육개장을 집어들었다.


윤정한
그럼 난 이거!

정한이는 웃으며 신라면을 꺼냈다.

우리는 뜨거운 물을 부은 컵라면을 하나씩 들고 자리에 앉았다.


윤정한
맛있겠다


강여주
... 그러게


윤정한
...

정한이가 말없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강여주
.. 왜?


윤정한
.. 아니에요

분위기가 급격히 다운된 듯했다.

.

..

...

적막이 3분째 지속되었다.


윤정한
.. 이제 먹을까요?

어색함을 참지 못한 정한은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꺼냈다.


강여주
응, 먹자.

우리는 젓가락을 들고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강여주
앗뜨뜨..

아무생각 없이 라면을 입에 넣었다가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다.


윤정한
괜찮아요?!

그런데 나보다 정한이가 더 크게 놀란 것 같았다.

정한이는 옆에 있던 휴지 두 장을 꺼내 나에게 건네주었다.


강여주
어.. 괜찮아.. 고마워..

나는 정한이가 준 휴지로 입가를 살살 닦았다.

혓바닥이 욱신거렸다.


강여주
...

나는 혓바닥을 진정시키고 라면 한 젓가락을 먹었다.

한 입을 먹으니 순간적으로 서러움이 몰아쳤다.


강여주
... 아..

눈물이 지멋대로 흘러나왔다.

눈물 한 방울이 라면 국물 안으로 들어갔다.


윤정한
....!!

정한이가 나를 흘끗 보고는 눈물을 발견했는지 깜짝 놀라 나의 얼굴을 덥썩 잡았다.


윤정한
누나...!!

정한이가 내 양쪽 볼을 잡고 있는 와중에도 눈물이 흘렀다.


윤정한
괜찮아요..?


윤정한
어쩐지 아까부터 표정이 어두워 보였는데..


윤정한
또.. 무슨 일 있는 거죠..?

정한이가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강여주
...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정한
우선 눈물부터 닦아요

정한이는 내게 또 휴지를 건네주었다.

이번에는 입가가 아니라 눈물이 흥건한 눈을 닦았다.


강여주
...


윤정한
배고플 텐데, 라면 먹고 말해요..!


강여주
으응...

나는 라면을 깨작깨작 먹기 시작했다.

정한이는 오히려 라면을 허겁지겁 다 먹고 정리하더니, 무언가를 다시 사러가는 듯했다.

저 뒤에서 정한이가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직원
1500원입니다-

음료수 사나보다..


윤정한
누나!

정한이는 내게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느닷없이 젤리를 내밀었다.


강여주
응..?


윤정한
라면 먹고 먹어요.


윤정한
기분 안 좋을 땐 단 게 최고니까.

정한이가 씩 웃었다.

나는 그와중에 괜히 설레서 고개를 푹 숙였다.


윤정한
천천히 다 먹어요, 기다릴게요

정한이는 다시 자리에 앉고는 턱을 괴고 나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정한이를 애써 모른 척하고 라면을 먹었다.

.

..

...


강여주
.. 다 먹었어

나는 자리를 정리했다.


윤정한
이제 갈까요?


강여주
응, 가자

우리는 골목길을 나란히 걸어갔다.

아까 혼자 걸어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정한이가 있어서 안심이 되는 걸까


윤정한
.. 무슨 일 있었는지,


윤정한
얘기해줄 수 있어요?


강여주
아..

나는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 왠지 정한이라면 말해도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여주
...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