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mo grigio
EP.14 Pendolarismo


[이번 화는 지민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끼이이익-'


박지민
"...여주야 나왔..."


박지민
"여주야..?"

도지훈이 시킨 일을 다 하고 다시 복귀하니 여주의 몸이 매우 심각해보였다.

여주의 몸은 불덩이처럼 매우 뜨거웠고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힘들어했다. 감기라면 감기라하겠지만 이는 분명 감기가 아니다. 분명 도지훈의 짓임이 틀림없었다.


도지훈
"일은 잘 하고 온거야 지민아?"


박지민
"도지훈 너..."


도지훈
"걱정마, 니가 일을 제대로 안하면 이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거야."


박지민
"ㅈ, 지금은, 지금은 괜찮은거지?"


도지훈
"그럼, 내가 그래도 사람인데 이딴 약속까지 어길까봐?"


박지민
"ㅎ, 후으..."


도지훈
"일 처리 한 걸 확인한 후에 바로 약 먹었으니까 열은 내려갈거야."


박지민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도지훈
"그냥 몸의 체온만 높여놨어."


도지훈
"숨 쉬기 힘들어질 때까지."


박지민
"..후우, 그렇구나.."


도지훈
"오늘은 이만 집에 가봐"


도지훈
"할 일은 다 했으니까."


박지민
"ㅇ, 응 알겠어..."


박지민
"내일보자.."


도지훈
"크흨, 그래."

할 수 있었다면 이 자리에서 도지훈의 목을 조르고 죽여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여주가 더 위험해질 걸 알기에, 그런 수 많은 감정들을 억누르면서 여주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

. .

'저벅, 저벅-'


박지민
"하아..."

김여주
"ㅇ, 우으으...음"


박지민
"ㅇ, 여주야..?"

김여주
"ㅇ, 어음..?"

김여주
"누구...세요.."


박지민
"나, 지민이야..."


박지민
"정말 기억 안 나?"

김여주
"....지민이?"

김여주
"모르겠어..."


박지민
"괜찮아, 금방... 기억날 거야."

김여주
"근데... 여기는 어디야?"

김여주
"정국이랑... 윤기오빠.. 그리고 석진오빠는?"


박지민
"그..러니까...."

김여주
"ㅇ, 으응?"


박지민
"지금 너를 위해서 약 제조를 다시 하고 있어서.."


박지민
"다 만들어지면 다시 여기로 온다고 했어."

김여주
"그, 그래..?"

김여주
"생각해보니... 그때 누군가가 약을 들고 달아났던 것 같은데..."


박지민
"ㅇ, 응 맞아..."


박지민
"그래서... 다시 만들고 있어."

김여주
" 그렇구나..!"


박지민
"아, 계속 밖에서 대화하고 있었네.."


박지민
"괜찮겠어? 우리집에서 지내는 거..."

김여주
"응! 괜찮아.."


박지민
"다행이다.."

앞으로 힘들 걸 알지만, 더 아플 걸 알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여주와 함께라는 것이, 같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고 왠지 모르게 이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

. .

시간이 흘러 깊은 새벽, 한 2-3시쯤 되었을까 여주는 깊은 잠에 빠졌고, 여주가 잠에 들 때까지 지켜보다 잠깐 잠들었던 나를 깨운 노크소리가 귀에 닿았다.

'똑, 똑-'


박지민
"아우음, 이 새벽에 누구야..."


박지민
"..아 여주 깨면 안되니까.. 조용히 나가야지.."

김여주
"후으으..음"


박지민
"...."

'똑, 똑똑-'


박지민
"ㄴ, 누구세요..."


도시훈
"접니다, 지민씨."


박지민
"..."

정말 구역질날 정도로 듣기 싫은 목소리였지만, 문을 안 열면 그 뒤로 누구의 귀에 들어갈지 알기에, 싫지만 그 싫은 손으로 문을 열었다.


박지민
"무슨 일이시죠."


도시훈
"까먹고 전달되지않은 게 있어서요."


박지민
"전달되지 않은 것?"


도시훈
"이 약 최대 12시간까지 재우는 수면제입니다."


박지민
"...그래서요."


도시훈
"아침에 나오기 전에 식사는 여주씨랑 하고 오세요."


박지민
"아, 그 식사에 이 약을 넣으라는 말이군요."


도시훈
"네, 그래도 다니기 편하라고 형이 배려해준겁니다."


박지민
"배려라, 킄 재밌네요."


박지민
"알겠습니다."


도시훈
"매일 다시 집으로 돌아가시기 전 이 약 받아가세요."


도시훈
"오늘처럼 새벽이면 지민씨나 저나, 귀찮은 건 마찬가지잖아요."


박지민
"...그래요."

'쾅-'

문이 닫기자마자 난 다시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버렸고, 이 약을 어떻게 내 손으로 여주에게 먹이라는 것인지 죄책감과 두려움이 날 조여왔고, 결국 무서움에 나는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박지민
"ㄷ, 도지훈, ㄲ..으 개, 같은... 흐, 끄윽, 놈..!!!"


박지민
"ㅎ, 하으..윽 이, 이렇게... 잔인, 한... 짓을..."


박지민
"배, 배려...?"


박지민
"시, ㅃ... 그냥 여, 여주를.. 흐윽, 풀어, ㅈ, 주는 ㄱ..게.. 배려라고!!! 멍청아!!! 흐으, ㄲ..윽..."

매일 아침, 밤에 여주와 함께 한다는 것이 좋은 것줄 알았다.

하지만 매일 아침 밤에 출퇴근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잠깐의 달콤함 때문에 망각하고 있었다.

역시 난 도지훈의 회색늑대에 불과하다. 잠깐의 상으로 인해서 체벌을 잊어버린, 그런 회색늑대.


박지민
"미안해, 여주야..."


박지민
"더이상은... 나도 못하겠어."